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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골든타임을 사수하라!
5G와 AI로 무장한 차세대 야전 의료시스템
- 김민석의 future Warfare -
202X 년, 수색구난작전을 하던 중 적의 IED(급조폭발물) 공격으로 X사단 수색팀은 큰 고난에 빠진다. 부상당한 수색팀원 일부는 다행히 생명을 구했으나 폭발물이 남아있는 위험지대에 있어 쉽게 구조가 어려운 상황. 이때 수색팀을 지원하기 위해 구난 로봇이 긴급히 투입된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구난 로봇은 스스로 위험물을 피해 진입한 다음, 정밀한 로봇 팔을 사용해서 잔해를 제거하고 부상자를 복귀시키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부상자는 매우 위중하여 의무후송헬기가 도착하기도 전에 절명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고, 수색팀 의무병은 증강현실(AR) 헬멧과 원격 응급치료 장비로 긴급 수술에 돌입한다.
의무병의 원격 응급치료 장비는 증강현실과 5G 기술을 결합하여 의무병을 최고의 명의로 변신시킨다. 원격 응급치료 장비에는 단순한 응급키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인체 속을 3D로 스캔 가능한 초소형 CT( Computed Tomography) 및 각종 진단장비가 있어, 정확한 부상 부위와 상태 파악이 가능하며, 팀원들이 입고 있는 전투복은 IOT(사물인터넷) 기술이 접목되어 각종 바이탈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원격의료장비에 알려주기 때문이다.
또한 보안성이 높은 5G 네트워크 송수신 장비가 탑재되어 군단 의무대로 실시간 정보가 전달됨에 따라, 의무대의 응급의료의들은 마치 부상병이 자기 옆에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건강과 이상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원격 진료를 통해 부상자의 상태를 파악한 군단 의무대는, 의무병에게 부상자 사망을 막기 위한 긴급 야전 수술을 지시한다. 의무병의 AR(증강현실) 헬멧과 특수 장갑은 본부의 응급의료의가 원격으로 조작하는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도록 되어, 의무병은 전문의 수준의 응급수술을 정확히 마치고 부상자의 생명을 건지는데 성공한다.
5G와 AR기술로 야전에서 종합병원급 진단 가능
원격 영상진단 장비로 부상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미 육군
<출처: asc.army.mil>
위의 가상 시나리오는 실제로 세계 각국에서 추진 중인 야전의료의 미래 청사진을 담아 놓은 것으로, 기술발전으로 미래 의무병은 “움직이는 종합병원”에 비유할 수 있는 응급치료 및 진단 능력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민간 원격의료기술의 눈부신 성장 덕분이다.
세포와 장기, 인체 대사에 대한 작동을 연구하는 생체 의학학(Biomedicine)의 발전은 전투 중 응급상황에서 발생하는 부상, 감염, 질병에 대한 지식을 높여주고 있는데, 미국의 특수전 사령부 산하 특수전 획득 기술 및 물류 연구소(SOF AT&L Center)가 미래 야전 응급의료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현재 실전에서 사용 중인 군용 원격의료 장비
LifeBot5 <출처: newatlas.com>
특수전 연구소가 미래 야전의료에서 특히 집중하는 것은 바로 “골든타임”, 즉 환자가 부상 발생 시 전문 의료진에게 도달하기 전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 시간을 최대 72시간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미국은 특히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의 교훈으로, 야전에서 부상자가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상처 감염과 출혈로 인한 쇼크를 막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위해 미국이 주목하는 민간기술은 자율 주행과 원격의료 기술이다. 자율주행기술로 의무장비 공급 및 부상자 후송을 더욱 빠르게 진행하며, 원격의료기술로 의무병이 상세한 진단과 검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격의료를 이용한 미 육군의 부상자 치료 과정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M3X_ycyE4Ks>
그중에서도 원격의료기술은 여러 전투실험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미 육군은 이미 2012년부터 4G 기술을 이용한 원격의료장비를 시험평가하고 있다. 부상자 정보를 종이와 차트 대신 TCCC(Tactical Casualty Care Card)라는 부상자 관리 데이터로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대량의 부상자가 발생했을 때 초기에 각 부상자의 심각성을 파악하여 후송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원격 의료장비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면 후방의 전문의가 응급처치에 대한 지식을 의무병에게 영상과 음성으로 지도하는 것까지 성공했다.
