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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배달사상과 동양사상의 기원
제5편 동학은 신선도의 재현이다
Ⅰ. 문제의 제기
동학은 근세조선 말엽 수운 최제우(水雲 崔濟愚;서기 1824-1864년) 선생에 의하여 설해졌다.
그때는 외래의 道․佛․儒가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천수백년이 지난 이후이며,
기독교(가톨릭)가 전래되어 근 백년이 경과한 이후이다.
그리고 현재도 배달국 시대의 한웅천황에 의하여 설해진 도․불․유 三敎一體의 신선도가
상고시대부터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사실을 일반 학계에서는 깨닫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한웅천황이라면 신화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그럼으로써 동학에 내포되고 있는 도․불․유 삼교일체의 사상을 동양의 전통적 외래사상의 수용
또는 종합 내지 재구성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는가 하면, 기독교의 선진적 요소까지
수용하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 그것이 오늘날 사계 학자들의 일반적 견해이다.
그러나 동학발생의 시원을 찾아 올라가면 동학은 신화적 허구로 버림받고 있는
배달국 시대의 한웅천황에 의하여 설파된 신선도에 바탕을 두고, 신라(新羅) 말엽의 대문호
고운 최치원(孤雲 崔致遠) 선생을 거쳐 그 25세손인 수운 최제우 선생에게 전수된다.
그래서 신선도와 동학은 다 같이 天一․地一․人一의 三神一體인 天道를 발생학적 본원으로 하고,
도․불․유 三敎一體를 기본사상으로 하며, 그밖에도 지기론(至氣論)․순환론․생명평등사상 내지
만물일체사상․민주주의사상 그리고 하나님을 숭배의 대상으로 하는 것이나,
포교의 목적을 포덕천하(布德天下) 광제창생(廣濟蒼生) 내지 홍익인간 광명이세에 두는 것 등
모든 사상이 동일하다.
따라서 동학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은 동양의 전통적 외래사상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배달사상인 신선도의 전승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새롭게 밝혀 잃어버린 고유사상을
재발굴하고 재정립하는 데에 일조하고자 하는 것이 본연구의 목적이다.
다시 말하면 동학이 동양의 전통적 외래의 도․불․유 삼교사상을 수용하여
종합 내지 재구성하였다는 일반적 견해에 대한 반론인 것이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첫째, 동학이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임을 밝히고.
둘째, 동학이 신선도를 전승하였다는 전거를 제기할 것이며,
셋째, 신선도와 동학이 그 발생원리에 있어서 서로 동일하고, 그 외의 사상도 동일함을 밝힌다.
그밖의 문제는 논외로 한다.
그러나 본고의 내용은 새로운 시도로써 거기에 대한 자료도 희귀할 뿐만 아니라
그밖에 보완하여야 할 점이 많을 것으로 본다. 널리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Ⅱ. 동학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
본고에서 문제삼고 있는 동학사상이다. 동학사상(東學思想)은 수운 최제우 선생이
서기 1860년(단기 4193) 경신 4월 5일 득도(得道)함에서 드러난다.
그 사상은 도․불․유의 삼교일체 사상이다.
송월당(松月堂)이라는 노승(老僧)과의 문답내용을 보면
최제우 선생은 도․불․유를 하지는 않지만 좋아한다 하고,
비유하면 두 팔 가운데 어느 팔을 좋아하고 어느 팔을 싫어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천도는 없는 곳이 없고, 없는 곳이 없으므로
전체를 사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즉 동학사상은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최제우 선생께서 그 제자 해월 최시형(海月 崔時亨;초명은 崔慶翔)을 향하여 말하되
"우리 道는 원래 儒도 아니고 佛도 아니며 仙(道敎의 고전적 표현)도 아니니라.
그러나 우리 道는 유․불․선 합일이니라. 天道는 유․불․선이 아니로되, 유․불․선은 천도의 일부분이니라.
유의 윤리와 불의 각성(覺性)과 선(仙)의 양기(養氣)는 인성(人性)의 자연한 품부(稟賦)이며
천도의 고유한 부분이니, 우리 道는 그 무극대원(無極大源)을 잡은 자니라.
