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잠수타다가 들어와보니까 좀 어색하네요.
이쁜 새들 사진이랑 회원님들 근황은 글을 게시글이나 댓글 보고 나름 상상해 왔습니다.
올 여름이 저에게 있어서는 정말 악몽같은 여름이었습니다.
8월초에 쟈딘 앵무 포비가 자유를 찾아 날아가 버린후로 멘붕상태에 빠져 지냈습니다.
윙컷도 되어 있었고 늘 가던 해수욕장이었는데 그 날은 뭘 보고 놀랐는지 갑자기 죽을힘을 다해서
날아갔는데 높이 날지도 않았어요. 1미터 높이로 자꾸 멀어져가는데 나중에는 멀리 산과 집들 그리고 여러가지
자연물과 인공조형물 배경때문에 눈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파출소 소방서 유기동물보호센타 등 연락할수 있는곳은 모두 다 해놓고 담날 바로 전단지도 붙이고 동틀무렵부터
찾으러 다녔지만 결국은 못 찾았습니다.
제가 휘파람 불면 바로 따라 불렀기에 해수욕장 근처에 해맞이공원이있고 옆에 야산이 있는데 거기도 며칠을
휘파람 불며 -미친 사람처럼 보였을겁니다- 돌아다녀봤지만 헛수고였어요.
밤이면 한동안 끊었던 술도 엄청 마시고 아무튼 열흘 정도 그렇게 지나고나니 몸도 엉망이고 이래선 안 되겠다싶어서
같은 종으로 다시 한 마리 입양키로하고 다음과 네이버 애조카페를 검색하다가 가까운 경주에서 "푸름이" 란 아가를
데려오게 됐어요.
전 주인분이 너무 이쁘게 키우셔서 이름도 전에 부르던대로 푸름이라고 부르기로 했구요 어찌나 순딩이인지
처음보는 사람도 경계도 안 해요. 손가락만 가슴높이에 대면 막 올라와요.
요샌 기특한 버릇이 생겼어요. 동 트고 마루에 있는 새장에서 나와서 혼자 새장 위에 앉아 있으면 제가 졸린눈 비비고
일어나서 꼭 제 침대로 데리고 오거든요. 그리고 나서 침대에 있는 또 다른 베게에 올려 놓으면 혼자 뭐라고 옹알대다가
털도 고르고 귓가에 와서 귀도 살짝 물다가 어떤때는 그 무지막지한 발톱으로 얼굴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가곤 하거든요.
첨에는 응가를 이불위나 침대시트에 했는데 어느날부턴가 침대 가장자리로 가더니 방바닥쪽으로 방뎅이 들이대고 응가를 하더군요. 우연히 그랬겠지 생각했는데 담날도 그 담날도 계속 침대위에서 놀때는 방바닥에다 응가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요샌 아예 신경도 안 써요. 동틀녘에 데려다 놓으면 혼자 놀고 옹알이하고 자다가 뭐하나싶어 살짝 보면 혼자 놀고 있고 그게
너무 이뻐서 다소 격하게 쓰다듬어줘도 좋아라하는 푸름이입니다.
저녀석때문에 포비에 대한 상처는 아물어가지만 아직도 포항에 있는 북부해수욕장을 지나칠때면 포비가 생각나고
백사장에 놀고 있는 갈매기나 비둘기틈에 혹시 있지 않나 해서 유심히 쳐다보곤 해요.
포비는 아마 제 생각에 산으로 날아 가서 잘못 되었지 싶어요. 아니면 맘 좋은 분 만나서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당일날
동생이 함께 있었는데 날아가는 순간 자전거로 포비가 날아간 동선따라 죽자고 달려가 보았는데 새 봤다는 사람도 없었고...
그 후로 중간에 일출 사진 한번 올렸지만 카페에 포비 잃어버린 죄책감에 글 올리기도 겁나고 새로 데려온 푸름이 사진
올리기도 겁이 났어요. 이쁘긴하지만 사진 올리고 또 잘못되면 모두가 저를 비난할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한 동안 사애조 활동을 못 했습니다. 이 글 올리고도 당분간은 늘 주위를 맴도는 아웃 사이더가 될거 같네요.
활동은 안 했지만 출석은 거의 매일 했어요. 낯 익은 닉네임들 보면서 그냥 웃고만 지냈습니다.
푸름이예요
회원님들 애완조들 꼭 윙컷 해 주시길 권합니다. 날아갔을때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집에서 키워진다면 모르지만
숲으로 가면 먹이활동이 안 되고 까치나 길고양이들등 천적에 의해 살아남을 확률이 거의 없을 겁니다.
