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지성인 이어령 선생이
금년 2월26일에 별세하셨다.
이어령 선생이 남긴 말씀이 아직도 나의 마음에서 메아리 치고 있다.
👉사람들은 나를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나는 실패한 사람입니다. 왜냐면
내 일생에 라이벌들은 많았지만 친구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매일 집필에 몰입하다보니 가족을 소홀히 했습니다. 가족들과 식탁에 마주앉아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했던
시간도 별로 없었습니다👈
나는 이 말씀을 들으면서 성공이라는게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이 말씀대로라면 나는 그나마 성공한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생겼다.
내가 입원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너의 고아이는 깜짝 놀라며 매일 문자로 나를
위로하며 쾌유를 빌고 있다. 우리는 줄곧 33년 동안 한 번도 변함없이 살아 왔다.
우리는 식구들이 한 식탁에 둘러얹아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먹던 일들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태국에서 먹었던
토종돼지고기가 어떻게 맛있
었던지 제일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먹었던 태국의 돼지고기는 전지,후지, 삼결살, 목심, 등심, 안심 등 부위를 가릴 것없이 한결 같이 맛있었다.
인생에서 먹고마시는 재미를 빼면 특별이 즐거운 일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하지 않았니.
내가 관찰해 보니 너엄마와 너는 음식을 먹을 때가 제일 행복했고 아름다웠다.
내가 아침을 거의 안먹으니 너
엄마는 커피와 음식을 베란다로 갖고 나가서 혼자 먹었다.
너엄마가 베란다테이블에 앉아서 자연을 감상하며
먹는 모습이 제법 품위 있고 눈부셨다.
너엄마는 나더러 나와서 같이 먹자고 사정하디시피 하지만
나는 먹고픈 생각이 전혀 없어서 번번히 거절해 버렸다.
퇴원하면 식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공연히 마음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