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감수성을 노래한 절창의 소리꾼 장사익의 <찔레꽃>입니다.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말하듯 시작하다가 손에 작은 종을 하나 들고 박자를 맞추며
이 노래를 부를라치면 도저히 눈물 없이 들을 수 없습니다.
장사익은 자신과 닮은 찔레꽃을 보고 향기에 취하고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고 합니다.
찔레꽃은 슬픔의 꽃입니다. 장사익이 노래했듯이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러운’ 꽃입니다.
이연실 - 찔레꽃 (1972) (youtube.com)
찔레꽃에는 슬픈 전설이 있습니다.
어느 산골마을에 찔레와 달래라는 자매가 살았습니다. 찔레는 얼굴도 예쁘지만
예의 바르고 착했습니다. 고려는 원나라에 어여쁜 처녀들을 공녀로 바쳤다고 하는데요,
산골에서 병든 아버지와 함께 사는 자매 찔레와 달래 또한 그 대상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찔레를 데리고 간 지체가 높은 몽골인은 찔레를 어여삐 여겨
딸처럼 사랑을 주었다고 합니다. 어느덧 강산이 바뀐다는 10년의 세월이 흐르고
찔레는 생이별을 해야만 했던 고려에 두고 온 부모와 동생이 보고 싶어
매일 매일을 상심의 나날로 보내게 됩니다.
상심한 찔레는 몽골 주인의 허락을 받고 직접 고려로 찾아와 방방곡곡 가족을 찾아
헤매었지만 찾지 못하고 슬픔에 잠겼습니다. 찔레는 수없이 가족을 찾아 헤매다가,
끝내 고향 근처에서 지쳐 죽고 말았습니다.
얼마 후 가련한 찔레가 부모와 동생을 찾아 헤매던 산골짜기와 개울가에 찔레와
닮은 순박한 흰 꽃이 피고, 찔레가 흘린 눈물은 분홍 꽃이 되어 피어났고,
엄마와 동생을 부르던 아름다운 목소리는 은은한 향기가 되어서
온 산천에 아름답게 피어났습니다. 그 꽃이 바로 찔레꽃입니다.
그래서 그리움과 서러움의 꽃이 된 것이지요.
찔래꽃 마음으로(청국)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하고 슬픈 계절이라고도 합니다. 요즈음 산과 들
어디를 가도 찔래꽃이 많이 피어있습니다. 얼마 전 찔래꽃 내음과
아카시아 향기로 마음 몸살을 앓은 적이 있었지요. 오래된 슬픈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기억조차 아련한 고향친구들, 키가 유난히 컷던 기상이와 작았던 문상이,
엄지손가락이 하나 더 있었던 육손이, 그리고 남자 아이들과 놀기를 좋아했던
아홉 딸래집 딸그만이, 우리는 마냥 밖에만 나오면 자치기와 땅따먹기에
날 지새내는 줄 모르고 지냈습니다.
어쩔 땐 아침을 먹고 만나면 하루 종일 산과 들로 멀리 돌아다닌 적이 많았습니다.
허기가 오면 아카시아 꽃과 찔레 꽃잎을 따서 입에 넣으면 아쉬우나마
배고픔을 잠시 잊게 해주었지요. 이어서 돋아나는 연한 찔레 순은 껍질을 벗겨서 먹으면
약간 달콤한 맛까지 있어 우리들의 간식 꺼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추억이 내 마음속에는 가난의 슬픔보다는 행복과 기쁨의 감정이
더 많이 차지하고 있음을 어느 순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모두 해어 졌습니다. 기상이는 읍내 벽돌 공장으로
문상이는 가족이 서울로 이사를 했고, 육손이는 그 후 소식을 몰랐으며
딸그만이는 읍내 부자 집 식모로 가며 말 잘 들으면 중학교에 보내 준다고 하였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기억이 새삼스럽습니다.
