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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침입니다. 이른 아침에 글을 쓰게 되니 너무 정신이 또렷해서 오늘은 왠지 장문의 글을 쓸 듯 합니다.
김성근 감독의 팬이다.
저는 김성근 감독의 팬입니다. 김성근 감독이 처음부터 무작정 좋아서 팬이 되었다기 보다는 그가 이끌었던 야구팀들의 훈련과정과 실제 경기들 그리고 그 안에 담겨진 다양한 스토리들을 접하게 되면서 인간 김성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김성근 감독의 저서와 강의영상 그리고 심지어 예능프로그램 출연 영상까지 두루두루 섭렵하게 되면서 그의 팬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보다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그의 팬이 되기까지는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현재 제가 김성근 감독의 팬일수밖에 없는 이유는 단지 그가 여전히 감독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김성근 감독의 팬은 아니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처음으로 단일시즌제를 도입한 1989년, 120경기가 치뤄지는 장기간의 페넌트 레이스에서 탈꼴찌를 소박한 목표로 내세운 태평양돌핀스는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김성근 감독의 지휘하에 지금도 인구에 회자되는 '오대산 지옥훈련'을 단행했습니다. 당시 저는 그러한 훈련을 지켜보면서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훈련이라는 언론의 보도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극기훈련'을 평가절하했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훈련방식과 훈련량이라며 말입니다. 당시 태평양돌핀스에 소속되었던 특정 선수들조차 팀내에서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주기도 했습니다.
[김동기 포수, "칼이라도 있으면...찔러죽이고 싶은 심정이다"]
[김신부 투수, "연봉 1억원을 줘도 싫다. 당장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다"]
[김일권 외야수, "과연 이렇게 훈련하는 것이 정규시즌에 야구를 하는데 있어서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위와 같은 거부 반응을 일으킨 선수들도 결국은 맨발로 눈에 뒤덮힌 산길을 뛰며, 얼음을 깨고 얼음물에 들어가는 등 추위와 맞서며 정신력을 재무장한다는 6박 7일간의 '미친' 훈련에 동참했다고 합니다. 당시 돌핀스의 캐치프레이즈가 [하나로 뭉쳐진 힘, 돌핀스여 승리하자!]였는데 결국은 모두가 뭉치게 되었나 봅니다. 사실 김성근 감독이 SK와이번스에 처음 부임했을 때도 혹독한 훈련으로 인하여 일부 선수들이 선수협에 투고하는 일도 있었지만 결국은 모두가 뭉치게 되었나 봅니다
아직도 김성근 감독의 팬은 아니었다.
2001년 LG트윈스는 당시 김성근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하고 이듬해인 2002년에 3년 계약으로 그를 정식 감독으로 임명했습니다. 감독 취임 초기, LG트윈스 팬들의 김성근 감독을 향한 불안과 불만은 상당했습니다. 그가 단 한차례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2002년에 LG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준우승(대 삼성전)을 이룬 이후 11월 24일, 구단은 김성근 감독을 전격 경질합니다. 이 당시 팬들은 준우승을 이룬 감독을 어떻게 경질시킬 수 있냐며 LG그룹 본사까지 찾아가서 상당한 불만을 표했습니다.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에 대한 팬들의 입장은 많이 바뀌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LG트윈스의 팬은 아니었지만, 트윈스 팬들의 김성근 감독에 대한 심경 변화가 굉장히 의아하고 궁금했습니다. 김성근 감독 부임 초기부터 불안과 불만이 팽배했던 팬심이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김성근 감독을 지지하는 쪽으로 상당수가 돌아선 것은 단지 준우승이라는 결과와 구단의 감독경질이라는 결과 사이에서의 결과론적인 대립과 갈등 때문이었을까, 단지 그 때문일까 싶었습니다. 당시 대표적인 스타선수였던 이병규, 조인성 선수 대신에 최동수, 김정민, 박용택, 장재중, 이동현 등의 능력있는 선수들에게 1군의 기회를 보장한다는 선수 중심의 가장 기본적인 야구를 약속하고 그것을 이행했던 것이 결국은 사실상 스타가 중심이 되는 이른바 '신바람 야구'를 구단의 본질로 삼았던 LG트윈스 구단주부터 경질 통보를 받게되는 사유가 되었지만, 결과만큼이나 과정을 지켜본 트윈스 팬들이었기에 한 시즌 동안 김성근 감독이 이행하며 일궈낸 성과로 인하여 감독에 대한 시선이 많이 바뀌게 된 것이 아니였을까 생각했습니다.
