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을 하면서 이런 나라에 살고 싶다, 참 문화적으로 부러운 나라구나 했는데
스페인에도 어려운 때가 있었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
2010년대 초반, 스페인 사회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장기화된 경기 불황으로 서민들의 경제적 기반이 무너져 버렸고, 열악한 사회안전망은 그 부실한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은행이 빈민층의 집을 압류하고, 새로 지은 집들은 팔리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이런 빈집에 몰래 들어가 사는 강제 퇴거 이주민, 이른바 ‘오쿠파’가 증가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무단 거주자라는 뜻의 스페인 단어인 ‘오쿠파’(Okupa)로 불리는 이들은 전기도 물도 연결되지 않은 집에서 삽니다.
월세를 낼 형편이 못 되는 실직자, 저소득자 가정이 대부분이며 가끔 은행에 집을 압류 당한 이들과 이민자도 있습니다.
이들의 존재가 처음 조명되던 시기에 스페인 언론과 정부는 오쿠파들이 빈 집을 점거한 ‘불법성’에 초첨을 맞춰 사회악으로 몰아갔습니다. 하지만 점차 오쿠파의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자, 그제야 왜 이런 문제가 일어났는지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스페인 경제 위기의 피해자가 된 소녀 올리비아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성장 동화로 풀어냈습니다.
하루아침에 집을 잃고 거리로 나앉게 된 올리비아 가족의 이야기를 결코 무겁지 않은 구성과 문체로 유쾌하고 따스하게 풀어냈습니다.
읽고나니, 참 잘 썼다 그런 생각이 절로 드는 책입니다.
평범한 소녀 올리비아는 배우 엄마, 겁 많은 동생 팀과 함께 빛이 잘 드는 남향아파트에 살았었죠.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빚(실직으로 인한 생활고) 때문에 은행과 경찰이 모든 것을 빼앗아 갔지요.
빈민가에서 낯설고 가난한 일상을 시작한 올리비아는 두려움에 떠는 동생 팀을 위해 비밀 작전을 꾸밉니다.
이른바 비밀영화를 제작 작전.
이 모든 어려움이 촬영을 하고 있는 것이고, 연기를 잘 해야 한다면서 동생의 두려움을 사라지게 하는 올리비아.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준 새 이웃들과 함께, 올리비아는 새학교에도 적응을 잘 하고
우울증에 걸린 엄마를 낫게 하려고 애를 쓰지요.
하루아침에 가난으로 쫓겨난 가족들이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는 과정을 참 재미있고 유쾌하게 풀어냈어요.
심각하고 어려운 사회문제를 이렇게 풀어낼 수도 있구나.
* 읽고 나서 알게 된 점 또는 궁금한 점
1. Yes 24에서는 이 책이 1~2학년 창작동화로 분류되어 있음.
2. 원래 제목이 궁금하여 찾아보았더니 알라딘에 이렇게 나와 있음.
원제 : La pel·lícula de la vida (2016년)-> 이 뜻이 무엇일까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분명 '고장 난 가족'은 아닐 터인데...
첫댓글 번역을 하면서 제목을 원제와 아주 다르게 의역하기도 할 겁니다. "번역은 반역이다!"
책을 보다보면 원제가 무엇일까, 궁금해지는 책이 있어요. 이 책이 바로 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