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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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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정치/외교/안보 스크랩 나는 왜 박근혜를 지지하는가?(개정판)
paparazzi 추천 4 조회 1,601 12.12.25 16:55 댓글 55
게시글 본문내용

 

내 나이 곧 40인데, 전라도 부모를 둔 관계로 정치문제만큼은 항상 반목이 끊이질 않는다. 곧 40이란 놈이 나름의 정견도 없이 시민권만 행사하면서 살 수는 없는 노릇. 이에 내 의견을 지금의 시국(대선)을 지랫대삼아 식구들과 또는 동문들과 나눴던 대화들을 문답형식으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그래야 생동감 넘치는 글이 될테니까.

 

하지만, 나는 정치학이나 역사학 전공자가 아니다. 대학 시절 교양으로 한 학기 정치학 들은게 전부다. 평소 신문, 뉴스도 제대로 안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사주팔자에 경제는 들어있다. 게다가 아버지 전공도 경제고 아버지 직장도 은행이었다. 묘한 인연이다. 그 아버지에 그 자식인가? 하지만, 이 마저도 인문계에 비전을 못느낀 아버지때문에 팔자에 없는 이공계직업을 갖고 힘없이 살아간다. 하지만 평소 경제관련 교양서를 다독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그렇다. 지금부터 내가 쓸 글은 상당부분 경제적 관점이 개입될 것이다.

 

그럼에도 내 글쪼가리가 무슨 거창한 지지선언인 것 처럼 건방져 보인다면 용서해 주시길.......

 

1. 박근헤는 독재자의 딸이므로 박근혜가 대통령되면 민주주의가 후퇴하며, 박근혜 개인은 깨끗하고 정직할 지 몰라도 그 주변의 유신잔재들이 사회를 다시 장악할 것이다?

 

개뿔 어림도 없는 소리!! 전라도 정권만 두 번 탄생한 이 나라에 절차적 민주주의 하나만큼은 세계적 수준이다. 박근혜가 집권한다고 해서 유신이 왜 다시 살아오는가? 이젠 우리나라 국민들도 너무 민주화 많이 되서 싸가지없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다. 설령 유신잔재들이 공직을 장악한다 해도 국회는 국민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여소야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인터넷이나 LTE, 언론등이 너무 발달해 뭐 하나 숨기고 다닐 수도 없다. 사회가 투명해졌다는 말이다. 게다가, 새누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참여정부 시절, 정치인 여럿 잡아넣은 안대희씨다. 이는 박근혜 후보의 강력한 쇄신의지를  암시적으로 드러내주는 인사라고 생각한다.

 

2. 그렇다 하더라도 박근혜의 역사인식이 문제다. "5.16혁명 및 유신은 아버지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 나라를 민주적으로 다스리겠는가?

 

그만 하라니까? 반민주적으로 어떻게 지금의 헌법체제에서 정치인으로 먹고 살 수나 있을까? 제도적으로 반민주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도, 뭐가 그렇게 반민주란 말인가? 그렇게 하려면 헌법을 뜯어고쳐야 하는데 박근혜가 다시 유신이라도 하겠단 말인가? 아님 박근혜가 일국의 대통령이 갖춰야할 도덕적 정당성이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유신의 퍼스트 레이디였던 박근혜 및 그 부모의 도덕적 정당성이 문제로구나. 하기야 군대도 안간 사람이 일국의 통수권자가 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논리겠지. 허나, 이 문제는 유신 및 5.16혁명이 일어났을 당시의 시대상황을 떠들어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풀기가 불가능하다. 

 

그 전에 내 어린시절부터 살펴보자. 내가 4-5살 때인 70년대 후반만 해도 내가 살던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의 우리 양옥집(별거 아니라 생각했는데 되돌아보면 우리 집도 어느 정도 사는 집이었다.) 앞에는 개천이 흘렀고 거기서 사람들은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하였으며 집 뒤편에는 초가삼간이 옹기종기 모여 중앙광장에 수동 펌프 하나 놓고 식수를 마련하곤 했었다. 물론 양복이 아닌 한복입은 사람들이 다수였다. 초가집을 본 20대 있으면 함 나와보라. 아마 없을 것이다. 방바닥은 연탄을 때서 덥혔으며(연탄불이 잘 타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했었다.) 대형마트, 편의점 따위는 눈을 씻고 찾기 힘들었고 요새는 굴러다니는 우유가 그 때는 큰 유리병에 고이 모셔져 배달되곤 했었다. 집 앞에 2층 이상의 건물이 없는 관계로 북한산이 그대로 다 보이곤 했는데 전두환 정권 들어서면서 급속히 발전해 2층집이 많아졌다.

 