함께 한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리더라면
LG트윈스 감독에서 해임된 직후, 2002년 12월 어느 날, 김성근 감독의 가족이 회갑연을 조촐하게 열었습니다.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야구의 혼을 배웠다는 양준혁(당시 LG트윈스 소속) 선수를 비롯한 백여명 남짓하는 그의 제자들과 심지어 LG트윈스 프런트 직원들이, 초대장 하나 돌리지 않은 상태였지만, 함께 회갑연에 참석하여 연회 장소를 더 넓은 곳으로 바꾸게 되었던 것은 많은 LG트윈스 야구팬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사실이라고 합니다. 당시 김성근 감독이 "오늘 여러분을 다시 보니 38년전 대한민국에 영구 귀국한 것은 생애 최고의 결정이었다는 자부심이 든다. 감독이기에 앞서 선수들의 아버지의 입장에서 여러분과 선수들 가족의 미래를 책임지려고 했다"는 말은 인간 김성근에 대하여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 합니다. (김성근 감독과 함께 선수생활을 했던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를 가리켜 '아버지', '스승'이라는 표현을 빈번히 사용합니다)
백인천, 박흥식, 박승호 등의 스승외에도 이승엽(현 삼성라이온스 소속) 선수에게 도움을 준 또 다른 스승으로서, 이승엽 선수가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 당시 지바롯데 코치로 재직하던 김성근 감독이라는 것 또한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선수와 절친한 방송인 김제동씨가 이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직접 일본으로 여러번 가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이승엽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일본에 갔는데 그날따라 이선수가 부진했었다고 합니다. 바로 그날 경기 후, 새벽에 호텔에서 이선수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김제동씨가 우연히 호텔 밖을 내려다 보게 되었는데 김성근 감독과 이선수가 새벽 늦도록 밖에서 스윙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 자신도 모르게 울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습니다. 이후 시간이 흘러 이선수가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구단인 요미우리자이언츠로 이적하게 된 것도, 한 시즌 40홈런을 친 것도, 그 당시 김성근 감독의 헌신적인 조언 덕분이었다는 것을 이선수의 "힘들 때는 김성근 감독님이 내 마음을 헤아려 주신다는 믿음이 내겐 있었다"는 언급을 통해서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저의 아버지께서 고 최동원 선수만큼이나 좋아하시는 박철순(전 OB베어스) 선수는 김성근 감독을 가리켜 "그분은 프로생활뿐 아니라 내 선수 생활을 통틀어 만난 유일하게 존경하는 선생님이십니다"라고 언급했고,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박찬호 선수(전 한화이글스 투수)는 "그동안 김성근 감독님께서 쏟으셨던 야구에 대한 열정과 고뇌 그리고 인내에서 야구의 진실과 깊은 의미를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위 두사람외에도 김성근 감독과 함께 프로야구생활을 해온 대부분의 전현직 프로야구 감독들과 선수들로부터 그의 좋은 영향력이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찾아보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팬으로 돌아서다.
저는 인천시민으로서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SK와이번스를 2011년 8월14일(대 넥센전)까지 응원해오다 김성근 감독의 시즌중 경질 이후로 야구팀을 특정하여 응원하지 않았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삼미슈퍼스타즈, 청보핀토스, 태평양돌핀스, 현대유니콘스 그리고 SK와이번스 등 1982년 한국프로야구 개막 이후 무려 연고팀이 다섯 차례나 바뀐 인천 야구팬으로서 참 서글펐고, 줄곧 하위권을 맴돌던 인천 연고팀들의 성적과 믿었던 연고팀을 잃을뻔 했었던 아픔 등의 역사를 제법 잘 견디어 왔지만, 인천야구팬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준 - 한국시리즈 3회의 우승과 1회의 준우승 - 팀의 감독을 시즌 도중에 경질하는 쉽게 수긍할 수 없는 사태는 도무지 견디기 쉽지 않았습니다. 인천야구가 줄곧 하위권에 머물러 있거나 심지어 팀이 바뀌는 여러 차례의 상황도 잘 참았지만 말입니다.
