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호수가 부글부글
호수 가운데서 온천수(?)가 분출하듯
춘천산책로를 따라 걷다 춘천1교 아래를 통과하여 만나는 대천호수는 매일매일이 새롭다. 장산의 기운이 가득 고여 있어서 그런지 대천호수가 주는 활력은 상당하다. 그러다 정말 다른 얼굴의 대천호수를 만났다.
지난 10월 6일 오전 11시경, 대천호수와의 상봉에 들뜬 기분으로 호수둘레길에 접어든 순간 묘하게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이게 뭐지” 하면서 대천호수를 바라보니 지하수가 용출하듯 호수 표면이 부글부글하면서 거대한 거품 띠가 형성되어 있었다. 영문을 몰라 호수 표면을 바라보니 악취도 솟구치는 물결과 함께 피어났다.
대천호수 바닥이 콘크리트가 아니라면 온천이 솟구친다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닐진대 바라만 보고 있을 수 없어 해운대구청 당직실로 상황을 알렸다. 통화하는 동안 놀란 주민들이 주위로 몰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답을 바라는 눈치였다. 구청 당직실과 전화를 마치니 솟구치는 현상과 냄새도 좀 잦아드는가 싶더니 5분 정도 경과 후 거품도 호수 가운데서 수문 쪽으로 이동하면서 점점 옅어졌다.
◇ 하얀 거품띠와 악취 발생의 원인?
- 2016년 대천호수 수중정화활동 때 드러나
도대체 호수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과거 대천호수 정화활동이 생각났다. 본지에서 주관한 2016년 11월 잠수 탐사에서 한국잠수협회 부산지부 약 20여 명의 잠수부들이 대천호수 오염 실태 조사 및 정화활동에 나선 적이 있었다. 정화활동에 참여한 잠수부들은 활동을 끝낸 후 “바닥에 쌓인 이물질들이 썩어 발생하는 가스가 끊임없이 분출되고 있는 것을 볼 때 그 부패 상태가 심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 수중촬영 영상에서도 바닥에 쌓인 이물질 더미를 만지니 뿌연 먼지와 함께 썩은 잔가지들이 뒹굴고 있었다.
당시 잠수부들이 대천호수 바닥의 퇴적물을 걷어올릴 때 “호수 바닥에 쌓인 퇴적물들이 많아도 너무 많고 바닥에서 기포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이때 기포가 발생한 원인으로 낙엽 등 퇴적물이 쌓여 썩으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로 짐작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대천호수는 바닥뿐만 아니라 사방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자체 정화능력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동안 수차례 본지를 통해 인공수초섬 등 정화능력 증대를 위한 대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아직도 대천호수 정화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많은 주민들의 힐링 장소인 대천호수의 바닥에서 온천수가 분출하듯 솟구치는 메탄가스에 대한 정확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빠른 대책이 요구된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