후에 道를 쓰는 자는 이를 오해하지 말도록 지도하라"하시었다.
즉 동학의 도․불․유 삼교사상은 인성의 자연한 품부를 수련하는 사상으로서
천도의 고유한 부분이니 따로 따로 전래되어 종합되거나 재구성될 수 없는 사상이란 것이다.
원래부터 동학은 도․불․유의 삼교일체 사상이란 것이다.
그래서 동학경전에 천령(天靈)․천주(天主)․폁?님(목판본)․하날님(동경대전 원본)․하늘님(수운교 경전)․
한울님(천도교 {동경대전}근세판)․천명(天命)․천리(天理)․천도(天道)․천덕(天德)․천성(天性)․
천지인 삼재(天地人 三才)․음양오행(陰陽五行)이라는 천도에 관한 용어와 사상이 나오고,
신선(神仙)․선풍도골(仙風道骨)․선약(仙藥)․불사약(不死藥)․불로불사(不老不死)․무위이화(無爲而化)․
지상선경(地上仙境)이니 하는 도교적인 용어와 사상, 부처․팔도불전(八道佛前)․산신불공(山神佛供)․
윤회(輪廻)․연화(蓮花)․삼십삼천(三十三天)․도솔천(兜率天)이니 하는 불교적인 용어와 사상,
그리고 상제(上帝)․도성덕립(道成德立)․삼강오륜(三綱五倫)․성인군자(聖人君子)․충효열사(忠孝烈士)․
효자효부(孝子孝婦)하는 유교적인 용어와 사상이 나온다.
그밖에도 중국의 삼황오제(三皇五帝)․요(堯)임금과 순(舜)임금․공자(孔子)와 맹자(孟子)․제갈량(諸葛亮)․
주렴계(周濂溪) 그리고 주역(周易)․대학(大學)․중용(中庸) 등이 거론된다.
그것은 학자들이 하나의 연구물을 발표할 때
기성의 연구물을 원용하는 것과 같은 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동학경전을 보면 거기에 최제우 선생이 도․불․유 삼교일체의 사상을 창설하였다는 말도 없고,
동양의 전통적 도․불․유 사상을 수용하였다는 말도 없다.
오히려 "유교는 명절(名節)에 구애되어 아직 현묘의 역(域)에 이르지 못하였고,
불교는 적멸(寂滅)로 들어가 윤상(倫常)을 절(絶)하였으며,
선교(도교)는 자연에만 유적(悠適)하여 치평(治平)의 술(術)을 결(缺)하였다"하고,
이 세상은 요순(堯舜)의 정치로도 족(足)히 건지지 못할 것이요,
공․맹(孔․孟)의 도덕으로도 또한 다스리지 못하리라 하는가 하면,
유도(儒道)․불도(佛道) 누천년(累千年)에 운(運)이 또한 다하였도다 하여
동양의 전통적 도․불․유 사상을 혹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계의 일부 학자들은 동학의 도․불․유 사상을
동양의 전통적 도․불․유 사상을 수용하였다느니 종합하였다느니 재구성하였다고 주장한다.
이는 최제우 선생의 가르침을 안믿으려는 것으로서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에 대하여 반발하고
거역하는 것과 같은 격이라 할 수 있고, 어느 종교의 신자가 다른 종교의 교리를 부정하는 것과
같은 격이라 할 수 있으며, 스스로 제부모를 헐뜻는 것과 같은 격이라 할 수 있다.
실로 무례하기 그지없고 선인에 대한 모독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것이 오늘날 한국의 학자가 한국사상을 대하는 태도요, 우리사회의 학문하는 풍토이다.
Ⅲ. 동학의 신선도 전승
1. 백두산 정상의 용왕담과 동학의 연원
{동경대전} 절구와 {천도교창건사}를 보면, 최제우 선생이 그 제자 최시형에게 도통(道統)을
전수(傳授)하는 말 가운데 "용담(龍潭)에서 물이 흐르니 사해(四海)의 근원이 되었다"고 하였다.
