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중복이 우려됐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클린업 트리오의 수비위치가 깔끔하게 교통정리됐다.
김응용 삼성 감독은 최근 롯데에서 트레이드된 마해영이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오리아의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첫 날 훈련을 마친 뒤 따로 불러 올시즌 외야수로 기용할 뜻을 전달했다.
마해영도 별다른 불만없이 김감독의 방침을 수용해 삼성의 중심타선은 이승엽이 1루수, 김기태 지명타자, 마해영 우익수로 사실상 확정됐다.
홈런왕 이승엽과 18억원짜리 FA선수 김기태를 보유했던 삼성은 지난 1일 김주찬과 이계성을 롯데로 주는 대신 마해영을 영입, 프로야구 최강으로 불리는 두산의 '우-동-수(우즈,김동주,심정수) 트리오'와 견줄수 있는 막강한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그러나 이들 3명의 주 포지션이 모두 1루수로 수비 위치가 중복된다는 점이 골칫거리였다.
노회한 김감독은 고심끝에 "마해영이 다소 낯선 포지션에 가더라도 팀 사정상 감수해야 한다"며 결단을 내렸고 마해영은 "(김)기태형이나 승엽이에 비해 내가 발이 가장 빠르고 어깨도 가장 좋다"는 말로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마추어때부터 붙박이 내야수로만 활동했던 마해영은 "국가대표시절 딱 1경기에서 외야수로 뛴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내야보다는 외야 수비가 손쉬워 보일지는 몰라도 프로 선수의 보직 변경은 자칫 선수생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모험이다.
지금은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최고의 외야수로 꼽히는 '야구 천재' 이종범도 전업 첫 해에는 타구 방향을 찾지 못해 곤욕을 치뤘고 99년 쌍방울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뒤 외야수로 돌아선 김기태도 수 차례 '만세'를 불러 벤치의 눈총을 받았었다.
마해영은 "시력이 나빠 야간경기때 타구를 놓치지 않을 까 걱정된다"며 새로운 포지션에 긴장감을 드러냈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리조나 전훈동안 외야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뛰어다닐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