각설하고, 5.16부터 살펴보면 지금의 시대에선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 많겠지만, 1950-60년대 당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제국주의가 물러나면서 식민지배를 받던 나라들에 혁명이 유행하였다. 특히 사회주의 혁명이 거샛는데 우리나라도 4.19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이룩하였다. 문제는 장면 정부가 무능하고 부패했으며 전국에 매일같이 데모,시위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릿고개(얼마나 처참했는지는 따로 함 찾아보시라.)가 만연했던 당시,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근대화된 엘리트집단인 군이 이런 상황을 방관하긴 힘들었다. 당시 군 내부에서는 엘리트인 군이 나라를 정리하고 이끌어야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더군다나 무상원조 일관하던 미국이 우리나라에서 자꾸 손떼려는 형편이었다. 안보, 경제, 정치 뭐 하나 바로 서있지 못한 형편에서 박정희가 이 기회를 활용, 장교들의 성원을 바탕으로 5.16혁명을 일으킨다. 하지만, 장면 정부가 짜놓은 경제개발계획(민주화세력들이 이것을 앞세워 박정희가 별거 아닌 것처럼 얘기하지만, 이는 내수주도 수입대체 정책으로 당시 식민지배를 벗어난 신생국가들에서 유행하던 정책이다. 그 폐쇄성으로 인해 가난만 불러오지만...)의 한계를 느낀 박정희는 바로 수출지향 개방경제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경제가 빠르게 좋아지게 된다. 하지만, 70년대로 들어서면서 핑퐁외교를 하던 닉슨이 중공과 수교를 맺고 주한미군을 3분의 1이나 감축하고, 북한의 김일성은 주체사상을 앞세워 세계 사회주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세습전제군주정을 수립하며, 남베트남이 북베트남에 의해 공산화( 재래식 무기를 갖춘 40만 월맹군이 초현대식 무장을 한 100만 베트남군을 이긴 사건. 미국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반공의식 부족으로 패망.)되어가는 등 국제 정세가 한치 앞을 바라보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당시 우리나라 GNP가 북한보다 낮았던 현실(지금은 상상조차 힘들 것이다.)에서 경제는 커녕 당장 국방이 어려운 처지가 된 것이다. 이에 박정희는 일본, 독일의 사례를 참고하여 중화학공업(전기전자, 기계, 비철금속_철강, 화학, 정유, 자동차, 중공업)을 일으키고자 마음먹는다. 그래야 국방과 경제를 동시에 일으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화학공업 프로젝트에는 100억달러의 자금이 소요될 형편이었다. 요새 100억달러야 외환보유고가 3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우리나라 경제규모에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1억달러 수출을 자축하는 형편이었음을 감안하면 나라의 명운이 걸린 프로젝트라 아니할 수 없었다. 이에 당시 경제정책 최고결정권자들은 이 정책을 밀어붙이면 엄청난 물가상승(계획경제를 해야하므로)과 그에 따르는 정치적 반발이 예상되니 이를 대통령이 책임지고 해결해주도록 제안했고 박대통령은 결연한 각오로 이를 수용하게 된다.

 

그 결과가 유신헌법임을 아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운명은 박정희를 더욱 거세게 몰아붙였다. 두 차례의 중동발 석유위기와 초고물가가 맞물리면서 부마사태가 일어났고 그 와중에 박정희는 미국의 사주를 받은 김재규의 흉탄을 맞게 된다(당시 박정희는 미국을 무시한 채 장거리 미사일과 핵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던 중이었다. 그래서 미국이 개입하게 됨.). 사정이 이런데도 박정희가 사리사욕을 채우고 장기집권을 하기 위해서 유신독재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민주화세력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본인들이 더 독재하고 싶은 존재들이기 때문이 아닌가? 일반 국민들은 일 많이 한 대통령으로 박정희를 최고로 꼽는다. 난 정말 민주화세력을 자처하는 지금의 민주통합당이 의심스럽다. 10년 전 참여정권을 세워놨더니 하는 일 없이 이념전쟁이나 하고 한나라당 핑계대면서 일도 안하고...... 그들에 따르면 지금 나라가 이 모양된게 모두 옛날에 새누리가 잘못해서 그런 것이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여대야소정부로 정부가 국회와 행정 모두를 장악하던 시기다. 친노좌빨종북 민통당은 지금 쓰는 핸드폰과 컴퓨터, 자동차를 모두 버리고 선거운동하라~!! 왜냐하면 그 모든게 박정희 아니었으면 만들어지기 힘든 것들이니까. 

 

박근혜 후보가 말하기를 "아버지는 아버지 시대의 과제를 해결했고 나는 내 시대의 과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지금의 시대에서는 평화적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공동번영이 시대적 과제다. 급격한 경제성장이 최우선 과제이던 그런 시기는 지난 것이며, 또 오늘날은 유신 당시의 정책을 써서는 나라가 발전할 수가 전혀 없는 시기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장지향적 복지가 필요하다. 나는 박근혜가 그  시대적 소임을 이룰 것이라 믿는다.

 

 

3. 유신은 독재다?

 

엄밀히 말하자면, 유신헌법은 '한국적 민주주의, 민족적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체제로서, 프랑스식의 막강한 대통령 권한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비상시엔 대통령이 초헌법적 긴급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대통령이 사법부 인사를 전면 장악함으로써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견제가 힘들다는 것이다. 결국, 유신정권의 도덕성은 전면적으로 대통령의 인격에 기대야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부분도 당시의 시대배경을 모르고서는 이해가 힘들다.

 

당시 민주화 세력 중에는 지금도 그렇지만 종북좌빨이 많았다. 1980년대 들어서는 NL계열 학생운동(이정희 의원이 속한 경기동부연합이 대표적 잔재들임. 민주통합당 임수경의원도 보라.)이 드러내놓고 주체사상을 떠벌리고 다녔지만, 당시에는 암암리에 무장공비도 많았고 판문점도끼만행사건, 김신조 특수부대사건 등등 크고 작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많은 시기였다. 게다가, 당시 북한사람들은 지금도 그렇지만 주체사상 교시를 토씨하나 안틀리고 달달 외우고 다녔는데 이는 고위급 인사부터 일반 평민에 이르기까지 모조리 똑같았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심지어 정부 고위 인사들도 사상이나 이념적 투철함이 없는 상태였다. 지금도 순진한 대학생들 중에는 주체사상에 넘어가는 사람들이 있을 지 모르겠으나 당시에는 그렇게 사상이 이상해지는 사람들이 많았다는게 문제였다. 실제로 여순반란사건이 일어났던 1948년 경에는 우리 국민의 80%가 사회주의를 지지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신정권이 반공을 국시로 내걸고 사상의 다양성을 탄압했던게 지금의 관점에서 보면 엄청난 인권유린으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건 그 당시에 민주주의 쯤이야 얼마든지 가볍게 수용할 수 있었던 아이큐 150짜리 최첨단 지식인이나 대학생 계층의 생각이고, 필부필부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그러한 사상적 다양성, 민주적 다양성이 당시 시대상황에서 썩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반공이 국시가 되고 압축성장과정에서 물질우선주의, 실력우선주의, 성과우선주의가 판을 치는 바람에 노동자의 인권이나 작업환경, 분배, 복지, 사회 전반의 도덕성 같은 면에서 많은 아픔이 있었다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 하지만, 그 때는 일자리라도 있었다. 그리고 박정희가 나빠서가 아니라 지금이나 예나 임금상승을 억제하는 것이 경제정책결정자들의 신조다. 왜냐하면 경제성장 이상으로 임금이 쓸데 없이 상승하면 물가만 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료보험이 처음 실시된 것이 유신정권 말기임을 감안하면 박정희도 국민의 복지에 아주 무관심했던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돈이 너무 없었기 때문에 전국민의료보험은 못하고 직장의료보험만 실시했던게 흠이리라.

