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은 다른 발가락에 비해 아주 뽀얗고 하얗다.
물론 여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지만 그 특별한 이유라는 게 그다지
즐겁거나 기쁜 일이 아니라 조금은 더러운 것이라 발가락을 볼 때마다
오바이트가 쏠리게 된다..
자, 그럼 얘기를 해볼까나... 때는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면 한번쯤 가는 것이 있다.. 그렇다.. 바로 수학여행
일 것이다... 미성년의 나이에 며칠 동안 외박하면서 멀리 간다는 건
웬지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이다.
어쨌든 우리 학교는 수학여행을 설악산으로 갔고 거기서 하루 밤을 자
게 되었다. 원래 여행을 가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게다가 특별한 여행
인 수학여행은 더더구나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였다.
그날밤도 역시나 다들 잠을 못 이루고 모여서 수다나 떨거나 아니면
몰래 술을 먹거나 아님 도박을 하든지 하면서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그런데 딱 두 명이 잠을 잤는데 나하고 내 짝이었던 녀석이었다.
같은 짝이래서 그런지 몰라도 우린 둘 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
둘이 잠들었던 날 어떤 일이 벌어졌었는데....
일단 난 아주 이상한 꿈을 꾸었는데 그 내용이 바다에 빠져 상어에게
쫓기는 꿈이었다. 근데 이상한 건 상어 떼들이 자꾸 내 엄지발가락만
자꾸 공격하는 것이었다. 난 무서워서 엄지발가락을 손으로 부여잡고
막 피했는데 이상하게도 다른 곳은 공격하지 않는 것이었다.
하여튼 이리저리 피하다가 결국 한 놈에게 엄지발가락을 물리고 말았
다. 근데 물렸는데도 아프진 않고 왜 그렇게 간지러운지 막 웃고
그랬다.
그리고 내 짝이 꾼 꿈은 이랬다고 한다. 꿈에서 어릴 때 돌아가신 엄마
를 만났다고 한다. 하도 어릴 때 돌아가신 지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
만 어쨌든 엄마였다고 하는데 갑자기 엄마가 가슴을 내밀면서 젖을 먹으
라고 했단다. 엥??? 다 컸는데 무슨 젖....
이라고 얘기했더니 어릴 때 젖을 못 먹인게 죽어서도 한이 되어 이렇게
왔다며 먹으라고 했단다.. 첨엔 좀 그랬지만 나중에 엄마젖을 물고 막
빨면서 울었다고 한다..
으휴.. 무슨 놈의 꿈이 이런거다나.. 어쨌든 젖을 빨면서 엄마의 체온
을 느꼈다나 뭐라나.. 게다가 그 젖맛이 기막히더란다..
대충 이런 꿈이라는데... 다음날 아침 눈을 떠니 같이 잤던 애들이
우리 둘 보고는 계속 쏠린다는 표정을 짓는 것이었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대답은 안하고 내 엄지발가락만 가리키는
것이었다. 거참.. 이상하다.. 왜 엄지발가락을 가리키지..
그래서 엄지발가락을 보니 이런...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하얗게 퉁퉁
불어있었다.
' 거 참.. 어제 꾼 꿈대로 상어한테 물리기라도 했나... '
하고 생각하면서 아무 놈이나 붙잡고 얘기를 들어봤더니 우욱...
생각만해도 쏠린다.
어젯밤 다들 잠 못들고 있는데 어디선가 뭔가 빠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 쪼...오옥... 음.. 어.. 엄마... 흑.. 쪽... "
" 야.. 이게 무슨 소리야?? 뭐 빠는 소리 아냐? "
" 가만있어봐.. 어.. 진짜덴.. 야... 진짜 뭐 빠는 소리다.. "
" 어디서 나는 소리지?? "
" 야.. 쟤들 둘이 자는데서 나는데... "
그래서 애들이 우리 둘이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추니 내 짝이 내 발밑으
로 가서 내 엄지발가락을 막 빨고 있더란다. 근데 뭐가 기쁜지 계속 울
면서 맛있게 빨더란다.. 으웩...
그리고 난 막 살려달라고 그러더란다.. 오... 마이 갓....
그 뒤부터 내 엄지발가락은 다른 발가락에 비해 아주 하얗다..
한 5년동안 그랬는데 지금은 다시 제 색깔로 돌아왔다..
아마 그놈의 독침 효력이 5년이 유통기한인거 같다.
지금 그 놈의 짝은 어디서 뭘 하는지는 몰라도 결혼했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듣기로는 엄마꿈을 꾼 다음날 마누라랑 뜨거운 밤을
보낸다고 한다..
ㅋㅋ... 아무도 그 이유는 모르지만 난 느낌이 온다... ^^
카페 게시글
˚ⓖⓓⓥ。수다쟁이 ˚³
' 아주 뽀얀 내 엄지발가락 ' (끄적이 에피소드 14)
끄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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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0
03.12.17 09:2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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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 완전 진짜 쏠린다 .
근데 근데 근데 ~!~!! 진짜 웃긴다...!! 어쩜 저렇게 꿈을 꿀수가 있찌..우와 신기신기~!~! ㅋㅋㅋ
여전히 재미있는 에피소드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아침에 9시 다 되어서 출근하셨나요?......하얀색 비스므리한 파카 입고?.......5층에서 내리던데 아닌가......으흐흐~ 아님 말그요~ 프힛~
음하하하~~~ 지금 금방 밥먹구 왔는뎅,,,,, 그 친구분은 월매나 쏠렸을까? --;
ㅋㅋㅋ 주금이군여... 발 씻고 싶어지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