김성근 감독의 SK와이번스 부임 초기에 엄청난 훈련량으로 인해 당시 일부 선수들이 선수협에 김성근 감독의 훈련방식 등을 성토하는 투고를 했었던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한편 재미있는 부분으로써 2011년에 LG트윈스에서 SK와이번스로 이적하여 십년만에 김성근 감독과 재회한 최동수 선수는 변기를 잡고 피를 토하며 울었다던 2001년도의 LG트윈스 훈련량에 비하면 당시 SK와이번스에서 김성근 감독이 시키는 훈련량이 많이 줄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SK와이번스에서 김성근 감독의 선수기용방식, 훈련방식 등에 대해 일부 선수들 마저도 불만이 있었는데 하물며 야구팬 사이에서라고 불만이 왜 없었겠습니까. 저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방식이라며, 지금이 태평양돌핀스 시절도 아닌데 왜 과거의 방식을 고집하냐며 불만이 가득한 상태로 야구중계방송을 보며 불평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경기와 시즌을 거듭할수록 SK와이번스 선수들의 김성근 감독과 김성근식 야구에 대한 심경과 태도의 변화를 보게 되면서,저는 [안티 김성근]에서 긍정적 의미의 [비판적 김성근 팬]으로 제 자신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사실에 근거하여 애정을 가지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왜곡하거나 부정하고 비난하려는 목적으로 대놓고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은 것을 안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안티 김성근]과 [비판적 김성근 팬]은 질적으로 다른 것이겠습니다.
[...사실 감독님이 SK에 계실 때, 사람들이 재미없는 야구다 뭐다 말할 때, 솔직히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수비하다가 저희 팀 투수가 연속으로 3번씩 바뀌면 저희도 힘들었거든요. 집중력도 떨어지고. 그런데 이제는 알겠습니다. 재미없는 야구는 바로 지는 야구라는 것을. 이기는 게 재미있는 야구라는 것을. 김성근 감독님의 야구야말로 제일 재미있는 야구라는 걸 알았습니다.] - 최정(현 SK와이번스) 선수
김성근 감독은 [야구는 감독이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이제까지 역임해 온 야구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은그 한문장 속에는 굉장히 많은 것이 생략되어있음을 알게 됩니다. 저는 양상문 감독의 말을 빌려 이렇게 다시 쓰고 싶습니다. '야구는 [자기 영광이 아니라 선수들 편에서 선수의 영광을 생각하는 그런 마음을 지닌] 감독이 한다.'
[...감독으로서 자기 성적을 위해서라면 선수들을 치열하게 이끄는 게 한두 해는 가능하지만 맹세컨대 절대 감독님처럼 40년을 그렇게 한결같이 살 수는 없을 겁니다. 중요한 건 리더에게 선수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잖아요. '아, 어떻게 해서든 이 선수가 자기 능력을 꽃 피워서 제 몫을 하게 만들줘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은 자기 영광이 아니라 선수들 편에서 선수의 영광을 생각하는 그런 마음이죠. 선수들도 그걸 고스란히 느끼기 때문에 감동을 받고 마침내 변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 양상문(현 LG트윈스) 감독
한화이글스를 응원하게 되다. 이전 팀들과는 다르게.
김성근 감독이 한화이글스의 제10대 감독으로 취임한 2014년 10월 28일 직후 그리고 한화이글스의 2015년 고치 1차 전지훈련기간(1월 15일 ~ 2월 14일)과 오키나와 2차 전지훈련기간(2월 15일 ~ 3월 3일)에도 한화이글스를 제대로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시범경기기간(3월 7일 ~ 3월 22일)에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박찬호 선수가 선수생활을 은퇴하도록 기회를 준 팀이기 때문에, 물론 가슴한켠에는 한화이글스에 대한 고마움과 관심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진심으로 올해는 최하위에서 벗어나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다 2015년 3월 29일 넥센히어로즈와의 개막 두 번째 경기(5:3승)는 제가 한화이글스를 본격적으로 응원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넥센과의 2연전인 그날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밝힌 속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어제 져서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했다"라는 말과 "어제부터 선수들이 하나가 되고 있다"는 말. 특히 '도대체 한화이글스 선수들이 도대체 어떤 선수들이기에 김성근 감독이 그렇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순간 저의 뇌리를 스치며 오버랩 된 과거 SK와이번스 시절 김성근 감독이 당시 정대현 투수에게 [미안하다] 언급했었던 사연이 생각났습니다.