 

좀 다른 얘기지만, 지금의 친노종북좌파들을 보면 느껴지는게 없는가? 참여정부 내내 이념논쟁으로 민생이 파탄났던 경험이 우리에겐 생생하다. 민주주의란 것은 시민의식이 성숙할 때 원활한 것인데, 패거리정치 일삼는 친노종북이 원활하게 민주주의 할 리가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다. 5.16 혁명 당시 민주화세력 중에도 80년대만큼은 아니지만 종북좌익이 많았으며 시민의식이란 것은 실종에 가까웠다. 그 한 예로 박정희 정권 출범 초기에 있었던 한일협정이 있다. 당시 박정희 정권 입장에서는 수출지향 개방경제를 위해서 외화차입이 절실히 필요했었다. 달러가 있어야 외국에서 물건도 사오고 공장도 짓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일청구권을 포기하고 급한 대로 푼돈이라도 얻어 써보려고 맺은게 한일협정이었는데, 이 때 우리나라 지식인들이라고 할 사람들이 보여준 행태는 지금의 민주통합당이랑 다를게 없는 구태정치의 전형이었다. 이유를 막론하고 한일협정 무조건 반대였는데, 당시 박정희 정권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경제개발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었던 것이다. 합리적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발전이 시급했던 군 출신인 박정희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필히 애국지사입네 하는 지식인들, 좌파정치인들과는 대화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사정이 이럼에도 지식인들 논리는 "박정희가 빠르게 경제발전하여 쿠데타 정권의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수작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지식인이네, 애국지사네, 좌파네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유일한 insight이 딱 하나 있다면, 바로 본인들이 '일삼는 반대는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가 많다'는 것이다. 이건 조선시대부터 있어 온 우리나라 지식인들의 고질병이요 악습인데, 그러한 반대가 얼마나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가 하는 것은 모두가 조금만 고개숙여 생각해 봐도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식인들의 그러한 모습이 오늘날에도 여전하며 여기서 우리는 우리시대의 정치개혁에 대한 시대적 문제의식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유신은 형식적으로는 국회도, 언론도 존재했었고 그건 5.16 혁명정권 출범 초기에는 더더욱 그러했었다. 터키 근대화의 아버지인 케말 파샤를 보라. 야당 자체를 세우지 않았고 세웠어도 문제가 있으면 가차없이 없에버렸다. 언론은 아예 입도 뻥끗하지 못했는데, 유신치하 언론은 그래도 사후 통제라 반체제적 발언이 나오면 그 때 통제가 들어갔었고, 이 과정에서 수 많은 언론인이 부당해직을 당해야 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케말 파샤는 현재 터키국민들에게 존경을 받는데, 우리의 현실은 아직 멀은 것 같다. 세월이 좀 더 흘러야할까? 또 다른 예를 찾고 싶으면 칠레의 피노체트를 보도록. 1973년 사회주의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을 축출하고 수 만명의 정치범을 살해, 고문, 실종시켰지만, 컬럼비아대 제프리 삭스 교수(당시 30살)의 자문을 받아 시장경제를 추진, 오늘날 우리나라와 당당히 FTA를 맺고 잘 살고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선 김영삼도 김대중도 다 끝까지 살아남았다. 정말 자기 안위만을 생각했던 박정희라면 그렇게 양반짓을 하면서 국론분열에 시달릴 필요가 없었으리라.

 

더욱 잔악한 예를 하나 들어보자. 칠레는 그래도 양반이지 그 외의 남미의 쿠테타들을 보면 이건 형식적인 재판이고 뭐고 아무 것도 없다. 우리나라는 인혁당 사건 등의 처리과정이 사법살인이었다고 떠들어대지만, 남미는 정치범들을 재판정에 세우기는 커녕 그냥 몰래 데려다가 비행기 태운 뒤에 쥐도 새도 모르게 하늘에서 떨어뜨린다. 그래도 군사혁명 하면서 한국적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웠던 박정희는 이런 저질 쿠데타와는 차원이 다른 통치를 했던 것이다. 뭐, 저질이나 고질이나 쿠데타는 쿠데타 아니냐고 교과서적인 얘기를 한다면 또 모르겠지만.......

 

 

4. 민주주의는 지고지순한 가치다?

 

