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동북공정, 민족주의, 역사왜곡, 미스캐스팅, 표절등의 논란을 빚고 있는 태왕사신기.
모래시계 이후 송지나작가 김종학감독을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인정하고 있는 나지만,
욘사마열풍은 이해하지 못한 나기에 광개토태왕을 배용준이 맡았다는 사실로
태왕사신기에 전혀 관심이 없다가, 문득 지극히 사적인 사실 하나가 내게로 와
1회부터 9회까지를 다운로드 하게 되었다.
송지나작가의 유려한 대사들은 여전했다.
김종학감독의 연출력은 이후 수요일과 목요일을 빠짐없이 기억하도록 만들기에 충분했고.
이름모를 배우들의 캐릭터들 또한 신선했다.
일련의 논란을 제외하면.
그 중에서도 마음을 울린 몇 장면!
어린 태자 : 대답해 봐, 이렇게 열심히 싸움 기술을 배우면 내가 좋은 왕이 될 거 같니?
어린 기하 : 전 그냥...왕자님이 더 세지고 더 날래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혹시라도 위험해져도 다치지 않고 도망가실 수 있음 좋겠습니다.
어린 태자 : 기하야.
어린 기하 : 예.
어린 태자 : 언제나 내 옆에 있어. 언제라도 돌아보면 보이는데...있어 줘.
기하 : 저를 나가게 해 주세요. 한 분의 목숨이 위험해요.
호개 : 누군지 물어봐도 돼요?
기하 : 그 분을 지켜드리지 못하면, 저도 살 수가 없어요.
태자 :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지? 나라의 대신들은 내 아버지 폐하를 대적하고 저들의 왕을 세우려고 나를 죽이고 싶어하는데, 나를 지켜준다던 무사들은 내게 자결을 바라고, 내가 믿던 여인은 다른 이를 왕으로 섬긴다고...
기하 : 미우십니까? 원망스러우십니까?
태자 : 많이 상했구나아, 얼굴이...
기하 : 화를 내셔야 합니다. 전 태자님을 속였습니다.
태자 : 니 마음도 그러한가?
기하 : ......
태자 : 니 마음도 그러하냐고 물었어.
기하 : ......
태자 : 주작은 하늘이 내린 운명! 기하야, 나 때문에 힘들어 하지 마.
기하 : 기억합니다. 장소각이였던가요? 처음 제게 말을 걸어주었을 때, 그 때 제 심장이 얼마나 세차게 뛰었는지...
호개 : 그대와 태자 어렸을 때 부터 친구라지요? 그러니까...
기하 : 친구가 아니예요. 그분은 내게 그린내(사랑하는 사람)예요. 죽어도 그리움을 거둘 수 없는 분이예요. 오래전부터 그랬어요.
호개 : ......
기하 : 부디 주작의 심장이 더 맞는 분을 찾으시길 바래요.
호개 : 그 주작의 주인이라는 것이 아무나 이 심장만 가지면 되는 것이었나요?
기하 : 저는 아니었나 봐요. 주작도 쥬신나라도 어느 것도 내겐 부질없어요. 소중하게 생각되지가 않아요. 이런 내가 주작의 주인일 리가 없어요.
호개 : 그럼 날 왕이라 부른 것도 그저 해본 소리였어요?
기하 : 그분을 살리기 위해서 그랬어요. 그 분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요.
호개 : ......
기하 : 왕이 되세요. 고구려의 왕이 되시고 주신의 왕이 되세요. 그리고 날 그 분에게 보내줘요. 살아 다시는 만나지 않게 할게요. 소식도 듣지 못하게 할게요.
수지니 : 근데, 제 목숨 괜찮겠습니까?
태자 : 무슨 뜻이야?
수지니 : 우리 사부들은 그 여자가 화천의 앞잡이라고 하던데...그렇다면 그 여자 제 숨통부터 딱 끊어놓고 거시기님을 죽이고자 할거예요.
태자 : 지금 내가 믿지 못하는 건 너야. 너하고 니 사부 패거리들. 그 여자, 기하는 내가 열 한살 때부터 믿어왔던 사람이고. 이해가 좀 되니?
주무치 : 아, 안 먹고 죽는대잖아, 그런 처자한테 뭐하러 쓰나?
바손 : 너 혹시 성내고 있냐?
주무치 : 아, 내가 왜 성질을 내?
바손 : 지금 성내고 있잖아, 이 산적놈아
주무치 : 성질내게 하잖아, 저 여자가.
바손 : 그러니까 니가 왜 성질이 나냐고?
주무치 : 세상에 안 먹고 죽겠다는 놈처럼 열 받게 하는 게 또 있나? 칼로 배창시 찔러 죽겠다는 것도 아니고, 불구덩이에 기어들어 가 죽겠다는 것도 아니고, 사람이 어떻게 안 먹고 죽겠다고 하나?
바손 : 어떻게 디지건 말건 내 대장간에서 내 밥 가지고 니가 왜 성질을 내냐고?
태자 : '아버지께도 이렇게 했니?'
기하 : '난, 믿었어요. 나를 믿어줄거라고.'
태자 : '아버지도 널 믿다가 이렇게 돌아가셨니?'
기하 : '혼자 보내진 않을거예요. 함께 가요.'
기하 : 그 사람 물어보지도 않았어. 정말이냐고, 사람들이 하는 말이 다 정말이냐고 묻지도 않았어. 그저 날 죽일려고 했어.
사량 : 이리로 나오세요. 제 옆에서 얘기하세요.
기하 : 애초부터 나에 대한 미련같은 건 없었나 봐. 그런데 날 왜 옆에 둔 거지? 난 뭐였을까? 모르겠어, 내가 뭘 잘못했는지.
태자 : 그리고 마지막 셋째, 죽지 마라. 목숨을 버리고 싸우는 놈은 필요없다. 어떻게든 살아서 끝까지 내 옆에 있어. 그것이 나, 너희들 왕의 명령이다.
새벽까지 잠이 안 와 시작했다.
왜, 이곳과 어울리지 않는 태왕사신기냐고 한다면
그냥.
그냥.
첫댓글 태자 : (어린 기하 시절에는 그렇게 이쁘더니 성인 기하로 사람이 바뀌니)많이 상했구나아, 얼굴이...
ㅋ ㅋ ㅋ 웃겨! 유머쟁이! 나도 기하역에 문소리 이미지는 아니다 싶긴 하지만 문소리 좋은데... 문소리도 불쌍하고, 기하도 불쌍해! 쯧!
그림과 글들 잘 봤습니다. 아직 제대로 본적이 없어놔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