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몬 족속은 아브라함의 조카인 롯의 두 딸이 롯을 통해서 낳은 두 아들 중 한 명인 벤암미(Ben-Ammi)의 후손들입니다. 그렇기에 조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모압 족속과 더불어 암몬 족속은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유다) 민족과는 혈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압과 더불어 암몬은 이스라엘을 자주 침입하며 괴롭혔고, 앗수르와 바벨론에 의해 이스라엘(유다)가 어려움을 겪을 때도 오히려 이스라엘과 유다에게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나님은 이러한 암몬을 심판하겠다고 예고하시는 말씀이 오늘 본문의 내용입니다.
모압은 이스라엘과 유다를 많이 괴롭혀 왔는데, 1절에서 이러한 사실에 대해 책망하시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유다)은 하나님께서 계속 그 대(代)를 잇게 하셨는데, 암몬은 갓(Gad) 지파의 땅을 점령하는 악행을 저질렀던 것에 대해 지적하십니다. 1절에 나오는 말감(מַלְכָּם, Malcam)은 밀곰(מִלְכֹּם, Milcom)이라고도 불리는 우상으로 암몬의 신입니다. 몰렉(מֹלֶךְ, Molech)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말감이라는 그들의 신을 의지하며 이스라엘(유다)와 대적했던 암몬의 죄악을 지적하시는 말씀입니다.
이러한 암몬의 죄악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암몬을 심판하시고, 암몬에게 징계를 내리시겠다고 예고하십니다(2절). 암몬이 전쟁으로 인하여 암몬의 수도인 랍바(Rabbah)가 함락되고 폐허처럼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랍바는 현재 요르단의 수도인 암만(Amman)입니다. 3절에 나오는 헤스본(Heshbon)은 모압에게 빼앗겼다가 되찾아 오기도 했던 도시입니다. 아마 이 말씀이 전해질 땐 헤스본이 암몬 족속의 지배 아래 있었던 모양입니다. 3절의 아이(Ai)도 암몬 족속에 속한 성읍입니다. 이 아이는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여 가나안 땅을 정복하면서 쳤던 아이 성과는 다른 성읍입니다. 암몬의 성읍들이 바벨론에 의해 파괴되고 그들이 섬기는 우상인 말감과 그 제사장들과 고관들이 다 사로잡혀 갈 것이라고 예고합니다(3절).
암몬의 골짜기는 물이 풍성하여 이 골짜기의 물로 농사를 짓기에 풍족했고, 이 골짜기는 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자연적인 요새가 되기도 하였기에 암몬의 자랑거리였고, 감히 누가 공격해 오겠느냐며 자만하였지만(4절), 바벨론의 침공으로 인해 모두 파괴되고, 멸망될 것임을 예고하십니다(5절). 하나님께서 진노하시면 그 어떠한 것을 의지하더라도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되고 말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과 계획하심에 거역하는 자들은 모두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 이렇게 망하게 될 것임을 명백히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러나 암몬 족속 역시 하나님께서 포로에서 돌아오게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멸하는 것을 기뻐하시는 분이 아니라, 자비와 은혜를 베풀기를 기뻐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께 돌아와 하나님을 온전히 섬기는 자들에게는 한량없는 자비와 은혜를 베푸시는 분이십니다. 이번 한 주간도 주님 앞에 겸허하게 순복하며 주님의 뜻에 합당한 삶으로 살아가는 삶이 될 수 있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