정말 그럴까? 상당부분 맞는 얘기지만, 일정부분은 전혀 진실이 아니다. 그 대표적 예가 인도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나서 최첨단 민주주의로 무장했던 인도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를 하면서 지금도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아프리카는 어떤가? 서구열강 제국들로부터 독립하고 나서 수입대체 폐쇄경제 사회주의를 하더니 지금도 굶어죽는 어린애들 대량생산하면서 유엔에 손벌리기 일쑤다. 북한은 아주 압권이다. 사회주의 폐쇄계획경제의 전형이다. 1990년대 후반 수 많은 인민들이 굶어죽었다. 우리는 TV를 통해 비친 그들의 실상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많겠지만 민주주의한다고 경제성장 및 빈곤탈출이 저절로 보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경제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GNP 4000달러가 넘는 나라치고 자율화, 민주화 안된 나라가 없다. 결론은 민주주의는 경제성장 및 빈곤탈출을 담보하진 않지만 경제성장을 통해 노동자 소득이 늘어나고 경제가 민주화되면 민주주의는 저절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 과거 군사정권들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사회주의 폐쇄경제를 하지 않았고 정치적 정당성의 부정을 경제적 정당성으로 커버하는데 적극 매진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물질적 토대를 닦았다. 이래서 내 개인적으로 박정희는 역설적 민주주의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민주주의의 물질적 토대는 민주주의의 충분조건이다.)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박정희에 대해 가지는 미묘한 감정의 토대요 박정희의 공과에 관한 그 수많은 논란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이건 마키아벨리적인 얘기인데, 경영학 서적에서도 나오는 애기이지만, 시대가 어지러울 때는 강력한 리더쉽이, 평안할 때는 민주적 리더쉽이 요구된다. 이를 가장 잘 실천했던 사람이 당나라 태종인데, 그는 정권을 잡기 위해 형제도 죽였을 정도로 냉혹했지만, 정권을 잡고 나서는 민주적 국정운영으로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이는 독재적이고 권위적인 리더쉽이 상황에 따라서는 약이 될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다고 당태종이  형제를 죽인 것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시대가 어지러울 때 리더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우리가 한 번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더 더욱 놀라운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력한 리더쉽이 지배했던 시기(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독재했던 시기)에는 경제가 한껏 성장하곤 했었다. 물론 그 강력한 리더쉽이 부정적인 거(예 : 김정일, 김정은)라면 얘기는 반대가 된다. 어쨌든, 이는 민주주의가 맹목적으로 숭배받는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근한 예를 들자면 터키의 케말 파샤가 있다.

 

 

5. 박정희 때 대기업이 많이 컸는데 그 딸인 박근혜라고 경제민주화를 하려고 하겠는가?

 

이 문제도 당시 시대상황을 보면 답이 나온다. 박정희 정권 출범 당시에 우리나라에 대기업이라고 할 만한 기업이 몇이나 있었나?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지금도 특히 첨단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들의 자산규모나 시장지배력을 보면 우리나라가 한참 모자라는 것을 목격할 때가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이렇게 갑자기 커진 것은 1997년 IMF 사태 이후임을 모두 잘 알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경제규모에 삼성, 현대, 대우가 큰 기업임은 분명했다. 그리고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 삶이 정말 팍팍해졌고 양극화가 심화됐었다. 하지만, 중화학공업화 프로젝트가 끝나고 전두환 정권에서 미국유학파 경제관료들이 자율화, 자유화를 추진하면서 물가도 안정되고 양극화도 많이 줄어들게 된다.

 

무엇보다도 유의해야 할 부분은 박정희는 대기업을 싫어했다는 것이다. 평소 그는 "남의 돈 빌어다 쓰는 주제에 사치나 일삼는다."며 가진자들이 일신의 행복을 누리는 것에 매우 못마땅해했었다. 그런데, 왜 대기업을 키웠냐고? 엄밀히 말하자면 대기업을 키운 것이 아니라 달러를 잘 벌어오는 기업에게 정책금융으로 혜택을 주다 보니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대기업에게만 지원정책을 썼던 것이 아니었다. 중소기업, 대기업을 막론하고 달러를 잘 벌어오는 기업은 무조건 지원했었다. 다만, 중화학 공업을 하면서 대기업이 더욱 커졌던 부분은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잔혹한 예가 있다. 새한자동차(90년대 초까지도 새한의 이름을 단 버스가 돌아다녔었다.) 처리과정인데, 정책자금을 대고서도 경영을 제대로 못하자 박정희는 유신시절 이 회사를 한 번에 공중분해시켜버린다. 정말 대기업만 챙기면서 뒷문으로 정치자금이나 받고 그랬었다면 이렇게 박정희가 할 수 있었을까? 

 

 

 

6. 유신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정치적 효율성이 고도로 발현된 한국적 민주주의의 한 형식이다. 물론 정치가 경영은 아니기에 사법권이 대통령에게 종속된 체제를 두고 민주주의라고 하긴 힘들겠다. 그러나,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조직을 보면 당시 대통령이 민의를 수렴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통일주체국민회의란 초헌법적 기구로서 일반 국민들이 선거로 뽑은 대의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회에서 의결된 헌법개정에 대한 최종 결제권리를 가지고, 국회의원 정수의 3분의 1에 대한 투표권도 가지며, 대통령선거 투표권도 여기서 가진다. 그러니 직선제는 아닌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대의원을 국민의 손으로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희는 평소 기성정치인들을 싫어했다. 몇 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정치인, 또는 지식인은 거짓말만 일삼는 믿을 수 없는 존재이며 자기 잇속만 챙기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김정렴씨에 따르면 대통령선거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비효율에 질린 박대통령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과정을 고안하다 통일주체국민회의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그렇지만 정치에는 엄청난 비용과 국론분열이 소요되게 마련이다. 당시 시대상황에서 이런 단체가 과연 필요했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지만 민의에 의해 선출된 대의원이 정치에 전문가이며 애국심이 있는 사람이라면(물론 그래야한다.), 게다가 직업정치인이 아닌 사회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테크노크라트의 성격이 짙다면, 또 그런 사람들이 국회의 3분의 1을 뽑는다면(비록 대통령이 천거한 사람들에 대한 찬반형식의 투표라 하더라도) 대통령으로서는 좀 더 스피드한 국정운영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감히 상상해본다.