이는 용담에서 사방으로 강물이 흐르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동학의 연원에 비유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시형 선생께서도 제자들에게 도통을 전수할 때 "산상(山上)에서 물이 흐르니 우리 교의
도통연원(道統淵源)이라. 이 현묘한 기틀과 참다운 이치를 깨달은 연후에야 개벽(開闢)의 운(運)과
무극(無極)의 도(道)를 알게 되리라. 오호라! 뿌리없는 나무가 없고 근원없는 물이 없으니
만사가 오직 그와 같으니라"하여 동학의 연원이 최제우 선생의 창작도 아니고 외래사상의 수용도
재구성도 종합도 아니라, 산상의 용담임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백두산 정상의 천지(天池)를 용담(龍潭) 또는 용왕담(龍王潭)이라 하고,
거기에서 압록․송화․소화․두만의 4대강하(四大江河)가 사방으로 흐르며,
한웅천황에 의하여 도․불․유 삼교일체의 신선도가 설파되었다.
따라서 최제우 선생이 말한 용담과 최시형 선생이 말한 산상의 물은
백두산 정상의 용담(천지)이라 할 수 있고, 그곳이 동학의 발원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흔히 최제우 선생의 고향인 경주의 가정리에 용담이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동경대전} 수덕문에 의하면 "난간이 못가에 다다르니 주렴계(周濂溪)의 뜻과 다름이 없고,
정자의 이름을 용담이라 하였으니 제갈양(諸葛亮)을 사모하는 마음이 아니겠는가"하여,
용담이 정자의 이름임을 말하고 있는데,
{용담유사} 용담가에서도 "구미산하 일정각((龜尾山下 一亭閣)을 용담이라 이름하고"하여
일반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용담은 물이 아니라 정자의 이름이다.
그뿐만 아니라 그 곳이 산의 정상도 아니고 거기에서 4방으로 물이 흐르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동학 발원지로서의 용담은 경주 가정리의 용담(정)이 아니라 백두산 정상의 용담이며,
그 곳이 동학의 발원지로서 동학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은
동양의 전통적 노(老)․석(釋)․공(孔)의 외래사상을 수용하여 종합하거나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상고시대부터 전래된 신선도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을 전승하였다는 증거가
제1차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2. 한웅천황과 최고운(崔孤雲)과 동학의 신선도 전승
또한 {동경대전}을 보면 "산하대운(山河大運)이 모두 이 도(道)에 돌아오니
그 근원이 극히 깊고 그 이치가 심히 멀도다" 하여
동학의 근원이 극히 심오함을 말하고 있는데,
{천도교창건사}를 보면 최시형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오도(吾道)의 대운(大運)은 천황씨(天皇氏)의 근본원리를 회복한 무극지운(無極之運)이며,
천황씨는 선천개벽(先天開闢)의 시조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의암 손병희(義菴 孫秉熙) 선생도 "우리 대선생(최제우 선생)께서 비로소 무극대도(無極大道)와
대덕(大德)의 근본원리와 접령강화(接靈降話)의 이치를 밝혔다고 하나,
개벽초(開闢初)의 천황씨로부터 처음 비롯된 운이라 하니 의심하지 말라"고 하였다.
선천개벽 또는 개벽초라 함은 우리나라 개국초의 개벽을 의미하고
개벽은 개천시교(開天施敎)를 의미하니, 천황씨는 우리나라 개국초에 도․불․유 삼교일체의
신선도를 베푼 한웅천황이라 할 수 밖에 없다.
한웅천황 외에 신선도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베푼 천황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동학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은 동양의 전통적 노․석․공의 외래사상을 수용하여
종합하거나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배달국 시대의 한웅천황에 의해 설해진
신선도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을 전승하였다는 증거가 제2차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제1편 제Ⅱ장에서 밝힌 바, 최제우 선생의 제25세 선조이신 고운 최치원 선생의 난랑비서에
"우리나라에 현묘지도로서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을 근본적으로 자체 내에 지닌 신선도(화랑도)가
있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동경대전} 논학문을 보면 최제우 선생께서 "내 또한 동에서 나서 동에서 받았다"하고,
절구(絶句)를 보면 "평생에 받은 천명은 천년운수요, 성덕(聖德)은 우리 집에 내려오는
백세의 업(業)이라"하였다.
