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회장 최진민회장의 귀뚜라미그룹이 1조원대 회사로 도약했다. 보일러 기업으로 유명한 귀뚜라미그룹이 강남도시가스를 인수하며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모양새를 키워가고 있다.
최근 귀뚜라미는 맥쿼리펀드가 보유한 강남도시가스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지분은 맥쿼리펀드가 2012년 세아그룹 측에서 인수한 지분이다.
귀뚜라미회장 최진민회장은 1962년 귀뚜라미보일러 설립 이후 현재까지 보일러 업계에 몸을 담았다. 연탄 보일러를 시작으로 최근 ‘저녹스 사물인터넷(IoT) 보일러’에 이르기까지 보일러 기술 개발과 제품 보급에 앞장서 왔다. 창업자이자 공학 박사 출신인 최 회장은 보일러, 냉·난방, 자동화 기술 등 관련 분야에서 600건에 가까운 특허와 실용신안을 보유해 왔다.
지난 10년 사이 귀뚜라미회장 최진민회장은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 왔다.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원전용 냉동공조기, 냉방기, 냉동기, 공조기, 신재생에너지 부문 등 기존 난방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그룹 매출도 10년 사이 두배 가량 늘었다. 2004년 4643억원이던 연매출은 2014년 8568억원까지 성장했다. 매출 비중도 변화됐다. 맏형 역할을 하던 난방사업부가 2013년부터는 냉방사업부에 자리를 내주었다.
강남도시가스 인수로 그룹 연매출은 1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강남도시가스 매출은 3219억원이다. 강남도시가스는 서울 양천구, 구로구, 금천구 35만가구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사업권을 독점하는 덕에 사업 구조가 안정적이다.
이번 인수가 귀뚜라미회장 최진민회장에게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최 회장은 2011년 구설수에 올라 경영 일선에서 퇴진한 바 있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반대하는 주민투표를 독려해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그룹 경영은 부인 김미혜 귀뚜라미복지재단 이사장에게 맡기고, 최 회장은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그렇지만 이후로도 귀뚜라미는 대리점 불공정행위, 과장광고, 특허권 가로채기 등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이제 귀뚜라미도 1조원대 기업 다운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