 

물론 이렇게 얘기하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날뛰는 애국지사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한국의 대기업들이 황제경영으로 초스피드경영을 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면 아주 말이 안되는 것만은 아니다. 그리고 박정희는 정치과정에서 직업정치인들을 자꾸 배제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대의원은 정당출신이 할 수 없었다. 그럼 정치인이 아니면서 정치에 대한 전문가일 수 있는 사람이 대의원이 되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국정운영이 소모적 논쟁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뭐 이거 조차 장기집권을 위한 공갈이라고 일축해버리면 할 말은 없지만 당시 정책결정자들은 대통령의 이런 생각에 많이 공감했던 것 같다. 박정희 평전에도 나오는 얘기지만 우리가 이를 이해하려면 박정희가 유교적 윤리주의자라는 점을 먼저 알아야 한다. 정치와 법에 앞서 윤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박대통령은 철인정치를 꿈꾸는 사람이었다. 윤리적이고 능력있는 철인이 상당한 권한을 쥐고 국정을 운영하는 꿈을 꾸었던 것 같다. 그리고 법보다 윤리가 앞섰기에 반대파들도 윤리가 없어보이면 법보다 주먹으로 먼저 다스리기도 했지만, 어쨌든 나름의 이상을 추구하고자 애쓴 것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떠나 중화학공업화는 유신의 가장 중요한 명분이었음을 잊으면 안된다.

 

 

 

7. 유신시절에 인권유린이 심했다?

 

육영수 여사가 죽고 나서 박정희의 폭력성이 심해졌었다. 좀 더 부드럽게 다뤄도 될 일을 폭력으로 쉽게 해결하려 했다는 점이 유신정권의 최대 약점이다. 대통령이 전권을 쥐고 있을 수록 대통령의 인격은 더욱 고결해야 하거늘...... 하지만 나는 박정희가 당시 시대의 자화상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정권이 하는 일에 무조건적 반대만을 일삼는 진보지식인, 정치인...... 이에 맞서 빠르게 경제를 성장시켜야 하는 대통령...... 어쩌면 당시 사람들 모두가 박정희의 형성과정에 조금씩 기여했다고 보는게 옳다. 뭐 대한민국 정부의 약점이 정치적 자산인, 대한민국 정부와 여당에 대한 비판과 저항으로만 먹고사는 정치인이나 평론가들 입장에선 박정희가 눈엣가시정도였으리라.

 

 

 

8. 박근혜는 서민생활을 못해봐서 서민을 생각하지 못한다. 서민이 이득볼려면 서민출신 대통령을 뽑는게 맞다?

 

그럼 여러분은 경제를 운용할 능력이 없는 서민출신을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가? 또는 이미 부자가 된, 기득권이 된 서민출신을 대통령으로 뽑을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이 어떤 질병에 걸려 아프다고 해서 그 사람을 그 질병에 대한 전문가로 인정해줄 수 있는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위의 질문은 어불성설임을 알 수가 있다.

 

진정 서민을 생각하는 대통령은 고용을 창출하고 노동권과 공정거래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실행에 옮길 줄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그런 공약을 누가 잘 제시하고 있는가? 나는 박근혜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말하는데, 여성으로서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고 해서 그 여성이 여성들의 문제를 제일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는 아닐 것이다. 여성문제 전문가가 되려면 법학도, 의학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방향을 바꿔서 역대 대통령들을 보자. 역대 대통령 중 노무현, 이명박은 어떠한가? 그들은 가랭이 찢어지게 가난한 서민출신이다. 그런데, 노무현은 삼성과 친했고 이명박은 대기업 프렌들리였다. 둘 다 재리에 아주 밝은 사람들인데, 이들이 순수한 의미에서의 서민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는가? 가진 것 없이 살면서 세상의 잔혹함에 물들면서 오히려 부자보다 더욱 재리를 좆지 않았을까?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

 

 

 

9. 그래도 박근혜 친척들 중에 가진 자들이 많고, 그 주변에도 가진 자들이 많다. 박근혜가 공정하게 약자를 대변해 줄 수 있는가?

 

박근혜가 제시한 정책을 보라. 그리고, 나는 그녀가 말하는 공약이 반드시 실천되리라 믿는다. 왜냐하면 그녀는 한 번 말하는 것은 반드시 지키려고 하며, 지키지 못할 약속은 아예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더 간단히 말해 크게 능력있지는 않을지 몰라도 쓸데 없이 허튼 소리는 하지 않는다. 원칙중심의 판단과 실천, 이 부분이 박근헤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사실 박근혜의 행보 중에 어떤 것은 인기있고 어떤 것은 인기가 없다. 하지만 그녀는 인기를 위해 허튼소리나 장밋빛 공약을 내세우진 않는다. 주변에 부패세력이 많다고는 하지만 그런 거에 관계 없이 박근혜는 본인의 일만 꾸준히 할 사람이다.

 

박근혜가 나쁘다, 좋다 그런 얘기가 아니다. 그런걸 떠나, 한 번 말을 할 때 신중하게 생각해서 하고 또 한 번 말을 했으면 좋건 싫건 반드시 지키려고 하는 이런 성향은 대통령으로서 무척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비해 문재인을 보자. 좌깜박이 우회전 노무현 정권에서 비서실장을 지냈다(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정황상 그 주변에 참모들이 노대통령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문재인은 그 참모들 중에서 장을 지냈었다. 정말 노무현 정권의 명예를 지키고 싶으면 문재인은 사상전향을 하던가 아니면 손학규에게 자리를 내주던가 해야 할 것이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이번 대선의 최대 이슈인 안철수-문재인 단일화 과정을 보자. 여기서 나온 구설수들은 가히 정치공학의 극치라고 할 만하다. 사항이 이런데도 문재인을 적극 지지하기로 한 안철수도 보통 정치꾼이 아니다. 이제 확실히 아마추어 티는 벗어난 듯. 하지만 새정치를 추구하는 개혁가 안철수는 이제 죽었다. 정치꾼 안철수로 거듭난 것이다.