우리들 놀이터였던 뒷동산으로 가는 길목에는 메밀밭이 길게 펼쳐 있었고 실개천 따라
논 가운데를 돌아가는 학교길, 얼룩 배기 황소를 몰며 밭을 갈던 옆집 할배,
봄에는 청보리가 그리고 수확기에는 누런 보리이삭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보였던
기억이 아련하기만 합니다. 그 당시 옛 추억을 더듬어 화폭에 담아 보려고
그리고 지우고 또 그려도 완성하지 못하고 마음만 슬프게 합니다.
귓전에 넬라판타지아의 음악이 흐릅니다. “저기 떠다니는 구름처럼, 나는 항상 자유로운
영혼을 꿈꾼다” 나는 이 노랫말과 사라 브라이트만의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청아한 목소리 때문에, 이 음악을 좋아하고 외롭고 쓸쓸 할 때 자주 듣지요.
눈을 감고 고향의 수채화를 조용히 그려봅니다. 우리들의 독수리 오형제
그들도 나와 같이 고향의 수채화를 그리고 있을까? 슬픈 마음을 달래 봅니다.
첫댓글
오월을 꾸미는 꽃들이 피었다 가고 나면,
장미와 찔레꽃이 한창입니다.
장미는 귀한 대접 받는 꽃이라면,
찔레꽃은 온 산야에 아무렇게나 피어납니다.
순결한 흰색으로
먼 그리움의 꽃 같아요.
우리 대중 가요의 노래말 중에는
찔레꽃을 소재로 한 노래가 많지요.
화려한 꽃들의 행진이 끝나면
아득히 먼 그리움과 고향하늘을 닮은
서러움이 담긴 노래가 가슴을 메웁니다.
청국님의 찔레꽃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요즈음 산과 들..
어디에도 찔래꽃이 만발해 있지요.
어려서의 찔래꽃과
제가 지금보는 찔래꽃은 모든게 많이 달라 보입니다.
추억속의 찔래꽃..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러운 꽃처럼 느끼지지요.
이제 나이들어서 그런지..
감성이 강한 슬픈 음악이 마음에 더욱 다가 오지요.
감사합니다.
찔레의 전설에서 어린시절로
그리곤 어린시절의 동무들로 추억이 이어졌네요.
저도 어제 냇가에 피어난 찔레와 눈맞춤했네요.
석촌님께서도 냇가에서 찔레와 눈맞춤했군요.
찔래하면 찔래의 서글픈 마음이 먼저 떠올라서 애닯기만 합니다.
이제 조금씩 나이들어 가면서 옛 추억들이 생각이 많이 납니다.
아름답고 좋은 현상이겠지요.
잊혀지낸 모든 일들이 아름다운 추억의 그림들입니다.
다음주 석촌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찔레의 전설이 참 슬프네요.
청국 님의 글에서 어린시절 제 고향의
풍경이 그려집니다.
길 가다 보면 하얀 찔레꽃이 많이
피었더군요.
저는 임형주가 부른 찔레꽃도
좋더라고요.
글 잘 읽었습니다.
이베리아님께서도 시골에서 성장하셨군요.
어린시절의 시골 풍경은 생각할수록 아련하기만 합니다.
님께서도 어렸을 적 친구들의 추억이 많았겠지요.
기억 조차도 없어진 추억들이 아쉽기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럽다...
찔레꽃 노래의 가사가
시처럼 아름답네요
장사익님 노래소리도 그렇게 서럽게
들립니다
청국님의 어린시절 기억도 동화같구요
아카시아 줄기로 머리를 말아보았던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곱실해진 머리가 예쁘다며 깔깔대던
그 시절이 그립네요
사라 브라이트만이 부른
넬라 판타지아, 저도 좋아합니다~^
그렇지요. 장사익님의 노랫말들이
아름답고 서럽기도 합니다.
까칠한 충청도 할아버지같은 모습도
노래 소리도 그래서 모두가 좋아 하는가 봅니다.
요즈음 주변에 많이 피어있는 찔래꽃을 보며
그동안 잊혀저 버린 옛 친구며 추억들이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서럽기도 하지요.
다음주 석촌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독수리 오형제...