증강현실 헤드셋을 착용하고 응급처치 중인 미 해군 <출처: dvidshub.net>
원격의료 장비로 응급처치 훈련 중인 미 해병대
<출처: dvidshub.net>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미 국방부는 2018년 11월부터 4억 8천만 달러를 투자하여 AR(증강현실) 기술을 전투 중 응급의료에 사용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R 헤드셋 홀로렌즈(Hololens)가 여기에 사용되는데, 앞서 시나리오에서 표현한 것처럼 AR 헤드셋과 5G 기술을 사용하여 의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도 전문적인 응급치료를 야전에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한다.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응급구조를 하는 미래 응급구조사 <출처 : Nomadeec Mobile Telemedicine>
의무후송장비와 진료기반 확충 추진
지금까지 살펴본 해외 사례처럼 수술이나 진료 장비를 초소형화, 네트워크화, 가상현실화하는 미래형 야전의무체계가 실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군의 의무후송 능력 역시 미래 전장환경에 발맞추어 많은 부분이 발전 중이다.
우선 원격진료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우리 군은 2005년부터 최전방에서 근무하는 사병들을 위한 원격진료시스템을 구축하여, 의무 후송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전방 OP와 GOP에 있는 병사들의 혈압, 체온, 맥박, 혈당, 심전도, 점막 검사를 지원했고, 2015년부터는 GP28개소에 국군의무사령부 원격진료센터와 연결하는 원격진료 시스템을 보강하여 총 63곳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현재 우리 군의 원격진료 수준은 화상통화 및 환자 관찰장치를 이용하여 중증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장병을 조기에 진단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재 기술의 원격진료로는 외과적 수술이나 처치에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특히 야전 응급환자 발생 시 안전하게 병원으로 후송하는 부상자 이송체계가 아직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군의 4G 원격의료체계(Tactical Telemedicin)와 유사한 LTE 기반 이동원격진료체계를 올해 12월부터 시범 운용할 예정이다.
메디온 의무후송 전용헬기 <출처 : www.flickr.com, 정승익
사진가>
<https://youtu.be/GFnNgj-SGBE 메디온
의무후송 전용헬기 출처 : 한국항공우주산업>
최근 육군의 의무후송 장비 중 가장 큰 혁신을 가져온 것은 일명 “메디온”으로 불리는 의무후송헬기( MEDEVAC)의 활약이다. 메디온은 KUH-1 수리온 헬기에 최첨단 의무후송장비를 결합한 것으로, 야간 비행을 위한 적외선 감시장비(FLIR), 정맥주입기, 제세동기, 인공호흡이 가능한 EMS(emergency medical service) 장비를 완비하여 중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로 후방 후송 전까지의 생존 확률을 크게 높여준다.
2015년 5월 처음 작전을 시작한 메디온은 지금까지 수백 회의 실전 응급상황에서 부상 장병 및 시민들을 구조하는데 성공했는데, 특히 2015년 8월 북한 지뢰도발 사건 때 상황접수 후 29분 만에 후송을 실시하여 부상당한 장병의 목숨을 구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까지 실전 배치될 의무후송전용헬기는 헬기 착륙이 불가능한 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호이스트, 악천후와 험한 지형에서도 환자를 수송할 수 있는 기상 레이더와 지상 충돌 경보장비(HTAWS), 보조 연료탱크와 능동형 진동제어장비를 장착하여 환자 이송 및 응급구조 능력을 더욱 업그레이드할 전망이다.
위험지역에서 구조활동을 벌이는 로봇도 SF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2013년부터 ADD가 민군겸용 과제로 개발
중인 구난 로봇 “허큘리스”(HURCULES,HUmanoid ResCUe robot for caLamity
rESponse)는 위험지역에서 부상병을 후송하기 위해 개발 막바지 단계에 있다. 하반신은
궤도형, 상반신은 마치 사람과 같은 두 개의 로봇팔과 센서가 달린 허큘리스는 최대 120kg의 구조물이나 부상병을 들 수 있는데, 이 로봇팔과 차체는
부상자를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서 진동과 충격을 줄이는 특수 설계가 되어 있으며, 머리 부분에는 가시광선/적외선카메라/레이저 레이더(LIDAR)가
있어 정밀한 작전지역 탐색이 가능하다. 현재 허큘리스는 원격조종으로 구난활동을 하지만, 향후 AI와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기술을 적용하여 스스로 복잡한 환경에서 구난이 가능하도록 제작될 예정이다.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허큘리스 구난 로봇 <출처:김민석>
또한 의무후송 장갑차량이 등장할 수도 있다. 현재 육군의 의무후송차량은 상용 앰뷸런스 혹은 군용 차량을 개조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업체들은 장갑차를 개조한 의무후송차량을 자체 연구 중이다. 장갑차를 개조한 의무후송차량은 자체 방어력을 갖추고 있어 위험한 지역에 있는 환자를 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K227A1 장갑차를 개조한 의무후송 차량과, K808 차륜형 장갑차에 의무후송 키트와 의무용 침대를 장착한 장갑차가 고려 중이며 야전에서 큰 활약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기체계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육군 장병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의료체계가 신속히 개발되어 소중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글 : 김민석 군사전문가(육군 SNS 필진)
* 본 글은 「육군 아미누리 블로그」필진의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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