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시에서 태어난 3성현(聖賢), 즉 신라 때 승려와 학자로 이름 높은 원효와 설총, 고려시대의 승려인 일연(一然)의 높은 얼을 기리기 위하여 삼성산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북쪽 산자락에 한국 유일의 맥반석 온천인 상대온천(上大 溫泉)이 있어 등산과 온천욕을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족단위로 많이 찾아온다.
산행은 상대온천장 주차장에서 시작하며, 서쪽 계곡을 따라 저수지에서 왼쪽 계곡을 따라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과 오른쪽 길을 따라 고개를 넘고 남동 능선을 거쳐 정상으로 오르는 2가지 코스가 있고, 산행시간은 3시간 30분 걸린다.
정상에서 서쪽에 있는 능선에는 키가 큰 억새 풀밭이 있다. 정상은 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주위를 잘 바라볼 수 없 지만, 뒤편으로는 화악산과 남산(南山)의 주능선이 보인다. 산행시간이 짧은데다 원점회귀 코스여서 당일 산행코스로 적당하며, 주위에 석불, 석탑 등 보물급 문화재가 많고 운문사가 가까이에 있다.
찾아가려면 대구광역시에서 상대온천장까지 가거나 시내버스로 경산까지 가서 온천장행 버스를 타거나 택시로 가도 되며 어디서든 교통이 편리한 편이다. [백과사전] ************************************************************************************************
삼성산은 경산읍내에서 남동쪽으로 약 9km지점에 위치하고 표고는 554.2m의 나지막한 산이나 북쪽 산록에는 온천이 있어 가벼운 등산과 온천을 같이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정상 서쪽 능선상에는 키를 넘는 억새 풀밭으로 되어 있다.
온천의 유래는 조선 중엽부터 대처골, 온암정이라 불려진 이곳 더운샘은 겨울에도 반경 15m 내에는 물이 얼지 않아서 아낙네들의 빨래터로 이용되어 왔으며, 약수로도 널리 이용되어 오다가 1972년 이 지역 일대의 논에 늦게 모를 심은 결과 모가 자꾸 떠오르는 것을 이상히 여긴 농부가 석유가 묻힌 곳으로 알고 국립지질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하여 시추 한 결과 온천수가 솟아나와 개발되었다고 한다. 온천수의 성분은 황산이온, 중탄산소오다, 칼슘, 마그네슘, 철분 등의 요소가 주성분으로 되어 있어, 황산염천 또는 고미천이라 불려진다.
대신대학교 앞에서 백자산을 오른 후 동쪽 능선을 따라 삼성산쪽으로 가다 상대온천에서 남천으로너머가는 길로 내 려가는 코스도 사람들이 많이 다닌다.
대중교통 *대구에서 시내버스를 이용 경산에 가서 온천장행 버스 또는 택시로 갈아타도 된다. [samna] +++++++++++++++++++++++++++++++++++++++++++++++++++++++++++++++++++++++++++
*국제신문 참조
근교산&그너머 <957> 경산 삼성산
비탈에 선 나무들에 '三聖' 원효·설총·일연의 기상이
- 상대온천호텔 주차장 원점회귀 - 총거리 약 6㎞ 2시간30분 소요 - 곧게 자란 나무의 의연함에 눈길
- 정상 부근 통일기원탑 인상적 - 하산길 헬기장서 탁 트인 조망 - 산행의 피로 풀기 온천욕 추천
경산 삼성산 정상 아래에 있는 헬기장. 이곳에 서면 정상에서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경산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에 오를 때마다 경이감에 젖게 하는 게 있다. 비탈에 뿌리를 둔 나무들이 기울어지지 않고 평지나 다름없이 몸을 곧게 펴고 자란다는 사실이다. 무지의 소치이겠지만, 비탈면의 경사도만큼 기울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모습인 것 같은데 실상은 정반대다. 뿌리를 갈고리처럼 뻗어 대지를 단단히 부여잡고 수직으로 몸을 세우고 있다. 잎이 다 지고 난 뒤에야 나무의 꿋꿋함을 알게 되는 것일까. 이번 산행지에선 빈 가지만 남은 한겨울 비탈 숲의 스산함과 황량함이 나무의 직립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했다.
작가 황순원(黃順元·1915~2000)의 작품 중에 '나무들 비탈에 서다'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이 있다. 6·25전쟁을 겪은 젊은이들의 방황과 갈등을 그린 소설인데, 전쟁이라는 극한상황과 전후의 황폐한 사회상을 '비탈'로 상징했다. 그 비탈에 선 나무(젊은이)들은 대부분 시대의 중압(경사)을 이겨내지 못하고 삶의 뿌리가 뽑혀나간다.
산행길 초입의 느티나무.
휴전협정을 앞둔 1953년 7월, 중부전선의 한 전투에서 처음으로 사람을 죽이고 술집 색시 옥주에게 동정을 바친 뒤 애인 장숙에 대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다른 남자와 자고 있는 옥주에게 총을 난사해 살해하고 자살하는 이상주의자 동호. 군에서 수색 중에 죽인 모녀가 제대 후 떠올라 폭음하며 방황하다 술집 색시의 자살을 방조한 죄로 형무소에 수감되는 현태. 현태에게서 애인 동호의 자살 이유를 전해 들은 뒤 현태의 아이를 가지는 장숙.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비탈에서 직립의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쓰러져 간다.
