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특별시 장애인권익옹호기관 김성태입니다.
먼저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초대해 주시고 준비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 학습 여행의 기억을 남기지 않을 수 없어 글로 정리해 봅니다.
2024년 10월 28일
문자와 전화를 받았습니다. 한덕연 선생님께서 학습 여행에 초대해 주셨습니다. 이전에 기관에 방문했던 선생님과 학생이 생각났고 좋은 기억으로 남았기에 꼭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일정을 확인했습니다.
가족여행 일정이 있었고, 아쉬운 마음에 가족들과 모여 앉아 가족회의를 했습니다. 가족들도 “의미 있는 자리이니 일정은 연장해도 된다“며 다녀오라고 배려해 주었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다음 날 참여 의사를 한덕연 선생님께 전달했습니다.
2024년 10월 29일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더숨99지원센터 홈페이지를 둘러봤습니다. 비전과 미션, 중장기 종합 발전 계획안도 살펴보고 개인별 지원 이야기와 자치회의, 온라인 사례집 등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기록에서 현장의 관점과 지원자의 마음이 느껴졌고, 그러한 모습은 입주인의 회의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용하는 용어 역시 거주인, 이용인이 아닌 ‘입주민’과 ‘입주인’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당사자에 대한 주체성이 느껴지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졌습니다. 질문지를 만들지 않을 수 없었고, 현장 방문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다시 한번 학습 여행 글을 읽었습니다. 놓쳤던 글이 보였습니다. 기사님께 인사를 잘하라는 선생님의 글이었습니다.
처음 장애인복지 현장에 나왔을 때 선배님들의 슈퍼비전이 생각났습니다.
“외부 활동을 할 때 기사님들과 동행한다면 기사님께 인사를 잘하고 기사님 간식은 별도로 꼭 챙겨야 한다. 외부 활동 동안 안전하게 우리를 이동시켜 주시는 고마운 분이다.”
현장 방문 당일 잊지 않도록 일정표에 메모를 해 두었습니다.
2024년 11월 9일
더숨99지원센터 일정이 콜로키움으로 준비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습 여행을 준비하는 더숨99지원센터의 노력과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너무 감사했고, 저 역시 잘 준비해야겠다는 마음과 함께 현장을 함께 나누고,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했습니다.
2024년 11월 15일
한덕연 선생님께서 학습 여행 공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날씨와 준비물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김밥과 음료는 정보원 3기 선배님들이, 간식은 더숨99지원센터 선생님들이 준비해 주신다고 합니다. 학습 여행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배려가 느껴져 감사했습니다.
2024년 11월 16일
늦지 않도록 30분 정도 여유를 두고 집에서 나섰습니다. 잊지 않고 기사님의 간식을 사고 약속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차량이 도착하고 기사님께 간식과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옆에 앉은 학생과 더숨99지원센터로 가는 길 내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처음 봤지만 대화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저와 대화 나눠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숨99지원센터에 도착했습니다. 가장 처음 보인 것은 예쁜 단풍과 어린아이, 그리고 밖에 나와 앉아 계신 당사자분이었습니다.
시설에 방문할 때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더숨99지원센터에서는 사람 사는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준비된 책상에 물이 준비되어 있었고, 식사도 한곳에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니 듣기 좋은 음악과 감나무가 보였습니다. 장애인복지 현장에서 받았던 슈퍼비전이 떠올랐습니다.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첫 인상에서 많은 것들이 연결되고 관계에 힘을 만든다.”
음식은 맛있을 수밖에 없었고 감사했습니다.
식사 후 콜로키움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직원들이 나와 인사로 맞이해 주었습니다. 물과 음료도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꼼꼼하게 준비해 주신 흔적들이 행사장에서 느껴졌습니다.
더숨99지원센터 콜로키움
콜로키움의 시작
더숨99지원센터의 사회사업에 대한 소개로 콜로키움이 시작되었습니다. 센터 이름에 사용된 ‘지원’이라는 단어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는 당사자의 힘을 확인하고 이를 돕는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후 당일 진행되는 시설 박람회에 대한 안내를 들었습니다. 안내된 주제들이 모두 흥미로워 모든 세션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결국 두 가지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고민 끝에 우리도 사회사업과 시설과 탈시설을 선택했습니다.
시설 사회사업 사례발표
전소망 양의 사례를 통해 시설 내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사업을 소개받았습니다. 전소망 양의 특성을 고려하여 과업을 세분화하고, 이를 단계별로 지원하는 과정에서 현장 종사자의 전문성이 돋보였습니다. 특히 이러한 과업이 당사자의 언어로 선택되고, 당사자의 삶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발표자는 당사자의 주체성을 존중하며,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당사자의 삶의 공간에서 관계를 만들어가는 사회사업가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삶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발표자의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한덕연 선생님께서 이동 중 버스에서 “사회사업을 하면 의미 있고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씀하셨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발표자도 이 점을 직접 언급하며 사회사업의 가치와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도 사회사업
‘우리도 사회사업’ 세션에서는 행정, 재산, 의료, 건강이라는 네 가지 주제로 발표가 이루어졌습니다. 발표에서는 ‘관점’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제가 느낀 더숨99지원센터의 관점은 당사자의 주체적인 삶을 지원하는 것이었습니다.
