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의 시대.
각 국가들은 끝 없이 지속되는 던전 공략과 몬스터 방어를 위해 자국 최고의 헌터들을 모아 ‘축구대표팀’ 이라고 불렀다.
대한민국 헌터 협회는 외국인 클린스만과 그를 따르는 따까리들을 고용해 ‘축구대표팀’의 작전 지휘 및 컨디션 관리를 일임했다.
지휘를 맡은 클린스만은 천성이 게으르고 덕이 없어 헌터들에게 작전 지시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이를 보다 못한 축구대표팀 멤버들은 협회에 건의해 과거 전설적인 헌터였던 차두리를 통역으로 삼아 클린스만에게 감독으로써 책무를 다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클린스만은 본디 예악을 배우지 못하고 무식하게 힘만 쓰는 인간인지라 그 어떤 작전 지시도 내리지 못했다.
결국 헌터들은 분대장 손흥민을 중심으로 직접 작전을 짜서 던전을 공략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어찌저찌 몬스터들을 상대하던 헌터들은 제 3위계 몬스터 요르단을 마주하게 된다.
9위계->1위계로 갈수록 위험성이 높아지고, 실제로 발견된 1,2 위계가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필히 공략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
그날도 헌터들은 저녁 식사를 하면서 몬스터 요르단을 공략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축구대표팀은 처음부터 같은 파티에 있던 것이 아니라 가각에 클랜에서 가장 뛰어난 헌터들을 모아 만든 팀이었다.
원래 서로 다른 클랜에 있었던 만큼 클랜에 따라 작전에 대한 의견이 맞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1992 클랜은 4231 대형을 기반으로 공격과 방어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을 주장했고 이강인을 필두로 한 mz 클랜원들은 3142형태로 공격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논쟁이 길어지면서 식당에 있던 식기와 음식들이 휙휙 날아다니게 되고 황인범을 비롯한 96클랜 회원들과 지휘관 클린스만은 팝콘을 뜯으며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결국 손흥민과 이강인은 항상 하던 방식으로 작전을 정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탁구대를 중심으로 한쪽은 1992년 클랜 회원들이 서고 한쪽은 mz회원들이 섰다.
연승제를 채택했기에 이긴 사람이 남고 패배한 팀은 다른 사람이 나와 이긴쪽을 상대해야 했다.
양팀의 첫번째 선수는 각각 이재성과 이강인.
이재성은 어린 동생을 배려해 서브권을 넘겨 주었다.
[스킬, 전인화가 발동됩니다.]
이강인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탁구대를 가로지른 그의 전격 서브는 그대로 이재성을 향해 날아갔고, 이재성이 받아치자 곧장 그를 감전시켰다.
다행히 ‘전기 면역’ 패시브 스킬이 있어서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이재성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이재성이 빠지자 분노한 김진수가 다음 순서로 나왔다.
[스킬, 바람의 길이 발동됩니다.]
이번에는 김진수의 서브 차례.
그는 재성이의 복수를 위해 스킬을 발동했다.
바람을 이용해 날아가는 공의 궤도를 이리저리 바꾸는 서브.
이건 그냥은 못 막는다.
[스킬, 현자의 눈이 발동됩니다.]
그냥은 말이다.
현자의 눈을 이용해 날아오는 탁구공의 선 하나하나 까지 파악한 이강인은 그대로 공을 받아 넘겼다. 화염 스킬을 실으면서.
화르륵!
불길애 휩싸인 김진수는 이리저리 굴려다니면서 옷에 붙은 화염을 제압했다.
그러나 화상을 입었기 때문에 공략에 참여하지 못하개 되었다.
이어서 나오는 손흥민.
그는 1992 멤버들을 돌아 본 후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번개 파워’가 발동합니다.]
아까와 만찬가지로 전격을 품은 채 상대에게 날아가는 탁구공. 간신히 받아친 이강인은 스킬도 사용하지 못한 채로 이어지는 공격을 받아야 했다.
바람의 길
파천검보
바일런트 베놈
몰아치는 스킬 들 속에서 이강인은 갈길을 일었고 1992 클랜의 점수가 계속 상승했다.
그리고 마침내!!
손흥민이 강하게 스매시한 물탁구공이 탁구대에 튕겨 올랐고 이강인은 미처 막지 못했다.
그렇게 이강인의 머리에 큼지막한 혹이 생겼다.
…강인아?
마력이 휘몰아치며 이강인의 머리 위로 수십개의 스킬들이 나타났다.
손흥민은 황급히 마력을 전개해 방벽을 세우고 반격 스킬을 발동했다.
양쪽에서 만들어진 수십개의 스킬들이 충돌하면서 호텔이 휘청거렸다.
[스킬, 갓핸드가 발동됩니다.]
[스킬, 갓핸드가 발동됩니다.]
[스킬, 갓핸드가 발동됩니다.]
그 자리에 있던 골키퍼 김승규, 조현우, 송범근이 발동한 스킬이 호텔을 보호했다.
조현우가 외쳤다.
“그만해, 미친 놈들아!!”
조현우의 말은 상큼히 무시되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다시 서로에게 공격하려는 찰라, 강대한 마력이 탁구대를 휘감고 둘을 제압했다.
그리고 걸어나오는 한 사람.
“흥민아, 내가 너를 그렇게 가르쳤니?”
그 목소리를 들은 헌터들은 몸을 떨었다.
여기있는 한국의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전설적인 헌터 기성용.
그가 숙소에 나타난 것이었다.
뚜벅뚜벅 걸어간 그는 손흥민과 이강인을 한손에 집어 들었다.
”얘들은 내가 데려가서 교육 좀 시킬게.“
헌터들이 긴장한 채로 대답하자 기성용이 말을 이었다.
”너희도 이런 일이 있으면 인범이 처럼 신고하고.”
해맑게 웃는 황인범과 쿨쿨 자는 클린스만을 뒤로하고 기성용은 손흥민과 이강인을 끌고 갔다.
끌려간 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