우리 사회의 비탈은 그때에만 있었던 게 아니다. 경사도의 차이는 있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비탈은 존재한다. 그때는 사회구성원 대다수가 총체적 빈곤감을 공유했고, 그런 빈곤의 평등성이 생존을 지탱하는 위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도저히 좁힐 수 없는 빈부 격차를 확인한 젊은이들이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잿빛 미래를 하소연하고 있어, 당시 세대보다 체감하는 비탈의 경사도는 외려 더 심할지도 모른다.
비탈에 선 나무들. 기울어지지 않고 똑바로 선 모습이 의연하다.
하지만 어쩌랴, 살아야 하는 것을. 그리고 살려면 제대로 살아야 하는 것을. 비탈에 선 나무들의 꿋꿋함과 의연함에 눈길이 가는 것은 그런 연유에서다. 그렇게 삶의 의지를 추스르면서 비탈을 딛는 발걸음에 힘을 싣는다.
이번 산행지는 경북 경산시 남산면 상대리에 있는 삼성산(三聖山·555m)이다. 남산면과 남천면의 경계에 위치한 이 산은 동쪽으로 대왕산(606m), 서쪽으로 백자산(486m), 남쪽으로 선의산(756m)과 이어져 있다. 삼성산이라는 지명은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617∼686)와 학자 설총(655~미상), 삼국유사를 지은 고려의 고승 일연선사(1206~1289) 등 세 성현이 이 산자락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붙여졌다.
상대온천호텔
산행은 상대온천호텔 주차장에서 출발해 정상에 올랐다가 되돌아오는 코스다. 총거리 약 6㎞로 2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상대온천호텔에서 이정표를 따라 조금 가다 보면 높이 20m가량의 350년 된 느티나무가 늠름하게 서 있다. 느티나무는 "날 추운데 산행길 조심하라"고 말없이 격려하는 것 같다. 여기서 10분쯤 가면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비탈의 자드락길로 들어선다. 길은 외길이다. 오직 앞만 보고 50분가량 오름 삼매경에 빠져 걷다 보면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즈음 정상에 닿는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돌로 쌓은 통일기원탑이 인상적이다.
정상에는 나무가 우거져 시야를 가리지만, 5분쯤 더 가면 헬기장에서 탁 트인 조망이 기다리고 있다. 정상 근처에 원효대사가 창건한 성지암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현재는 기왓장만 간혹 출토되고 있다고 한다. 헬기장에서 5분쯤 가다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20분가량 걸으면 임도와 맞닿은 갈림길에 이른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하산한다. 낙엽이 수북한 내리막길은 호젓하다. 머리를 비우고 20분가량 내려가다 보면 저수지가 나온다. 저수지를 지나 콘크리트 길을 20분쯤 걸으면 상대리 마을회관과 산행을 마무리할 온천호텔이 보인다. 겨울 산행의 피로를 풀기에 온천욕만한 게 있을까. 뜨끈한 온천탕에 몸을 담그면 잠시나마 '비탈 인생'의 쓸쓸함도 내려놓을 수 있을 게다. # 떠나기 전에
- 삼성현역사문화공원, 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
상대온천에서 약 3㎞ 떨어진 남산면 인흥리에 원효대사·설총·일연선사를 주제로 한 삼성현역사문화공원(사진)이 있다. 총면적 26만2774㎡에 달하는 이 공원에는 이야기정원, 공연장, 삼성현역사문화관, 둘레길, 국궁장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돼 있다.
주 시설인 삼성현역사문화관 2층에는 원효실, 설총실, 일연실 등 세 개의 공간이 꾸며져 있다. 원효실은 원효의 일생과 그의 일심·화쟁·무애사상, 그에 대한 회고와 평가 등을 상세하고 알기 쉽게 시각화해 놓았다.
설총실은 원효와의 인연, 신라 유학사에서의 위상, 그가 집대성한 이두, 화왕계를 통한 유교적 가르침 등을 각종 자료를 갖춰 꾸몄다. 일연실에선 혼란의 시대에 자주적인 역사의식을 통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려 했던 일연의 삶과 삼국유사의 내용과 가치 등을 볼 수 있다. 1층은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삼성현을 소개한 공간이다. 원효의 일화, 이두 글자놀이, 건국신화와 효자·효녀 이야기 등을 배울 수 있다. 영·유아를 동반한 관람객을 위한 놀이터와 수유실도 설치돼 있다.
삼성역사문화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요금은 일반 2000원, 청소년과 군인 15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단체요금은 이보다 500원씩 싸다. 문의 (053)804-7329
# 교통편
- 부산역서 경산행 열차 이용
열차를 타고 경산역에 내려 버스를 한 번 갈아타면 된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경산행 무궁화호 열차는 오전의 경우 5시13분, 5시40분, 6시35분, 7시5분, 7시50분, 9시5분, 9시20분, 10시18분, 10시50분 등 9차례 운행한다. 경산역에서는 남산 1번 버스를 타면 종점이자 이번 산행 출발지인 상대온천까지 갈 수 있다. 이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