 

이건 좀 우스운 얘기지만 나는 새누리당이 민주통합당보다 다루기 쉽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성향이 예측 가능하다. 하다 못해 비리를 얼마나 저지를 것인가도 쉽게 예측 가능하다. 물론 요새는 안두희 쇄신특위위원장이 맹활약을 하고 있기에 새누리도 확실히 점진적으로 변해가기는 변해갈 것이다. 앞으로 박근혜의 역할이 더욱 기대된다. 이에 비해 민주통합당 사람들은 말빨이 청산유수다. 무슨 일만 터지면 그 모든게 새누리당, 기득권 탓이다. 음모론도 이런 음모론이 없다. 그리고 정치쇄신이니 개혁이니 좋은 말을 잔뜩하면서 사람들의 기대치를 한껏 올려놓지만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들이 참여정부 때 했던 행태는 무엇이었나? 자기들 지지기반 깎는 오만가지 행동을 다 하고 다닌 사람들이 아닌가? 한미FTA만 놓고 봐도 그들이 정말 서민을 생각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뒤늦게 서민들을 위한 기초생활보장법을 마련했다고는 하지만 이게 2007년도에 입법이 되었기 때문에 재미는 이명박 정권이 다 보았다. 이명박 정권 들어 불평등지수가 좀 낮아졌긴 하다. 기초생활보장법을 먼저 시행하고 복지기반을 탄탄히 해가면서 국민이 천천히 FTA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순서이거늘 정치가 어려워지니 갑자기 국면전환용으로 한미FTA 추진해놓고는 또 시끄러워지니까 기초생활보장법하고..... 이랬다 저랬다 국민들이 얼마나 놀랬을까?

 

종부세 문제도 보자.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참여정부는 중앙관청을 지방으로 내려보내면서 전국의 땅값은 모조리 올린다. 물가가 올라 못살겠다고 국민들이 아우성치자 이번엔 또 갑자기 종부세를 들고 나온다. 그런데, 이 종부세란게 세법상 근거가 없다 한다. 재산세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데, 거기에 또 종부세를 붙여 까놓고 얘기해서 그냥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를 경제적으로 처벌하자는 것인데, 그래서 지금 어떻게 되었나? 부동산값이나 전세금은 아직도 내려올 줄을 모르고 거래는 거래대로 안된다. 이명박 정부 와서 강만수가 이를 없에려고 했는데 민주당에서 종부세 없에면 빈부격차 심해진다고 없에면 안된다고 했다 한다. 참 그 화끈하게 잘 밀어붙이는 이명박 조차도 못하는게 있더라. 어쨌든, 그 바람에 물가상승이 겁나서 금통위에서는 아직도 금리를 대폭 못내리고 하우스 푸어를 비롯한 전국의 국민들이 불황과 고율의 이자, 그리고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시장경제에 대한 철학이 없는 얼치기 종북사회주의자들이 또 우리나라를 5년이나 혼란에 빠뜨리도록 놔두게 할 것인가? 아니면 박근혜를 찍을 것인가? 여러분같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10. 박근혜는 이명박 정권의 공동책임자다?

 

사실 무근이다. 뭐 박근혜가 이명박 정권 들어와서 일을 안한 것은 사실아닌가? 이명박이 하도 잡아죽이려하니 구설수에 오르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는데 치중한건 인정한다. 정권말기에 세종시 문제 빼놓고는 별반 한 것은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초기의 그 살벌한 분위기를 되새겨보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공천학살로 친박계가 당에서 대거 쫓겨난 상황에서 여자 혼자 방콕족이 되는 것 외에 무슨 수가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그동안 발의한 법안에 본인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는 이유로 공동책임자라고 한다면 박근혜도 명의상 공동책임자라고는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혹자는 줄푸세를 얘기하면서 박근혜가 민생을 파탄내는데 이명박과 공동기여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줄푸세를 얘기했던 당시 상황은 세계적으로 경제위기가 심각했던 시기였다. 또한 한나라당은 보수정권이다. 보수정권이라 줄푸세 주장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군다나 외환보유고가 3000억달러를 넘는 우리나라지만 대외 순부채가 현재 0.1조달러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달러를 많이 벌어야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줄푸세를 통해 수출을 늘리자는 주장은 실용적 정당성을 가진다. 다만, 줄푸세의 혜택을 본 대기업들이 그 만큼 고용을 못늘렸고 수출기업 중심으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게 문제인데 이것은 줄푸세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줄푸세 중 마지막인 "세(법질서를 세우자)"가 부실하여 공정거래가 제대로 안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명박정부는 공정거래법을 대기업에게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등한시하고 동반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런데, 이마저도 너무 늦게 출범했고 또 구설수가 많았다. 또한, 줄푸세를 애초에 주장했던 것은 박근혜임에 틀림없지만 지난 5년간 실질적 집행자는 이명박이었음을 생각한다면 거꾸로 박근혜가 지난 5년 집권했었다고 가정할 때 박근혜의 후속조치는 어떠했을까도 상상해 볼 수 있겠다. 

 

 그 외, 미디어법 만들면서 이명박과 박근혜가 충돌한 부분도 예로 들 수 있겠는데, 나는 이 때 박근혜가 보여준 미적지근한 태도가 박근혜가 야당으로부터 유신의 딸이라고 욕을 먹는 결정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디어법이 진짜 위헌적인 법인지는 헌법재판소가 판단할 일이며, 박근혜 탓을 하기 이전에 야당 스스로 깊이 반성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왜 본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언론들이 민주화가 된 지 십 수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론메이킹이나 자본성장면에서 별볼일이 없는지를, 또 왜 본인들은 대안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일삼았는가를. 그게 단지 조,중,동이 이 나라 국민들의 눈과 귀를 어둡게 했기 때문인가? 그건 절대 아니다. 스스로의 주장들이 여론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퇴출당한 것 뿐이다. 자꾸 그들의 새누리탓, 조중동탓 하는 모습에 나는 이력이 난다. 나는 요새 미디어법때문에 생긴 종편들이 만든 다양한 정치평론 프로그램을 보면서 지적인 풍요로움을 느낀다. 역시 규제완화는 잘만 하면 좋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종시 수정안 저지사건 역시 박근혜가 야당으로부터 충청도표를 노리는 기회주의자라는 욕을 먹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정권 말기 친박이 힘을 얻는 시기에 일어난 일이라 박근혜가 힘을 낼 수 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외 여러가지 일들이 있겠지만 노무현 정권 이래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던 관계로 생략한다.