저마다의 삶의 강에서
이제 둥실둥실
물결 따라 흘러가는
나뭇잎 배 되어있을 겁니다.
하하.. 독수리 오형제를 알아 주시는군요.
지금은 그들의 모습도 기억이 없지요.
당시의 추억만이 아련히 생각이 날뿐입니다.
제가 너무 무심한 탓이지요.
생각할수록 서럽기만 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찔레꽃에 대하여 몰랐는데
그런 애절한
사연이 있었군요
내가 심은적이 없는데
어느 날 갑자기
철쭉꽃 사이에 삐죽이
얼굴을 내밀더니
올해는 곁방살이가
안방을 차지 했네요
장미꽃같이 화사하진 않지만
은은한 순결함이 있군요
오월의 성모동산은
주인이 없어 좋습니다
찔래꽃은 장미와 같이 화사하지는 않지만
요즈음 많은 곳에서 피어있는
그 모습은 우리나라의 꽃같이 소박하고
어딘지 그리움과 고향하늘을 닮은 꽃같지요.
오월의 성모동산에도 찔래가 피어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저도 찔래꽃 노래 좋아합니다.
엄마 무덤가는 길에 피어있는 찔래꽃....
제목을 잊어버린 이 동요도 좋아합니다.
찔래꽃 노래를 좋아 하는군요.
위 이연실의 찔래꽃도 가슴 아련한 노랫말이
좋아서 함께 올려 놓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장사익님의 노래중에 '찔레꽃'이 가장 좋습니다 .
LA 공연 오셨을때도 직접 가서 듣기도 했었지요.
찔레꽃에 그런 사연이 있다는것도 처음 알았어요 .
저는 아직도 찔레꽃 향기를 기억하고 있고
찔레 순 맛도 잊지 않았습니다 .
기억 소환을 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
찔래꽃 노래는 이연실 등 많은 가수가 불렀지요.
저도 장사익님의 노래를 좋아 합니다.
장사익은 자신과 닮은 찔레꽃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고 합니다.
장사익이 노래했듯이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러운’ 꽃입니다.
언젠가 TV에서 녹화 중계한 LA 공연 모습을 본 기억이 있지요.
먼 곳에서 찔래꽃 향기가 그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요즘
아침이면
집 근처 작은 동산에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
보러 가지요.
어느 시구처럼
꽃이 피는 건 한참이라도
지는 건 잠깐이더라구요.
단아한 꽃송이에 얼굴을 묻고
은은한 향기를 맡다보면
찔레꽃에 대한
추억 하나 없어서
아쉬운 마음인데요.
찔레꽃 피는 계절
청국님의 그림같은 찔레꽃 추억이 부럽습니다.
그렇지요.
요즈음 산책길에는 어느 곳에서나
찔래꽃을 쉽게 볼수 있지요.
장미와 같이 화려하지는 않으나
작은 흰꽃은 수려한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화무심일홍이라 하지요.
그러나 세상은 지는 것은 잠깐이라는 것을
알고도 모르는 척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찔레꽃 피는 계절에.. 감사합니다.
찔레꽃 향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다행히 올림픽공원에 찔레꽃이 많아 즐겨 찾습니다.
찔레꽃 슬픈전설에 마음이 아려옵니다.
저는 한 때 장사익을 최고의 소리꾼으로 생각했습니다
"봄날은 간다" 수많은 가수가 불렀지만
장사익의 봄날은 간다를 가장 좋아하구요
찔레꽃도 마음이 절절해옵니다
이연실의 찔레꽃도 좋아했는데 덕분에 감사히 감상합니다
언제나 서정적인 청국님 글 감사합니다~~
요즈음 찔래꽃은 산책길 등에서
쉽게 만날수 있지요.
그래서일까..
아니면 꽃이 장미처럼 화려하지 않아서 일까..
그냥 사람들로 부터 그저 그런..
사랑을 받는 꽃으로 생각되고 있지요.
저는 그런 꽃을 좋아 합니다.
그래서 추억과 함께 글로 올려 보았습니다.
요즈음 석가 탄신일로 바쁘셨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