날개힘도 수시로 체크해 주시구요.
뭐 하나 부탁할께요. 대형 앵무새 모이 중에 해바라기씨가 제일 적게 들어간 모이 있으면 추천 좀 해 주세요.
지금 히긴스제품 먹이고 있는데 해씨가 너무 많이 들어간것 같아요. 그렇다보니 해씨만 먹고 작은 알곡은 잘 안 먹네요.
어려서 편식하는건가요 ^^
간만에 올린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추석 잘 보내세요 ^^
첫댓글 아, 그래서 그간 안오셨던...
포비 매우 안타깝네요...
푸름이는 매우 이쁩니다. 걱정마시고 자주 오세요~~~
아...얼음 시원하게 부셔먹고 부모님이 탐내실만큼 이쁘고 애교 많던 포비가... ㅠㅠ 어떡해요... ㅠㅠ 저도 제일 사랑하던 아이 가슴에 뭍고서 운영진임에도 카페에 못 들어오고 몇 주를 울며 보냈었는데... 자일리톨님 심정 정말 이해해요 ㅠㅠ 어떻게 잊혀지겠습니까만 이쁜 푸름이를 보며 웃으세요....며칠 전 3년전에 잃어버렸던 아이를 찾은 글이 있어요 포비가 돌아 올거라는 희망을 잃지 마시구요 힘내세요!
정말 안타깝네요 그래도 돌아올지 모르니 희망을 버리지 마시고 힘내세요 ㅠㅠ
날아가버린 아이.. 저도 두달이 다 되었는데도 오늘도 울컥 그녀석생각에 목이 메이더군요..
아무래도 이대로 영영 안 잊어지나보다하고 잊혀짐을 포기했던 아침이었습니다.
포비,, 그래도 큰아이니깐 희망을 가져보세요.
푸름이가 빈자리를 잘 메꿔주는 것 같아서 고맙네요.
푸름아, 반가워.
앞으론 자주 만나자꾸나~
자일리톨님 ^^* 최선을 다 하셨잖아요.. 그럼 이제 푸름이라는 아이에게 포비에게 못 해주신것 더 해주시면서 그 상처
조금씩 아물어 가시기를 바래요~
포비는 안타깝고 푸름이는 귀엽고... 어떤 말씀을 먼저 드려야할지 모르겠어요.-_-;;
아고~그런일이 있으셨군요 ㅠ.ㅠ..
푸름이가 참 예쁘네요~포비를 어찌 잊을수있겠어요..똑똑한 푸름이보며 위로가 되시길바랍니다~
얼음먹던 그 이쁜 포비가 날아가 버렸군요 ㅠㅠ...얼마나 가슴이 아프셨을까...전 상상도하기싫네요 ......
푸름이가 님께 많은 위로가 되고 다시금 기운을 차리게 해준다니 너무 다행입니다..기운치리시고 카페도 자주 자주 들려주세요 ~!!!!
에구...정말 가슴아프고 안타까운 일이 있으셨군요....이제 푸름이를 포비라고 생각하시고
알콩달콩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회원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다신 새를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집에 꽁꽁 숨겨둘순 없어서 매일 퇴근 조금 일찍하고 공원에 산책 나가고 있어요.
요샌 해가 짧아져서 약간만 어둑해져도 집에 가자고 보채는 푸름이... 눈테들은 어느새 성조가 되어서 -공교롭게도 머브블랙칙과 바이올렛이 모두 남잔데 부비부비가 장난이 아니었어요- 다행히 모두 같은 종으로 짝을 맞춰서 아직은 서로 별 탈 없이 한새장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알통도 달아주었구요. 눈테 세쌍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참 한쌍은 블루와 스노우스팽글이구요. 나중에 여유있음 푸름이 친구 하나 더 데려올거구요 지금 있는 아가들 잘 키우며...
제 맘에 좀 더 여유가 생기면 이쁜 아가들 사진도 올리면서 회원님들과 많은 얘기도 나누며 모든 반려조들과 더불어 행복하게 지낼께요.
올려주신 댓글들 정말 힘이 되었고 고맙습니다. ^^
자일리톨님 심정 충분히 이해 합니다... 다는 아니지만 윙컷 안하고 당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애기들 잘못 절대 아닙니다. 보호자가 새의 특성을 몰랐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자일리톨님 좋은 곳에서 잘 살겄이라고 생각하시고 지금 애완조에 못다한 사랑을 나누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