 

11. 박근혜는 전라도를 차별할 것이다?

 

지금 선거캠프 대변인이 목포 사람이란다. 그 외 선거캠프에도 전라도 사람들 은근히 끼어있다. 한화갑, 한광옥도 박근혜와 합류했다. 혹자들은 어떻게 유신의 잔재와 김대중의 후예가 손을 잡을 수 있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화갑, 한광옥은 이념적으로 보수다. 그리고, 지금의 새누리는 국민통합을 이야기한다. 박근혜는 김대중과도 화해했다. 또한 박근혜는 자기를 잡아죽이려 한 친이세력도 포용하고 있다. 시대가 통합을 이야기하는데 같은 보수이념을 지향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화해하지 않고 손을 잡지 않을 명분이 없는 것이다. 최근에는 광주_전남지역 대학교수 240명이 박근혜를 지지했으며, 안철수 지지자 중 광주_전남지역본부도 박근혜지지를 선언했다. 국민대통합위원회도 생겼으니 이제 박근혜가 탕평인사 안하면 국민과의 신뢰와 약속을 저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의 기본 성향상 이 모든 약속을 저버리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가 전라도를 차별했다며 입에 개거품 무는 전라디언들이 많다. 정말 그럴까? 부마사태를 보자. 유신정권에서 일어난 가장 강력한 무력진압으로 5.18 광주사태와 비견된다. 부산, 마산에선 그래서 야권이 우세하지만 지금은 박근혜 지지가 조금 더 우세하다고 알고 있다. 기실 전라도의 피해의식은 산업화에서 소외된 것에 기인한다. 당시 경상도에는 공장이 잔뜩 지어졌지만 전라도는 그렇지 못했음을 유신정권의 반민주성을 핑계삼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것일 뿐인데, 그것 역시 당시 시대상황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국가적으로 제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당시 우리나라의 최대 수입원이었던 미국에 수출을 하려면 우선 경부고속도로를 놔야 했었고 당연히 그 라인 주변으로 공장을 지어야 했다. 경상도를 전라도보다 더 챙기려고 그랬던게 아니라 현실적 필요에 의해 경상도를 챙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라도의 지역정서를 의식했던 박정희는 나중에 전남 광양에 산업단지를 하나 조성해준다. 이걸 두고 지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박정희의 최대의 정적 김대중이 전라도였기 때문에 전라도사람들이 은근히 피해의식을 가지는 것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처럼 전체적인 구도를 놓고 보면 특별히 어느 지역을 차별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한편, 그러는 지금의 민주통합당은 전라도를 위해서 하는게 뭔가?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에 참여정부가 경상도정권임을 자인하던 사람이다. 참여정부 하면서 동교동 계열은 모조리 ?겨나다시피 했는데 그럼에도 전라도인들이 무조건 민주통합당만 찍는 이유를 애시당초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고 민주통합당이 구태정치가 아닌 것도 아니고..... 여당에 무조건 반대만 일삼으면 애국지사고 민주투사인가?

 

 

 

12. 박근혜는 깨끗하다 할지라도 그 주변에 나쁜 놈들이 많다?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그런 나쁜놈들을 좋다고 뽑아준게 누군가? 국민 아닌가? 그건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문재인 후보과 관련된 부산저축은행 특혜 논란, 안철수의 BW 남용 의혹 등등을 보면 정도만 다르지 도데체가 다를게 없다. 차라리, 나는 박근혜가 그런 나쁜 놈들 데리고 여기까지 온 것만해도 장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사람들이 크게 착각하는게 있다. 정치인이 나빠서 나라가 이 모양이라고. 사실은 인과관계가 틀렸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국민의 수준과 일치한다. 국민이 못났기 때문에 정치가 엉망인 것이다. 그나마 안대희씨같은 사람이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장하면서 새누리당도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 또한 박근혜 후보도 정치가 깨끗해지도록 인적청산이 아닌 시스템적, 제도적 개선을 약속했다. 기대가 무척 크다. 그리고, 나는 노무현식 편가르기와 혁명이 아닌 점진적 개혁과 통합을 원한다.

 

 

13. 누가 대통령이 되든 서민들은 똑같다?

 

천만에 말씀이요 만만의 콩떡이다. 세계에서 국민들의 아이큐가 제일 높은 나라가 어딘지 아는가? 북한이다. 그 다음이 남한과 이스라엘로 공동 2위다. 그런데, 잘살기는 이스라엘과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산다. 그 이유가 뭘까? 답은 인센티브 시스템과 제도에 있다. 한 나라의 경제제도가 잘못되면 북한 꼴 나는 것이다. 같은 얘기인데, 남한과 이스라엘보다 머리나쁜 스위스나 룩셈부르크, 스웨덴 등등이 더 잘살고 부강하다. 머리 좋은거랑 잘먹고 잘사는거랑 크게 상관관계는 없음을 우리는 명백하게 알 수가 있다. 서민들이 진짜로 잘 살려면 말빨만 좋고 세련되어 보이면서 약속을 잘 어기는 후보보다는 좀 투박해보이고 어눌해도 정신이 바로 박힌 성실한 원칙주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민주주의 시대라지만 아직도 지도자는 중요하다. 특히 시대가 어지럽고 어려울 수록 더욱 그렇다.

 

14. 박정희는 친일파다?