즉 동학사상은 최씨 집안에서 천년 동안이나 전승된 가업이었다는 것이다.
최치원 선생의 호를 고운(孤雲) 또는 해운(海雲)이라 하고, 최제우 선생의 호를 수운(水雲),
최시형 선생의 호를 해월(海月)이라 하여 조손(祖孫) 사이에 그 호가 일맥상통하는 것을 보아도
동학사상이 최씨 집안에서 대대로 전승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다시 동학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은 동양의 전통적 노․석․공의 외래사상을 수용하여
종합하거나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배달국 시대의 한웅천황에 의해 설해진
신선도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을 전승하였다는 증거가 제3차로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Ⅳ. 신선도와 동학의 동일성
지금까지 동학의 도․불․유 사상이 동양의 전통적 노․석․공의 외래사상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신선도의 사상을 전승한 것임을 밝혔다. 이는 곧 신선도와 동학이 근본적으로 동일함을 뜻한다.
그렇다면 신선도와 동학은 다 같이 그 발생원리와 그밖에 기본사상이 모두 동일하여야 한다.
사람에 비유하면 조손관계(祖孫關係)나 부자관계(父子關係)에 있어서
그 유전인자와 혈액형이 서로 같거나 불가분적 상관관계를 지니는 것과 같은 격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문제를 본항에서 규명하여 나가기로 한다.
1. 발생원리의 동일성
우리의 민속을 보면, 삼신상제(三神上帝)․삼신제왕(三神帝王)․삼신제석(三神帝釋)․삼신(三神)할머니
하는 삼신신앙(三神信仰)이 있고. 삼신사상을 발생원리로 도․불․유 삼교일체의 신선도가
한웅천황에 의하여 설파되었다.
삼신은 천일․지일․인일을 의미하고, 삼신이 사람에 있어서는
식(息)․감(感)․촉(觸)과 기(氣)․심(心)․신(身)과 명(命)․성(性)․정(精)이 된다.
여기에서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이 성립된다.
약설하면 숨을 고르게 쉬고(調息) 원기를 길러(養氣) 불로장수(長命)하는 신선을 추구하는 사상이
도교이고, 모든 느낌을 끊어 버리고(止感) 마음을 맑게 하여(明心) 본래의 성품을 깨달아(覺性)
성불을 추구하는 사상이 불교이며, 모든 육체적 감각(관능적인 욕구)을 극복하여(禁觸)
행실을 닦고(修身) 정기(정력)를 성실하게 함으로써(精誠) 성인군자를 추구하는 사상이 유교이다.
즉 인체계의 3원적 품부인 식․기․명에서 도교, 감․심․성에서
불교, 촉․신․정에서 유교가 발원되고 있는 것이다.
동학을 설파한 최제우 선생도 말하기를 "유․불․선(도교의 고전적인 표현)은 천도의 일부분이니
유의 윤리와 불의 각성과 선의 양기는 인성의 자연한 품부이며 천도의 고유한 부분이니
우리도는 그 무극대원(無極大源)을 잡은 자이다"고 하였다.
이를 음미하여 보면 유의 윤리는 몸을 닦는 것(修身)이며,
불의 각성은 마음을 맑게 함(明心)으로써 성취될 수 있고,
도(선)의 양기(養氣)는 원기를 기르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원기(氣)와 마음(心)과 몸(身)을 닦고 기르는 것이 도․불․유라는 것이다.
신선도의 도․불․유 사상도 원기(氣)와 마음(心)과 몸(身)을 닦는데서 발원된다.
따라서 신선도와 동학은 다 같이 그 발생원리에 있어서 동일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신선도와 동학은 다같이 천일․지일․인일의 천도에서 발원되고 있는 것이다.
동학의 일파인 수운교의 경전 {동도전서}에도
"이 세가지를 나누어 말하면 유․불․선 삼가(三家)의 가르침이요,
합하여 말하면 하나의 천도라"하였다.
그러므로 동학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도 신선도와 마찬가지로
천일․지일․인일 삼신일체의 천도에서 발원되고 있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동학의 도․불․유 삼교일체사상은 신선도와 동일한 원리에서 발원되고 있다.