발표에서는 기록의 중요성도 다루어졌습니다. 돌봄, 재산관리, 병원 방문 및 처방 기록, 식생활 기록 등은 당사자의 삶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였습니다. 이를 통해 당사자의 생활, 건강, 소비습관,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발표자들이 사용하는 언어에는 ‘장애’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온전히 당사자의 모습에 집중하여 지원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대목이었고, 더숨99센터에서는 장애가 더 이상 장애로 여겨지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발표를 마친 후 발표자에게 직접 찾아가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후 현장에서 긍정지원에 대해 함께 공유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시설과 탈시설
이 세션에서는 변화하는 정책과 패러다임 속에서 시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과, 이를 입주자 각각의 삶에서 주거 및 거주 지원으로 풀어가는 모습이 소개되었습니다. 또한 시설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었습니다.
‘시설화’가 당사자의 안전과 보호를 이유로 제한과 단절을 만드는 것이라면, 가정 또한 시설화될 수 있다는 한 활동가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발표자는 마지막으로 “어디에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말에 공감하면서도, 만약 ‘어디에 사느냐’가 더숨99지원센터라면 그 ‘어디’도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표 후 발표자와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마무리 시간 발표하면서 감사인사와 소감을 대신했습니다.
춘장대 해변
모든 행사가 끝난 후, 더숨99지원센터 직원들이 배웅해 주셨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춘장대 해변으로 이동하는 차량에서도 학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들의 언어와 태도에서 사회사업가로서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변에 도착한 뒤, 선배님과 사회사업가들이 준비해주신 식사와 간식을 먹고 잠시 산책을 즐겼습니다. 비록 별과 노을은 보지 못했지만, 멋진 선생님들과 사회사업가들, 그리고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이번 학습여행은 저에게도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사업, 거주시설, 그리고 당사자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이 모든 경험을 준비해주시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와~
선생님, 안녕하세요. 시설과 탈시설 부스에서 발표한 사회사업가 전유나입니다. 먼저 멀리까지 발걸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불어 이렇게 세세히 콜로키움 후기도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콜로키움을 함께 준비한 동료들에게도 공유했습니다.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시설과 탈시설'은 처음 나눠보는 주제라서.. 제 생각과 말이 다듬어지지 못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전하고 싶었던 핵심을 잘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궁금한것이 아직 너무 많습니다^^ 기회를 주시면 다시 방문해서 더 많은 얘기 나누고 싶습니다~!
"만약 ‘어디에 사느냐’가 더숨99지원센터라면 그 ‘어디’도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 이렇게 깊게 생각하시다니 놀랍습니다.
다만 정확히 하자면,
선생님께서 중요한 요소라고 보신 것은 '어디에 사느냐?'보다 '어느 기관의 지원을 받느냐?'에 가깝습니다.
시설화는 사는 곳에 달린 문제가 아니고 지원 방법에 달린 문제입니다.
지원자 또는 지원 기관에 달린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더숨99지원센터는 지원 기관의 이름이고
더숨99지원센터가 전담하여 일상적으로 지원하는 입주자가 사는 곳, 곧 주거시설의 이름은 척동빌라, 그린빌아파트, 주공아파트, 현대아파트, 세경아파트 등입니다.
어디에 살든, 누가 어떻게 지원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더숨99지원센터는,
입주자가 더숨99지원센터 주 사무소의 주소지 안에 있는 척동빌라에 살든, 밖에 있는 아파트에 살든, 동일하게 지원합니다. 안에 살든 밖에 살든, 입주자의 삶과 사람살이는 동일합니다.
이런 점에서
“어디에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함이 타당해 보입니다.
어디에 사느냐에 대한 내용은 공간이 주는 인권에 대한 표현이었습니다. 지원이 주는 주체성도 중요하지만, 공간에서 나오는 지원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는 의미였습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한정된 공간에서의 나타나는 당사자간의 역동에 대한 지원이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으며, 그러한 부분을 개별적 지원으로 분산하여 당사자간의 역동을 지원하는 부분이(케어, 독립, 개인주택) 더숨의 지원에서 느껴져 위와같이 표현했습니다.
중증의 발달장애인의 경우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더욱 공간이 주는 지원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디에서 사느냐’에 대한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남긴 글이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고 더 많이 토론하고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더숨의 지원이 의미있는 지원이 아닐까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