제가 얼마전에 오디오가 시디를 못 읽어서 수리를 해야 할지 새로 장만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그런데 이 녀석이 이제 아예 먹통이 되버려서 시디는 물론 라디오 테입까지 죄다 작동이 되지 않더라구요.
마이클 시디가 그대로 꽂혀 있었는데 열리지도 않아서 억지로 열어서 겨우 겨우 뺏네요.
완전히 망가지고 나니 고민할 것도 없이 새로 장만해야 해서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테크노마트를 갔죠.
매장까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서서히 매장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저를 보자마자
"카메라 하나 구입 하세요~좋은 거 나왔어요~어쩌구 저쩌구~"
여기저기서 호객 행위가 시작이 되는데...(제가 전자상가를 싫어하는 이유중에 하나입니다)
전 마이클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던 이어폰을 손으로 고쳐 귀에 바싹 끼우고
아저씨들의 눈도 안마주치고 오디오 판매하는 곳을 재빠르게 찾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물건들이 많이 없더군요.
그나마 여러 종류가 있는 매장이 보이길래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 순간 주인 아저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시더니
저를 뚫어져라 보면서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하시더군요.전 그때 부터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터덜터덜 매장앞으로 가서 이리저리 살펴보려는데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다짜고짜
"필립스거 새로 나왔는데 이게 고음 저음 잘 잡아주고 좋아요~"
"아...네...근데 JVC는 이거 하나 밖에 없어요?"
제가 그 전에 쓰던 오디오가 JVC였고 마침 디피되어 있는 JVC는 딱 한대 뿐이더라구요.
"JVC가 요즘엔 많이 안나와요.그것도 디피되어 있는거 그거 딱 하나예요."
"음....."
"뭐..디피되어 있는거라도 사신다면 싸게 해 줄께요."
"얼마예요?"
"원래 24만원 짜리인데 20만원에 해 줄께요."
"음....."
"얼마를 예상하고 온거예요?"
"아니 저야 좋은거 싸게 사면 좋죠."
"그니까 이거 좋다니까요."
아저씨는 계속해서 필립스를 권해 주시더군요.하지만 제가 아는 필립스는 면도기,다리미지 오디오는 아니었거든요.
하도 권해주시길래 저는 JVC와 필립스를 시디를 직접 플레이시켜서 비교해서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해서 그런지 JVC가 제 귀에 익숙하기도 했지만 애초부터 필립스는 JVC와는 비교가 안되는 후진 음질이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아저씨...필립스를 그렇게 권해주더니 어떻게 플레이를 하는지 정지버튼도 모르고 기능 자체를 아예 모르더라구요.
"아저씨..JVC가 훨씬 나은데요?"
"손님이 쓰던거라 귀에 익어서 그런거예요.필립스것도 듣다 보면 별 차이 못느껴요."
"아니예요.달라요."
"그럼 JVC로 가져가요.18만원까지 해 줄께요.박스 포장 해 줄테니까 가져가요."
"이거 디피 된지 오래된거 아니예요?"
"얼마 안됐어요.그리고 잘 틀지도 않아요."
"음...근데 제가 차가 없어서 이거 못가져가요.배달은 안돼요?"
"배달 해 줄께요.그럼 내가 새걸로 보내줄테니까 20만원에 해요."
와우~
배달해 달라는 말에 바로 새걸로 보내주겠다고 하는게 너무 기가막혀서
"아니 이거 하나밖에 없다고 했잖아요.그럼 새걸로 주문을 하시는거예요?"
"아니~창고에서 찾아보면 있을거예요."
장난쳐?
새걸로 배달해 준다고 하면서 18만원에서 20만원 받고 정작 디피 되어 있던거 보내줄지 어떻게 알겠어요.
지난번 불만제로에서 새물건이라면서 자기들 끼리 짜고 전시되어 있던거 새것처럼 포장해서 판매하는
전자상가의 실태가 제대로 고발 되는바람에 가뜩이나 전자상가에서 물건 구매하는게 꺼려지는 마당에
너무 빤히 보이는 꼼수를 쓰니까 그 때 부터 짜증이 제대로 폭발해서 아저씨한테 지금 당장 새물건 보여달라고 할까 하다가
그냥 고민 더 하겠다면서 뒤도 안돌아보고 가버렸네요.
돌아서서 가는 제게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 한마디도 없고
오히려 뒤통수가 따가울 정도로 째려보시는 아저씨의 시선만 느껴졌을 뿐입니다.
백화점 같았으면 친절하기라도 했을텐데 말이죠.
그 후로 계속 인터넷으로 이것 저것 뒤져보고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뭘 사야 할지 고민 중입니다요.
좀 전에는 JVC고객센터에 1:1질문까지 올렸네요.ㅋㅋㅋ
나중에 장만하게 되면 인증사진 올려드릴께요.
요즘 제방...너무 적막합니다.ㅠㅠ
첫댓글 테크노마트나 용산전자상가나 호객행위는 여전하군요. 귀가 얇아서 권해주는 것 샀다간 바가지 쓰기 십상이고 걍 인터넷이 젤 편해요.
인터넷이 낫다고 하더군요.옛날도 좀 그랬지만 점점 더 심해지나봐요.가본지 정말 오래 됬는데..
예전엔 여자 혼자서 물건 사러가면 바가지 씌운다는 소리 많이들었는데....요즘에도 그런가보네요....에휴~
인증사진 기대할께요^^ 저도 호객행위가 넘 부담스러워서 테크노마트니 용산이니 발길 끊은 지 오래에요. 하이마트같은데 가서 좀 들어보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게 젤 속편하다니까요.. 인터넷이라고 꼭 믿을만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서두요.
저도 인증사진 기대할께요! 근데 진짜 호객행위 넘 부담스러워요ㅠㅠ 전 혼자 둘러보는걸 좋아하는지라ㅠㅠ; 그래서 그냥 제품 구경갈때는 백화점이나 하이마트를 애용해요. 가서 구경하고 와서 인터넷으로 다시 둘러보고 사는게 차라리 속편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