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그 날까지 건강하게 살다 갑시자

[백인화]

을미년(乙未年) 사흘날이다.

새해라고 해서 태양이 새 걸로 바뀌는 것도,

나 또한 새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겠지만,

희망을 품어보는 게

또 새해의 도리가 아니겠냐고 애써 다짐해 본다.

그래서 띠라든가 절기 같은 게 되돌아오는 게 아니겠나며

마음을 새롭게 돌려먹는다.

새해 아침에 양과 함께 회심(回心)의 새로운 희망을 가져본다.

을미년인 올해는 청양띠의 해로 부른다.

육십갑자 시간법에 따라 60년마다 한 번씩 온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60세가 넘은 것도 근세기이었으니

과학문명, 의료문명, 먹걸이 문명의 혜택으로 60세 이상의 어르신들은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 항상 감사하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 할 것 같다.

조물주가 소를 만드시고

소 한테 말하기를 

너는 60년만 살아라

단, 사람을 위해 평생 일 만 해야 한다.

그러자 소는 60년은 너무 많으니

30년만 살겠다고 했다.

두번째 개를 만드시고 말씀하시길

너는 30년만 살아라

단, 사람들을 위해 평생 집만 지켜라

그러자 개는 30년은 너무 길으니

15년만 살겠다 했다.

세번째 원숭이를 만드시고 말씀하시길

너는 30년만 살아라

단 사람들을 위해 평생 재롱을 떨어라

그러자 원숭이도 30년간은 너무 길고

15년만 살겠다 했다.

네번째 사람을 만드시고 말씀하시길

너는 25년만 살아라

단 너 한테는 생각 할 수 있는 머리를 주겠다.

그러자 사람이 조물주에게 간청하기를

그럼 소가 버린 30년,

개가 버린 15년,

원숭이가 버린 15년을 다 주세요 라고 간청하였다

그래서 사람은 25살까지는 

주어진 시간을 그냥 저냥 살고

소가 버린 30년는

26살부터 55살까지는 소같이 일 만하고

개가 버린 15년는 퇴직하여

개같이 집보기로 살고

원숭이가 버린 15년은 

손자 손녀앞에서

원숭이처럼 재롱을 떨고 삽니다.

그래서 성현군자께서 말씀하시길

老覺人生 萬事非

늙어서 생각하니 만사가 아무것도 아니며

優患如山 一笑空

걱정이 태산같으나 한 번 소리쳐 웃으면 그만인 것을

온 세상이 훨씬 넓고 아름답게 보이고

편하고 진실하게 보이네

人生事 空手來 公手去

인생사 모두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는 것을……

죽는 그 날까지 건강하게 살다 갑시자.

[요석궁]

노각인생 만사비(老覺人生 萬事)라 늙어서 생각하니 만사가 아무것도 아니라
우환여산 일소공(優患如山 一笑空)라 걱정이 태산같으니 한번 소리쳐 웃으면 그만이라
인생사 공수래 공수거(人生事 空手來 公手去)라 웃지요 뭐 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