따라서 동학의 도․불․유 사상은 외래사상을 수용한 것이 아니라
고유사상인 신선도를 전승하였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2. 기본사상의 동일성
다음은 기본사상의 동일성이다.
첫째, 신선도와 동학은 다같이 지기론(至氣論)이다.
{한단고기} 소도경전본훈에 의하면 "일기(一氣)가 곧 하늘(天)이요 공(空)이다.
그러나 스스로 중일(中一)의 신(神)이 있어 능히 삼(三)이 된다.
삼신(三神)은 곧 천일(天一)․지일(地一)․태일(太一)이다.
일기(一氣)가 스스로 동작하여 조(造)․교(敎)․치(治)의 삼화(三化)의 신(神)이 된다.
신(神)은 곧 기(氣)이다" 하여 지기론(至氣論)이 신선도의 가장 기본사상이다.
동학에서도 "기(氣)는 허령(虛靈)하고 창창하여 간섭하지 않는 것이 없고 명령하지 않는 것이
없어 형용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형상하기 어렵고, 들리는 것 같으면서도 보기 어려우니
이것은 또한 혼원한 일기(一氣)니라"하여 지기론이 동학의 기본사상을 이룬다.
이래서 신선도와 동학은 다같이 지기론을 기본사상으로 한다.
둘째, 신선도와 동학에서는 모두 하나님을 숭배의 대상으로 한다.
우리의 민속에 하나님 신앙이 있고, 하나님 사상에서 도․불․유 삼교일체의 신선도가 성립됐으며,
하나님이 아니면 만물이 이 세상에 태어날 수도 없고 존재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신선도에서는 하나님을 숭배대상으로 한다.
동학에서도 "그말 저말 다 던지고 하나님(하날님)을 공경하면 아동방(我東方) 삼년괴질(三年怪疾)
죽을 염려 있을소냐"하는가 하면, "성경이자(誠敬二字) 지어내어 하나님을 공경하면
자아시(自兒時)있던 신병(身病) 물약자효(勿藥自效)아닐런가"하였고, 동학의 기본주문인
"지기금지 원위대강 시천주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至氣今至 願爲大降 侍天主造化定 永世不忘萬事
知)"에도 천주(天主) 즉 하나님을 모셔야 한다고 강조하여 동학의 숭배대상 역시 하나님이다.
셋째, 신선도와 동학은 다같이 순환론이다.
신선도의 경전 {천부경}에 "만왕만래(萬往萬來)"라 하였고,
{참전계경} 제91사에 신선도가 순환론임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동학에서도 {용담유사} 권학가에
"쇠운(衰運)이 지극하면 성운(盛運)이 오지마는
현숙한 모든 군자 동귀일체(同歸一體)하였던가"하고,
교훈가에 "부하고 귀한 사람 이전 시절 빈천(貧賤)이요, 빈하고 천한 사람 오는 시절 부귀로세,
천운이 순환하사 가고 아니 돌아옴이 없나니"하여 동학 역시 순환론이다.
넷째, 신선도와 동학은 다같이 생명평등사상 내지 만물동근사상이다.
신선도에서 천일․지일․인일의 삼신일체는 만물동근사상 내지 생명평등사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신선도의 경전 {삼일신고}에 "사람과 만물이 다같이 삼진(三眞)을 받았나니
이는 성(性)․명(命)․정(精)이라. 사람은 그것을 온전하게 받았으나 만물은 치우치게 받았나니라"하여
사람과 만물이 근본적으로 성․명․정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이는 불교에서 만물이 다같이 불성을 지니고 있다(皆有佛性)는 말과 같은 뜻이다.
따라서 신선도는 생명평등사상 내지 만물동근사상이다.
동학에서도 "천지(天地)․귀신(鬼神)․조화(造化)라는 것은 유일한 지기(至氣)로 생긴 것이며,
만물이 또한 지기로 생긴 것이니 이렇게 보면 하필 사람만이 천주를 모셨으랴.