[...정대현에게 '무리시켜서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던 적이 있다. 그게 나의 진심이었다. 정대현이 부족해서 못 던진게 아니라 내가 그를 적절하게 쓰지 못해서 결과가 나빴던 거다. 롯데와의 경기였다. 9회에 상대팀 감독 로이스터가 나오기에 우타자를 좌타자로 바꾸는 줄 알고 정대현을 뺐다. 이전의 연투도 마음에 걸렸던 터라 바꿨다. 그런데 롯데는 대타를 쓰지 않고 그대로 갔다. 바뀐 투수가 역전타를 맞고 팀은 경기에 지고 말았다. 내가 왜 서둘렀을까, 너무너무 창피했다. KTX를 탈 수가 없을 정도였다. 부산에서 인천까지 차 타고 가면서 차 안에서 정대현에게 문자를 보냈다. 정말 미안했다. 나중에 정대현이 그 문자를 보고 다시 파이팅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중략)...정대현이 롯데로 팀을 옮겨 갔을 때, 생각이 많았다. 롯데가 정대현을 잘 쓸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그런데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안타까웠다. 그래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정대현이 잘해나가기를 바랐다...]
앞서 언급했듯이 저는 "어제 져서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어제부터 선수들이 하나가 되고 있다"는 김성근 감독의 인터뷰 내용으로 인해서 한화이글스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감독이 미안해하고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하는 팀은 도대체 어떤 팀이며 과연 어떤 선수들이 모여있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려면 두가지 방법이면 충분했습니다. 하나는 한화이글스 중계방송을 지속적으로 끊임없이 지켜보는 것 - 실제로 인천에 살면서 김성근 감독 시절의 SK와이번스 경기 직관도 단 한차례도 가지 않았지만, 올해 한화이글스의 경기 직관은 인천에서 두번, 심지어 대전에서 한번 다녀왔습니다 - 그리고 둘째는 한화이글스 팬카페에 가입하여 동일한 팀을 응원하지만 다양한 관점의 지닌 이들이 모인 공간에서 한팀으로 인한 희노애락을 겪어보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2015년 3월 30일에 [이글이글]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한화이글스 팬카페를 오직 DAUM에서만 검색해서 [이글이글]을 찾게 되고 가입하게 된 것은 소위 신의 한 수 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팬카페 가입 이후에 몇 차례 글쓰기도 해봤고 간혹 댓글도 남기면서 지금까지 카페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페에 올라오는 글들을 거의 매일 보면서 희노애락을 느끼고 있습니다. 최근 붉어진 권혁 선수의 기용 등에 관련된 여러가지 비판적인 글도 유심히 잘 봤습니다. 비록 비판인듯 안티적인 글도 드문드문 보였지만 대부분한화이글스의 팬으로서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는 [비판적인 팬심]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 SK와이번스의 비판적인 팬이었던 과거의 저와 같이 말입니다.
김성근 감독의 SK와이번스 시절이던 2010년 그 해에는 정우람(현 SK와이번스) 선수는 102이닝 8승 4패 18홀드, 2세이브(방어율 3.53) 및 1726개의 투구수를 기록했었습니다. 2015년 올 해 한화이글스의 권혁 선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까지 104.1이닝 9승 11패 5홀드, 15세이브(방어율 4.92) 및 1958개의 투구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과거 정우람 선수의 기용방식을 두고 저 또한 무엇을 위한 야구이고, 누구를 위한 야구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김성근 감독에 대해 혹평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결과적으로 더 받아들이기 힘든 데이터를 지금의 권혁 선수를 통해서 보고 있으니 한화이글스의 팬들께서 김성근 감독을 비판하시는 것이 충분히 공감됩니다. 탈보트, 안영명 등의 선발투수 선수들에 버금가는 권혁 선수의 이닝과 투구수로 인하여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사실상 직접 영입한 송은범 선수의 이닝(56.2이닝)과 투구수(1070개)를 훨씬 초과하는 권혁 선수의 이닝과 투구수로 인하여 김성근 감독을 비판하시는 팬들이 많다는 것 또한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대성불패' 구대성 선수의 역투를 여전히 기억하시는 수많은 한화이글스 팬분들께서 '역대 구원 최다패'라는 불명예 기록을 떠안게 된 선수가 하필 권혁 선수이기 때문에 최근까지 [이글이글] 카페에서 여러차례의 언쟁과 논쟁이 일었던 것도 빠짐없이 꼼꼼히 읽어봤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간혹 [안티 김성근]의 흔적도 보이지만, 이곳 [이글이글]에는 무엇보다도 한화이글스를 생각하며, 대부분 사실에 근거하여 건전하고 애정어린 비판을 하시는, 좋은 의미의 [비판적 김성근 팬]들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감히 바라는 것은 과거 LG트윈스처럼 일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김성근 감독을 감독으로서 인정하고 지지한 팬들과 선수들처럼, SK와이번스처럼 'SK왕조'시절을 겪고 나서야 김성근 감독을 감독으로서 인정하고 응원한 팬들과 선수들처럼, 저를 비롯한 지금의 한화이글스 팬들 또한 최소한 올해가 지나거나 최대한 김성근 감독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에 [한화이글스 제10대 감독 김성근]을 평가해보시면 어떨까하는 것입니다.
