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브랜드의 대중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디자이너로 꼽히는 김연주(선용어패럴 대표)씨가 '2003 서울패션인상'에서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1일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디자이너 김연주씨는 "훌륭하신 분들이 많은데 ..." 라고 겸손해 하면서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이제는 후배 디자이너들을 이끌어주는 다정다감한 언니 같은 역할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패션에 대한 그칠줄 모르는 열정과, 그 열정을 사업으로 이어가 오늘을 이룬 자존심 강한 디자이너 김연주씨는 명성만큼이나 상복이 많은 디자이너로도 유명하다.
지난 1988년 이후 국내외에서 꾸준히 컬렉션을 발표해 온 김연주씨는 특히 국내 굴지의 디자이너 그룹인 KFDA(대한복식디자이너협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그동안의 공적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비롯 산업자원부장관상, 문화관광부 장관상 등을 수차례 받았다.
특히 이번 서울패션인상 디자이너 부문 수상은 무려 29명이 신청해, 3차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 끝에 최종 선정된 것이어서 더욱 의미를 더한다.
홍익대 미대 출신인 김연주씨의 어릴 적 꿈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하지만 학생때부터 교복을 맞춰 입고 다닐 정도로 패션감각이 남다른데다, 의상실을 경영했던 어머니의 손재주를 이어받아서 인지 옷 만드는 일을 무척이나 좋아해 디자이너의 길로 들어선지 올해로 27년째다.
작품에 임할 때는 흠잡을 데 없이 최선을 다하는 완벽주의자이면서 브랜드 경영에서도 남다른 수완을 발휘,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유명백화점에 22개 매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중화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누가 입어도 그 여성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그를 사랑스러운 여자로 변화시키는 마력을 지닌 김연주부틱. 고감도의 소재로 모던하고 쉬크한 이미지의 이지룩을 품격 있고 럭셔리한 분위기로 연출하는 김연주부틱의 패션세계는 디자인의 대담함·심플함·우아함·부드러움으로 요약된다.
김연주씨는 "이제는 보다 젊은 분위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며 "디자이너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견지하면서도 천편일률적인 스타일에서 탈피해 김연주만의 색깔 있는 브랜드로 새단장해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톤다운 되면서도 화사한 컬러를 사용하고 사이즈 스펙도 하향 조정해 김연주부틱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착장의 믹스&매치룩을 강조하겠다는 것.
"최근 1년반동안 컬렉션 발표를 쉬었어요. 15년 넘게 매시즌마다 컬렉션을 발표해하다보니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너무 바쁘다보니 컬렉션에서 보여준 옷과 실제 매장에 걸려있는 옷하고 괴리감이 있었지요. 이제는 컬렉션 발표와 매장의 옷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중입니다"
디자이너 김연주씨는 작품활동과 경영에서 뿐 아니라 지난 제 13대 KFDA회장 재임시 보여준 탁월한 지도력으로도 평판이 높다.
미국 캘리포니아마트에 KFDA그룹 공동의 매장을 개설했는가 하면, 중국 대련에서 KFDA 패션쇼를 개최했으며 뉴욕에서도 컬렉션을 열기도 했다. 중국 대련쇼때는 디자이너 포함 총 83명의 대규모 인원을 일사불란하게 진두지휘해 관계자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능력을 과시했다는 후문. 그래서 산자부나 문광부내 패션관련 공무원들마다 김연주씨를 두고 섬세함과 화통함을 겸비한, 같이 일해보고 싶은 디자이너 경영인이라고 칭찬한다는 것.
김연주씨는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옷은 무의미하다'라는 신념으로 패션사업을 일궈왔다.
고객을 대할때마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다는 기분으로 맞으면서 고객이 최상의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완벽하게 헤아려준다.
패션문화를 창조하고 그것을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디자인을 시작했다는 김연주씨는 단순히 옷을 팔기보다 아름다움을 전달하는 전령사의 자세로 오늘도 그녀만의 옷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