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언(醒言) 39. 〔음식 사치가 부르는 앙화(殃禍)〕
음식 사치를 극도로 부리는 자는 패망을 자초하지 않는 경우가 드무니, 평민은 굶어서 죽고 귀족은 몰락하여 멸망한다. 허의(許宜)란 자는 부잣집에서 자라면서 입맛을 극도로 사치스럽게 하여 천하의 산해진미도 그의 입에 싫증나지 않은 것이 없었는데, 병이 나자 먹을 만한 것이 없어 드디어 굶어 죽고 말았다. 그리하여 당시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김자점(金自點)은 패망하려 할 적에 온갖 부드러운 음식들이 모두 단단하다 하여 갓 부화한 병아리를 먹었고 정후겸(鄭厚謙) 역시 이렇게 하였는데, 모두 얼마 안 있어 처형되었다.
근래에 한 세도가에서 떡국을 만들면서 사람의 오관(五官)과 사지(四肢)를 모두 구비한 어린아이 모양으로 만들어 먹었는데, 얼마 되지 않아 멸망하였다 한다.
[주-C001] 성언(醒言) : 사람을 깨우치는 말이란 뜻으로, 총 3권에 인물평 및 일화, 사론(史論), 필기(筆記), 한문단편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주-D001] 오관(五官) : 사람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시각의 눈, 청각의 귀, 후각의 코, 미각의 혀, 촉각의 피부를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