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편지1366
부모은중경034
동봉
[불설대보부모은중경]
佛說大報父母恩重經
제3절 이분문답2
부처님이 이르시되 그가만일 남자라면
저세상에 있을적에 설법듣고 경전외고
부처님전 예배하고 염불공덕 닦았기에
남자뼈는 그와같이 희고또한 무거우며
그가만일 여자라면 사람으로 있을적에
혼인하여 가정이뤄 자녀낳아 양육하되
여자로서 임신하여 아이한번 낳을때에
서말서되 진한피를 흘리기도 했느니라
아들딸을 젖을먹여 키워가는 과정에서
자그마치 여덟섬에 다시또한 너말되는
사랑담긴 어미젖을 자식에게 먹였나니
그러기에 여자뼈는 검고또한 가볍니라
아난다가 말씀듣고 어머니를 생각하매
비수로써 저미는듯 그마음이 아린지라
눈물흘려 울먹이며 부처님께 여쭙기를
어머니의 크신은덕 어찌갚사 오리이까
第三節 二分問答2
佛告阿難若是男人在世之時入於伽藍
聽講誦經禮拜三寶念佛名字所以骨頭
白了又重女人在世恣情婬欲生男養女
一廻生箇孩兒流出三㪷三勝凝血飮孃
八斛四斗白乳所以骨頭黑了又輕阿難
聞語痛割於心垂漏悲泣白佛言世尊母
恩德者云何報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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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불설대보부모은중경》은
추측기사推測記事의 대표적 경전이다
추측기사는 speculative article로써
하나의 news story로 볼 수도 있다
부모은중경은 문학 장르가 매우 독특하다
추측推測은 한자의 뜻이 지닌 대로
'미루어 헤아리다'로 풀 수 있다
가까운 예를 들어 먼 것을 헤아리고
먼 것을 예로 들어 가까운 것을 헤아린다
문학에 '추리推理'라는 말은
나름대로 좀 들어본 편이지만
추측은 처음이라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일事의 이치理를 미루어서 생각함과
이미 아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미루어 다른 사실事實을 알아냄을
우리는 보통 추리라고 얘기한다
또한 추리推理하는 힘이 추리력이고
가언적 삼단논법으로 추리함을
가언추리假言推理라 한다
이 밖에 한정추리限定推理를 비롯하여
유비추리類比推理/유추類推
간접추리間接推理
연결추리連結推理
삼단추리三段推理
선언적추리選言的推理
선언적삼단논법選言的選言推理과
추리소설推理小說 등이 있는데
추리소설은 흥미의 중심을
범죄, 수사, 추리에 두는 소설이다
비슷한 장르에 탐정소설 따위가 있다
그런데 추리란 본디 우리말이 아니고
일본어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말은 무엇일까
말할것도 없이 추측이다
추측을 영어로는 뭐라 표현할까
컨젝츄어conjecture고
슈마이스surmise며
서포지션supposition이고
프레섬션presumption이다
인퍼런스inference고
스펙큘래이션speculation이다
담긴 뜻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밀 추推 자의 의미소는 하나다
그러나 소릿값은 '추'와 '퇴' 두 가지다
그런 까닭에 밀 퇴推 자로도 새긴다
둘 다 부수는 재방변扌이다
손 수手 자와 재방변扌은 같은 글자다
손 수手 자는 그림象形문자인데
재방변扌역시 틀림없는 그림문자다
둘 다 다섯 손가락을 활짝 편 모습이다
다만 손 수手 자 손가락에 비해
재방변扌손가락이 짧아보일 따름이다
밀 추推 자에 담긴 뜻은
밀다, 밀어젖히다
옮다, 변천하다
천거하다, 추천하다
넓히다, 확충하다
헤아리다, 추측하다
받들다, 공경하여 받들다
꾸미지 않다
꾸짖다, 꼬집다
따지다, 힐난하다 따위와
매우 왕성盛한 모양의 뜻이다
'밀다推'라는 동사는 분명 위와 같지만
이는 대부분 손으로 밀침 따위다
이를 정신적으로 얘기할 때는
이 '밀다'에는 공간의 이동성과 함께
반드시 시간성時間性이 내재되어 있다
사물이 아닌 정신과 관련되었을 때
'밀다'는 '미루다'란 옷으로 갈아입는다
따라서 '밀다'가 하드hard하다면
'미루다'는 소프트soft하게 느껴진다
밀 추推 자는 재방변扌의미소意味素와
