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새번역)
이사야서 9장 2-3, 5-6절. [2] 어둠 속에서 헤매던 백성이 큰 빛을 보았고,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쳤다. [3] “하나님, 주님께서 그들에게 큰 기쁨을 주셨고, 그들을 행복하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곡식을 거둘 때 기뻐하듯이, 그들이 주님 앞에서 기뻐하며, 군인들이 전리품을 나눌 때 즐거워하듯이, 그들이 주님 앞에서 즐거워합니다. … [5] 침략자의 군화와 피 묻은 군복이 두 땔감이 되어서, 불에 타 없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6] 한 아기가 우리를 위해 태어났다. 우리가 한 아들을 모셨다. 그는 우리의 통치자가 될 것이다. 그의 이름은 ‘놀라우신 조언자’,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화의 왕’이라고 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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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성탄일을 축하합니다.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눅2:14) 할렐루야!
성탄일은 ‘평화의 임금이 탄생하신 날’ 입니다. 이 세상은 갈등과, 다툼과, 차별과, 경쟁과, 살육과, 전쟁의 역사였지만,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심으로 말미암아, 화해와, 평등과, 사랑과, 평화의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토록 기뻐하는 것입니다.
히브리말로 평화를 ‘샬롬’이라고 합니다. 흔히 ‘샬롬’, 즉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 를 일컫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샬롬’ (희랍어, ‘에이레네’) 은 근본적으로 ‘하나님과 화해한 관계’ 를 말합니다.
하나님과 불화하게 된 이유는, 인간이 하나님을 배반했기 때문에, 즉 하나님께서 금하시는 법을 어긴 ‘죄’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죄는 하나님을 거스르는 반역행위입니다. 죄를 지은 인간은 하나님께 그 죄를 용서 받음으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됩니다. 이것이 진정한 평화입니다.
이것은, 마치 집을 나간 탕자 (눅15:11이하) 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돌이켜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또 이것은 마치 목자의 품을 떠나 길 잃고, 외딴 산골짜기에서 헤매던 양을 주인이 찾아 품에 안게 된 것과 같은 일입니다. (눅15:1이하)
아버지 품에 돌아온 아들의 마음을 우리는 ‘샬롬’ 이라고 말하며, 목자의 품에 돌아온 양의 상태를 우리는 ‘샬롬’ 이라고 합니다. ‘길 잃음’ 곧 ‘죄’의 묶임을 벗겨 버리시고, 하나님과 화해한 관계를 회복시켜 주신, 화해자요,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는 ‘구세주’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으로 말미암아, 우리 온 인류에게, 하나님과의 화해와 진정한 영혼의 평화가 보장됨으로써, 샬롬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2천년 전, 첫 성탄의 밤에, 들에서 양 치던 목자들 만이 들었던, 하늘 천군천사들의 합창이,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라고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이 노래가 오늘 우리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기도> 주 하나님, 하나님께서 죄많은 인류와 화해하기 위해 자비로운 팔을 펼치시던 날을 저희가 다시 기념합니다. 하나님의 품에 저희가 안기어, 참 화평을 누리게 하옵소서. 또한 아직 하나님의 화해의 손길에 붙잡히지 못한 이들에게, 화해의 복음을 알리는 열심을 저희에게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