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여유 있는 토요일 아침입니다. 실은 그렇게 여유가 있을
수 없었는데, 한마음봉사단 간사를 맡은이래 처음으로 공식행사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남양주군에 있는 신망애재활원에
무료진료가 예약되어 있는데, 규모가 조금 작자 다른 봉사자가
일을 맡아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생각치 못한(?) 일이 생겼습니다. 아이런이 성당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기에 아침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널고,
청소를 하고, 감기 걸린 원식이를 데리고 소아과의원에 가서 진찰도
받고, 다예와 지예를 함께 데리고 가서 외식으로 점심식사를 합니다.
갑자기 바빠진 것입니다.
오후 2시에는 의료원 직원들과 불암산 등산이 약속되어 있습니다.
무료진료를 가지 않는다고 했더니 잡힌 스케쥴입니다. 상계역으로
나갔더니 인사교육팀장, 왕실장, 경리계장, 1-3년차 신입직원 등
7명이 왔습니다.
평소에 다니던 코스를 바꾸어 헬기착륙장으로 먼저 가서 507미터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왔습니다. 그후는 '뻔'자 아니겠습니까? 세
시간동안 산행을 하면서 뺐던 땀 대신에 알콜을 채웠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적게 마셨습니다. 왕실장과 단 둘이 맥주를 한 잔 더 하러
집앞의 카프리광장으로 갑니다.
거기서 아이런을 불러 함께 이야기를 하는데, 왕실장은 바로 귀가하고
그 빈자리를 온 가족이 채웠습니다. 아이런과 나는 양주 스트레이트
한 잔씩만 마시고, 아이들에게는 치킨 한 마리를 시켜줍니다. 맛있게
치킨을 먹었는데 원식이가 노래방에 가자고 합니다. 원식이는 요즘
부쩍 노래방 타령을 잘 합니다. 툭하면
"아빠! 우리 카프리광장에 가자."
" 아빠, 우리 노래방에 가자!"고 말합니다.
큰 맘 먹고 노래방엘 갔습니다. 아이들 노래 솜씨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습니다. 그중 유별난 녀석이 있습니다. 눈에 휘둥그레졌습니다.
바로 원식이가 신청한 노래는 윤종신이 만든 [Non stop]입니다.
다리를 짝 벌리고 서서 노래를 부르는데 장난이 아닙니다. 가사를
다 따라서 부르는데 곡조도 틀리지 않습니다. 정말 놀랐습니다.
이십분을 더 서비스받고 귀가하는데, 뒤늦은 시간에 온 가족이
즐겁기만 합니다.
첫댓글 정말 꽉채워서 살아가시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