소릿값 글자인 새 추隹 자가 만나
하나로 이루어진 글자다
새 추隹는 본디 새의 뜻이었으나
언젠가 나무 방망이 추椎로 변하고
송곳 추錐 자로 변신하더니
마침내 치다, 때리다, 두드리다
노크knock하다 등으로 자리잡는다
또한 밀 추推 자는 '손으로 밀다'에서
나중에 옮기다, 되짚다 따위와
짐작하다 등으로 그 뜻이 변천하였다
추측의 두 번째 글짜 헤아릴 측測 자다
헤아릴 측測 자는 삼수변氵부수에
법칙 칙則 자가 소릿값이다
총12획으로 여기에 담긴 뜻은
헤아리다, 자로 재다, 자에 의해 재어지다
맑다, 알다 따위로 새겨지고 있다
본디 물氵깊이를 재다則의 뜻이었으나
나중에 '헤아리다'의 뜻으로 쓰인다
간자로 헤아릴 측测 자가 있고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 여러 자가 있다
같은 뜻 다른 글자同意異字로
헤아릴 감勘
헤아릴 탁/법도 도/살 택度
헤아릴 촌忖
헤아릴 규揆
헤아릴 료/요料
헤아릴 량/양量 자 등이 있고
모양이 비슷한 한자로
법칙 칙/곧 즉則 자와
나아가서는 곁 측側 자 따위가 있다
이《부모은중경》은 추측문학이다
범죄나 수사를 통해
추리해나가는 탐정소설이나
또는 추리소설은 아니라 하더라도
마른 뼈 한 무더기를 놓고
이들 마른 뼈의 주인공을 탐색한다
전생에서 전생으로 더 오랜 전생으로
그렇게 추구하고 또 추측해 들어가면서
숙세에서의 남녀의 삶을 들추어낸다
단지 마른 뼈 한 무더기로 말이다
이 추측 속에 과거 전생에서의
남자들의 의상과 직장이 이야기되고
여성들의 옷매무새와 아름다움의 추구와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기르는
삶의 스타일이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마른枯 뼈骨 한 무더기에서
복짓기 좋은 남성우월의 풍습과 함께
여성들의 팍팍한 살림살이가
하나도 남김없이 고스란히 발견된다
여성의 뼈와 남성의 뼈가
왜 한 쪽은 검고 다른 한 쪽은 흰 지
왜 같은 부피를 놓고 어떤 뼈는 가볍고
또 어떤 뼈는 무거운 지를 잘 밝히고 있다
이들 뼈를 남성 뼈냐 여성 뼈냐로
가리고 있음이 맞는지는 잘 모른다
이를테면 부처님 말씀이
요즘 현대 의학에 의해 밝혀진 바와
전혀 다른 방향으롣 설명되고 있을 수 있다
그야 시간을 두고 밝혀나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마른 뼈 한 무더기에서
이처럼 추측 시스템에 의지하여
전생에서의 인간 생활을 밝혀나감이
재미있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스토리텔링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거룩한 성자 서가모니 부처님이
오체투지로 땅에 엎드려 큰절을 올린다
마른 뼈 한 무더기 앞에서 말이다
이 경전에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내용이
바로 부처님의 이 몸짓 하나 속에
완벽하게 갈무리되어 있다
이른바《대방광불화엄경》이
저 조반니 보카치오(1313~1375)의
대표작인《데카메론Decameron》처럼
액자구조의 경전이고 문학이라 한다면
여기《불설대보부모은중경》말씀은
방금 앞에서 얘기했듯이
분명 추측구조의 경전이고
추측구조의 문학이라 부를 만하다
그리고 본생담夲生譚과 달리
추측과학 경전이고 생물학 경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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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식물의 생명 가치는 동등하다/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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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2018
종로 대각사 봉환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