훗날 권혁 선수가 오늘날의 권혁 선수와 함께 생활한 김성근 감독에 대하여 어떠한 평을 하게 될지 궁금합니다. 최창호(전 태평양돌핀스) 선수처럼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스승님은 바로 김성근 감독님이다"라고 말할지, 김재현(현 한화이글스) 코치처럼 "김성근 감독님을 만난 이후에 야구에 새롭게 눈을 떴습니다"라고 말할지, 김광현(현 SK와이번스) 선수처럼 "김성근 감독님과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할지, 정대현(현 롯데자이언츠) 선수처럼 "감독님. 다시 한번 감독님과 야구를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정말 야구만 생각하면서,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공 하나 던지는 것도 느낌이 다를 거 같아요. 그런 날이 정말, 다시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할지...과연 훗날의 권혁 선수는 그에 대하여 무엇을 말할지 정말 궁금합니다. 역대 구원 최다패 기록을 갱신한 경기에 자신을 기용한 김성근 감독에 대해서 말입니다. 권혁 선수도 사람인지라 일부 안티팬들처럼 비슷한 속마음을 가지고 있을지 아니면 이진영(현 LG트윈스)가 "자기 실력을 갖추어놓지 않으면 경기에 나갈 수 없으니까요. 그게 진짜 무서운 거였어요"라고 김성근 감독에서 말했듯이 오히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진짜 두려웠던 것이라고 말하게 될지...
아버지께서 고 최동원 선수를 그리워하시듯 저도 언제가는 사무치게 박찬호 선수를 그리워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도 한국프로야구 역대감독들 가운데 유일하거나 아니면 첫번째로 손꼽을만큼 언제가는 사무치게 김성근 감독을 그리워하게 되는 날 또한 분명히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말입니다. 참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가족도 아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제가 [안티 김성근]에서 [비판적 김성근 팬]으로 바뀌게 되고 이제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생각보다 길지 않기에 언젠가는 김성근 감독을 사무치게 그리워하게 되는 날이 있을 것이라 직감하니 말입니다.
사회심리학자이며 '사랑의 기술'을 저술한 에릭 프롬은 [존중은 사랑하는 이를 있는 그대로 보고 그의 독특한 개성을 아는 능력이다]라고 했으며 [어떤 사람을 존중하려면 그 사람을 알아야한다. 지식은 다른 사람을 그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이지, 그 사람에 대한 환상이나 불합리한 이미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했습니다. 아무쪼록 현재 한화이글스의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을 존중할 뿐만 아니라 [이글이글] 내에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팬문화, 건전하되 정확한 지식과 사실에 기반한 애정어린 비판도 수긍할 수 있는 팬문화가 잘 정착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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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조그만 바람이 있다면 권혁선수에게 당분간이라도 휴식을 좀 줬으면 좋겠네요.
아침일찍 잔잔한 문체의
느낌있는 글을 읽게 되어 고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이 진짜 좋은 글 이지만,,,
죄송합니다.
제 머리로는 끈기가 부족해서
타이틀 읽으며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ㅠㅠ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잘 봤습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출근길에 좋은글 잘읽구 갑니다~
기분이 그냥 좋아지네요~~
좋은 글입니다.
아침부터 저녁을 기다리게 만드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되시길^^
좋은 글 감사합니다~
뭉클합니다~^^
이 글을 감독님께 드리고 싶어요.
참 좋은 글입니다.^^
멋집니다. 감독님도..
또한 이런 글을 쓰시는 님도..
'아빠 집에 놀러 오세요.' ^^
좋은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감동적인글이네요 (꾸벅)감사합니다.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정성스럽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글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
감사한 마음으로 잘 읽었습니다.
감동이 있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