 

박정희는 사상체질로 보면 태양인이다. 태양인들은 대체로 활달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사주팔자 얘기하면 웃겠지만 역마살도 있다 한다. 그리고 군에 자원하기 전에 주변에다 그랬다 한다. "칼 차고 말타는게 멋있지 않은가?" 군인으로 타고난 팔자인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광복군이 아니라 일본군에 입대를 했냐고? 정확히 말하자면 대일본제국 관동군 육군사관학교에 입대했다. 단순히 군대가 좋았다면 사병으로 입대해도 될 것을 사관학교에 들어갔다. 한편, 일본은 당시 한국보다 선진국이었다. 그의 행적 및 어록을 보면 그는 거기서 뭔가를 배우고 싶었던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004년 과거사 위원회에서도 말했듯 그가가 적극적으로 친일했던 흔적은 없다. 다만, 군사혁명 후에 친일파문제 정리를 안하고 친일파 출신들과 손을 잡은 부분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었다고 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애국지사네 지식인이네 하는 사람들이 현실적 행정능력은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기 때문이다. 애국지사들이 독립운동하느라 공부를 못해서는 아닌 것 같다. 자질이 원래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 아닐까?

 

 

 

15. 박정희의 시대는 어둠의 시대다?

 

웃기는 얘기인데, 나는 박정희의 시대가 '영웅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박정희 자체가 폭력을 좋아했지만, 채찍이 강했던 만큼 당근도 화끈했다. 탄압과 진압, 긴급조치가 난무했지만 그 속에서 민주인사들의 인권을 향한 부르짖음도 강했다. 박정희같은 근대화 영웅이 있었다면 김대중, 김영삼같은 민주화 영웅도 있었다. 나라 전체가 화끈하게 돌아가던 시기다. 지금처럼 보수인 척, 진보인 척 하는 사람들만 넘처나던 기회주의 시대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상 박근혜를 왜 지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나의 생각을 문답형식으로 대강 정리해 보았다. 이 외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큰 골격은 위와 같다. 워낙에 짧은 생각으로 짧게 쓴다는게 여차여차하여 거창하게 길어졌다. 여러분의 용서를 빈다. 많이 꾸짖어도 주시고 비판도 해달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나는 변덕이 심한 정부는 싫다. 좀 맘에 안드는 정책을 쓴다 하더라도 나름의 철학과 일관성을 꾸준하게 추진하는 정부를 원한다. 또한 잘못했으면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도 하면서 대책을 세울 줄 아는 정부를 원한다. 나는 말로만 서민정부 서민정부 하면서 반값등록금같은 말도 안되는 정책만 내세우는 정부보다 대학안가고 고등학교만 나와도 인간답게 잘 살 수 있는 실질적인 취업정책, 교육정책을 펼 줄 아는 정부를 원한다. 사회를 일거에 확 뜯어고치면서 과거를 부정만 하려는 정부보다는 점진적 개혁을 추구하면서 통합하는 정부를 원한다. 이념투쟁과 편가르기에 매몰된 정부보다는 민생에 올인하는 정부를 원한다. 말로만 공정과 평등을 외치는 정부보다는 공정과 평등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줄 수 있는 정부를 원한다. 조국 근대화에 죽음으로써 투신했던 박정희를 온갖 거짓선동으로 깎아내리고 비방하기에 바쁜 정부보다는 박정희의 조국 근대화를 완성하고 현대화로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정부를 원한다. 나는 박근혜가 내가 원하는 정부를 이끄는데 최적임자는 아니라하더라도 차선은 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종북좌익 민주통합당이 집권해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한다(지금의 민주당은 옛날의 민주당이 아니다.). 이에 박근혜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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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12.26 16:29

    1 박정희의 최대의 실책은 고교 평준화였다

    평균은 향상됐지만 상층부의 수준은 낮아졌다
    지식의 전문화 파편화 현상이 극심해졌다
    현재 한국의 위기는 지적 위기다

    2 한국의 정치판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대표시장이다.

    정치판에 들어가려는 사람들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사람들 대부분은 절대 정치를 해서는 안될 사람들이다.
    특히 운동권 486들은 심각하다

    3. 박정희에 대한 극복 없이는 민주당은 절대 정권을 잡지 못 한다.

    박정희의 경제정책은 김대중 노무현의 경제정책보다 훨씬 좌파적였다.

    김대중은 imf의 앞잡이 노릇을 노무현은 삼성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한국을 신자유주의 체제로 바꾸었다.

  • 12.12.26 16:39

    4 현재 한국에 대한 위협은 북한이 아니라 바로 신자유주의 체제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는 한국의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와 공산주의는 하나의 몸통에 마주보는 두개의 머리를 가진 샴쌍둥이와 같다.
    신자유주의와 공산주의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공산주의가 시장과 재산을 폐기하는 것이라면 신자유주의는 국가권력을 폐기하는 것이다

  • 12.12.26 17:06

    논리는 만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지만 도덕성은 간단하지만 명료하지요. 이 모든 변명은 도덕성이라는 핵심이 빠져 있네요
    당연히 글쓴이도 인간이 가져야할 상식선에서의 도덕성이 결여 된듯 싶네요.
    궤변으로 여러사람 정신 흐려 놓지 마세요. 그 업도 갚으려면 다음 생에서 고생 많이 하실 겁니다.

  • 12.12.26 19:50


    박정희가 독재자라고 하는 이유는 유신을 했기 때문입니다.

    일본군에 입대해서 독립군 때려잡던 박정희가 영웅 이라면,

    광주 사람들 총으로 쏴 죽였던 전두환도 영웅이고 나랏돈 빼돌린 노태우도 영웅이겠네...

    이런 식으로 한국사람들을 혹세무민하려고 하니 정치가 이 모양이지...쯧쯧...

    박정희 같이 여자하고 같이 술마시다 총 맞아 죽은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이

    언제나 한국인들을 슬프게 한다. 허허..유신하게 생겼네...

    박정희는 무소불위의 독재자였다. 고 생각합니다.

  • 12.12.26 20:01

    어떤분은 이글을 삐끼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냥 상대할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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