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및 단체 협약 교섭중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회사 측에 기존 협상 태도와 다른 변화된 자세가 필요하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지역 노동계는 현대차 노조의 이런 행보를 두고 오는 10일 금속노조의 경고 파업과 곧 있을 민주노총 총파업과 맞물려 투쟁 결집을 위한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지부장 문용문)는 2일 임단투 속보를 통해 “회사측의 기만적이고 고압적인 교섭태도가 알려지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분노로 들끓고 있다”며 “회사가 기존의 자세를 버리지 않는다면 후회하는 결과에 직면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노조는 이날 열린 9차 교섭이 끝나고 나서도 임단투 속보를 통해 “회사가 모든 요구안을 부정적이고 불성실한 교섭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모든 조항에 있어 불필요한 다양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성실교섭과는 거리가 먼 시간끌기 교섭으로 일관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노조가 임단협 교섭 초부터 회사 측을 압박하는 양상은 오는 10일 금속노조의 1차 경고파업과 통상적으로 8월에 열리는 민주노총의 무기한 정치 총파업 동참 혹은 이와 관련해 내부 투쟁 결집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3일 전체 확대간부가 파업과 함께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인다.
이어 오는 10일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교섭 추이에 따라 12일에는 2차 파업을 벌인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사내하청 노조)도 3일 하루 전면파업 이후,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 금속노동자 결의대회에 참석한다.
지회는 10일과 12일에도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4시간 부분파업에 나선다. 또 완성차 업체 중 하나인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도 오는 5일 4시간 파업을 감행한다.
만약 현대차 노조가 금속노조 경고파업(4시간 파업)이나 민노총 총파업에 동참하려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신청을 해야 하고, 조합원들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야 한다.
노조가 임단협 초부터 회사 측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상급단체의 일정에 맞춰 투쟁강도를 서서히 높이려는 움직임이라는 게 지역 노동계의 해석이다.
지난해 4년 만에 파업을 벌인 현 현대차 노조 집행부가 올해도 파업 국면으로 나갈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지역 노동 전문가는 “오는 9월 새로운 노조위원장 선거가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일정으로 투쟁 방향이 흘러갈 것이다”며 “단일공장 최대 투쟁력을 보유한 현대차 노조가 상급단체의 영향을 받아 파업국면으로 나가게 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같은 날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9차 교섭을 열고 △61세 정년 연장 △기업의 사회적 책무 등 9개 조항에 대해 논의했다. 다음 교섭은 오는 4일 아산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