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무슨 일이지요?"
순간 문 앞에 서 있는 이를 보고 흠칫 놀란 현암이 어떨떨하게 말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정말 사람을 얼게 만드는 생김새를 가지고 있었다. 눈은 조금 밑 쪽이 옆으로 기울여져서 어떻게 보면 불완전한 팬더로 보이고, 눈썹을 아주 활짝 올려 이쁘다고 표현하기 보다는 징그럽다고 볼 수있었다. 또한 입술은 한 가운데로 모아져 고집스러운 얼굴에 길쭉한 얼굴은 하얗게 밀가루를 칠한 듯이 소름끼쳤다.
"....새로 오셨나요?"
그 여자가 입을 열었다. 준후는 그 작은 입에 말을 할 수있다는 것이 신기로운지 입을 떡 벌렸다. 그러자 여자는 준후가 신경쓰이는지 검은 드레스에 그 잘록한(조금 비정상적으로보이는)허리를 비꼬았다.
"아, 예. 옆방 손님이신가보군요. 안녕하세요."
"..난 윗 층에 살아요.."
"아..네. 실례."
박신부가 멋쩍은 듯이 짧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어느 새 승희도 현암의 곁에 와서 여자를 신기하다는 듯이 보고 있었다. 여자는 천천히 느릿하게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보니 여자의 머리는 허리까지오는 검은 긴 생머리였다. 앞머리는 전혀 없었다.
"내 방은 바로 이 방 윗층이지요..자주 오도록하지요..."
"예^^;;"
자주 온다는 말에 인상을 보일듯 안보일듯 찡그리며 일행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여자가 힐끗 그들을 쳐다보더니 뒤를 돌았다.
"..그럼 이만..방에 음악을 틀어놔서.."
"네!!!!"
고개를 아주세게 흔들며 기쁘게 일행이 배웅하자, 여자는 어느샌가 윗층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승희는 문을 세게 닫고는 참지 못했는지 말했다.
"정말이지 난 저 여자 화장솜씨에 대해서 뭐라고 해주고 싶어!!"
"쉿..승희야. 아마 들릴거야."
현암이 낮게 말하자 박신부가 고개를 흔들었다.
"아닐세. 아까 그 손님이 방에 음악을 틀어놓았다고 하지 않았는가? 아까 승희의 방에서는 우리의 작은 소리도 들렸지만, 윗층은 그런것 같지가 않다네."
"그럼..다른 옆방은요?"
준후가 묻자 승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옆방엔 아무도 없는 것같아. 즉, 1층에는 우리만 산다 이거지."
"우와..그럴리가..무슨 종류가 있는건가?"
준후가 골똘히 생각에 접어들자 박신부가 껄껄 웃었다.
"허허. 같은 사람끼리 종류가 뭐있겠니. 그거야 뭐 주인장 맘이지.."
"그래, 준후야. 우선 푹 셔야겠다. 아이구...그럼 저는 제 방으로 가볼께요~!"
승희가 씩 웃으며 방을 나서는 순간, 그녀의 비명소리가 일행의 귓전을 때렸다.
"아아아악!!!!!!!!"
"뭐야!!"
현암이 반사적으로 뛰쳐나가자, 준후와 박신부도 따라 나왔다. 승희가 손가락을 가리키자, 그 손가락이 주목받고 있는 곳엔 한 여자가 놀란 듯이 서있었다. 아니, 일행이 보기엔 그 여자가 놀란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눈이 지나치게 컸었기 때문이다.
"....?"
아마도 승희는 그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큰 눈에 놀랐던 것같았다. 그러자 준후는 조금 그 여자에게 실례라고 생각했는지 인사를 꾸벅하며 상황을 처리했다.
"아..아무것도 아니에요. 저희 누나가 저기 있는 거미를 보고 놀랐었나봐요. 저어기...죄송합니다. 놀라게 해서."
"괜찮아요."
승희는 새파랗게 얼굴이 질려서 자신의 검지와 엄지로 동그라미를 만들어보았다. 완전 그 크기만한 눈을 가진 여자..
'세상에..연희언니보다 눈이 더 커..물론 연희언니는 이쁘기라도 하지만..'
자세히보면 그 눈은 조금 튀어나와있다고 볼 수있었다. 돌출된건가?
"유희주씨."
갑자기 오른쪽편 복도에서 의사복장을 한 주츼의가 오더니 그 유희주라 불리우는 눈 큰여자를 부축하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어디 계셨던 거에요? 제가 찾아다녔습니다. 검진시간입니다."
아무래도 무슨 병이 있는 것같았다. 주치의까지 고용할 정도면....
"윗층으로 가시지요."
그 말로보아 이 여자도 역시 윗층에 사는 것같았다. 일행은 가만히 그 둘의 짓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러다 그 둘은 위층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까지 보고선 승희는 다시 한숨을 토해냈다.
"후우~! 정말 놀라는 일만 가득하네."
"쩝...현승희. 넌 갑자기 고함을 지를게 뭐니? 사람 무안하게..."
"하지만 놀란 걸 어떻해~! 난 그렇게 눈 큰 사람 못봤어!!"
"저도 놀랐어요. 흠..저런 사람들도 있었구나...저는 씻어야 겠어요. 어휴 승희누나 때문에 씻을 시간도 없네."
준후도 혀를 낼름 거리며 화장실로 총총히 뛰어갔다. 박신부도 현암도 서서히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향했다. 승희는 조금 으시한 기분이 들며 역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