천지만물이 하나님을 모시지 아니함이 없나니, 사람이 다른 물건을 먹음은 이는
곧 한늘이 한늘을 먹음이라"하여 모든 생명체가 하나님의 조화이고,
하나님을 모신 존재로서 존귀함을 말하고 있다.
따라서 동학 역시 생명평등사상 내지 만물동근사상이다.
다섯째, 신선도와 동학은 모두 민주주의사상이다.
천일․지일․인일의 삼신일체는 천일합일(天人合一)사상으로서 한늘이 곧 인간이고
인간이 곧 한늘이라는 최대 최고의 인권존중사상이며, 상․중․하 일체의 인간평등사상이다.
그러므로 신선도는 곧 민주주의사상이다.
동학에 있어서 시천주(侍天主) 사상도 최시형 시대에 이르러서는 사인여천(事人如天) 사상으로
발전되고, 손병희 시대에 이르러서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으로 발전된다.
인내천사상 역시 한늘이 곧 인간이고 인간이 곧 한늘이라는 뜻으로
최대 최고의 인권존중사상이며 인간평등사상이다.
박종홍(朴鍾鴻) 박사는 "현대사상에서도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만큼 보다 인간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상을 찾아볼 수 없다. 사람이 곧 한늘이라면 전통적인 기독교인은 깜짝 놀랄 일이다.
그보다 더 큰 죄악이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특색이 있다.
인내천의 종지는 현대의 그 어느 민주주의보다도 철저하고 깊은 것이 아닐 수 없다"고 하여
인내천사상이 곧 민주주의사상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래서 신선도의 삼신일체사상과 동학의 인내천사상은
다 같이 반상(班常)․적서(嫡庶)․노사(勞使)․남녀(男女)․노소(老少)․빈부(貧富)․귀천(貴賤)의
차별이 없는 인간평등사상이며 최대 최고의 인권존중사상으로서 민주주의사상인 것이다.
Ⅴ. 결 론
이상에서 논한 바를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민족의 신선도가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인데,
최제우 선생이 설한 동학에도 도․불․유 삼교사상이 일체를 이루고 있다.
둘째. 신선도가 백두산 정상의 용담(천지)에서 한웅천황에 의하여 비로소 설파되었는데,
동학이 산상의 용담과 개벽초의 천황씨에 발생연원을 두고 있다.
셋째. 신선도가 고운 최치원 선생의 난랑비서에 잘 나타나고 있는데, 그 25세손인
최제우 선생은 동학을 천년 동안이나 집안에서 전하여온 백세의 가업(家業)이라 하였다.
넷째. 동학의 발생원리가 신선도와 동일하였다.
다섯째. 그밖에도 지기론․숭배의 대상․순환론․생명평등사상 내지
만물일체사상․민주주의사상 등이 동일하였다.
그러므로 동학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은
동양의 전통적 노․석․공의 외래사상을 수용하여 종합하거나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배달국 시대부터 전승된 신선도의 도․불․유 삼교일체 사상을 계승하였다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여기에서 동학은 배달사상인 신선도의 재현이며 부활이라 할 수 있고,
최제우 선생과 최시형 선생은 사라져가는 민족혼과 민족사상을 일깨우고 부활시킨
대종교가요 대학자요 대사상가요 대혁명가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와 같이 사계의 학자들도 외래사상과 아울러 고유사상에로,
또한 현세사상이나 근세사상과 아울러 고대사상에로 연구의 폭을 넓혀야 할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하면 자료가 많고 편의한 데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문제의 해결에 노력하여야 하고,
연구물의 평가도 자신의 견해와 종전의 통설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학설에도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문화는 철석같이 믿던 통설이 무너지면서 발전되어왔다는 사실을 상기하여 주기 바란다.
최시형 선생이 말한 바, "천황씨의 본심을 회복하지 아니하면 어떻게 보국안민(輔國安民)하리요“
하였듯이 새로운 자세로 동학사상과 신선도를 재조명하여 민족혼을 일깨우는 데에
일조하여야 할 것으로 믿는다.
또한 동학이 곧 신선도요 신선도가 곧 동학으로서 세계주의사상이요, 만물일체사상이다.
다가오는 21세기에는 세계의 석학이 우리민족을 연구하고 신선도를 연구하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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