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돌아오는 사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북한산 심곡암을 찾아갔다...
심곡암은 북한산 산사음악회로 유명한 사찰이다...
국민대학교 옆 예전에 등산로 입구에 국립공원 입장료를 받던 매표소가 입장료를 안받으니 누구나 손쉽게 찾아갈수 있는 곳이다....
사찰에 전화를 하면 차가 모시러 내려오지만 오랫만에 찾는 산사인지라 걷기로 했다....
신록이 짙푸르름을 더해가는 산중에 들어서니 속세에 찌든 마음이 맑아오기 시작했다...
적당하니 오르막을 올라가니 중간에 약수터가 있어 물 한바가지 들이키니 그렇게 시원하며 달콤할수가 없었다....
날씨가 일기예보에 의하면 비가오는둥 짗궃다고 하였지만 佛心으로 향한 내마음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몸이 땀이 생길정도로 축축해지는가 싶더니 심곡암에 다달았다...
절마당에 들어서니 심곡암 터줏대감인 너럭바위와 천년묵은 도토리 나무가 정겹게 맞아 주었다....
심곡암은 북한산 형제봉 아래 계곡 맨위에 자리잡았는데 깊고 그윽한 맛이 우려 나오는 도심속의 사찰이다...
어느 재벌의 집이 이렇게 꾸며질수가 있겠는가??
마당에는 너럭바위가 드러누워 자기 배위에서 마음껏 뛰놀아라는양 펑퍼짐 하지럴.....너럭바위 옆에는 천년을 같이 해온 도토리 나무가 해마다 도토리를 여덟섬 여덞말을 토해내며 버티고 있지럴....대웅전 올라가는 입구쪽에 흐르는 약수는 석간수로서 바위를 둟고 나오는 물맛이 기막히기 이를데 없지럴....그야말로 도심속의 深谷이었다....
일기예보에 의한 준비로 법요식 행사장에는 천막이 쳐져 있었다....
이윽고 사회자님의 안내 방송으로 다들 애기 부처님 앞에 모여서 관불의식을 치루었다....
룸비니 동산으로 꾸며진 꽃무리속에 애기 부처님이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서있는 모습에 목욕을 시키는 의식이었다...
마치 사람이 태어나면 목욕시키는 것과 똑같았다...
그리고 초파일 봉축 법요식이 열렸다...
주지 스님의 법어와 육법공양이 끝나고 각계 대표들의 축사를 마치고 점심공양을 하고...오후 1시부터 봉축예술제가 펼쳐졌다....
신도회장님의 사회로 펼쳐진 봉축예술제는 전국노래자랑 심곡암코너라는 표현대로 노래자랑이었다...
평소에는 근엄한 신앙생활만 해오던 신도들이 마음을 열고 제각각 한곡조씩 뽑으니 맛이 예삿맛이 아니었다...
사찰에서 엄숙한 신앙적인 모습만 보아오다가 인간적인 모습을 보게되니 情이란게 생겨 나오는 것이 불러도 불러도 부르고 싶은 노래마냥 정겨움이 솟아 나왔다...
너럭바위위에 흥겹게 펼쳐지는 노래잔치마냥 빗줄기가 제벌 굵어지기 시작하더니 아예 줄기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천년바위 너럭바위가 받쳐주는 노래마당은 주지스님의 KBS 저녁 9시뉴스에 보도된 노래실력을 발판으로 흥겨움이 깊어만 갔다....
후줄근하게 내리는 빗줄기를 현악기삼아 타고 올랐고...질펀한 빗물에 톡톡튀는 빗방울은 타악기삼아 소나타 반주가 되었고...천막에 부딪히는 빗소리는 흥을 돋구기에 적당했으며 살랑이는 비바람에 나폴거리는 나뭇닢의 잎사귀 몸짓은 박수치는 모습과 흡사했다....
봉축 예술제 노래잔치는 자연과 예술이 멋드러지게 어우르져 우려나오는 문화사찰의 새로운 모습이었다...
참여해본 내 소감으로는 꽉막힌 노래방에서 기계의 울림속에 불러보던 것과 탁 틔인 자연속에 부르는 것과 다르다는 것 같았고 억겁을 지켜온 너럭바위를 무대삼아 한곡조 한다는 것이 썩 괜찮았다....
주지 스님의 상품수여와 1등의 재창으로 끝내고 1시간 가량 정리하고 쉬시다가 저녁예불과 저녁기도를 올린후 등을 밝히고 제등행렬 의식은 비가 세차게 내리는 관계로 간략하게 마쳤다...
저녁공양후 하산길에 올라 집에 잘 돌아왔다...
내가 알기로는 부처님은 중생이 깨달으면 부처님이 되신다는데 어째서 유독 사월 초파일만 부처님 오신날이 된다 말인가 싶으다...
日日是好日처럼 날마다 날마다 좋은날 부처님 오신날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싶으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어 펼쳐진 예술과 문화가 어우러진 심곡암 부처님 오신날 봉축행사는 내게 새로운 의미로 자리잡아진다....
이땅에 삶에 허덕이는 중생들에게 더도덜도 없이 오늘만 같은날이 이어졌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