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상위권 수준의 슈퍼컴 2호 도입, 2008년 정지궤도 기상전용 위성 발사 등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최고의 기상기술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세계적인 기상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
그 수도 서울에 WMO 사무총장(Mr. Michel Jarraud)을 비롯한 전 세계 70여 개국에서 모인 각국 기상청 대표 200여 명이 참석하는 기상외교의 장이 펼쳐졌다.
장기예보분야에서 급성장한 우리나라 기상 기술
선진국 및 개도국에도 기술 전수할 정도로 발전
지구촌 기상네트워크의 총 사령탑 세계기상기구(WMO) 산하 기본체계위원회(CBS)의 2006년 특별회의가 기상청(KMA) 주최로 지난 11일 쉐라톤워커힐호텔 그랜드홀에서 16일까지 열려 8일간 이어지는 대장정이 현재 진행 중이다.
이번 특별총회기간 중 가장 주목되는 점은 WMO가 우리나라 기상청에 대해 WMO의 각종 지역 센터 즉 ‘자료수집 생산센터’, ‘전 지구 장기예보 생산센터’ 및 미국과 공동으로 ‘WMO 장기예보 다중 모델 앙상블 세계선도 센터’의 역할을 맡아줄 것을 요청한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WMO는 개발도상국의 농업 기상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세계 농업기상 정보서비스 그리드 포털사이트‘의 운영도 우리나라 기상청이 맡아 주기를 원하고 있다.
여기에다 WMO는 인체의 신경망과 같은 통신망을 통해 이뤄지는 전 세계 기상자료의 교환을 지금까지 각 국가 간 케이블로 연결된 전용통신망을 사용하던 데서 현대 정보통신 수단인 인터넷망 자료교환 체계로 바꾸기 위한 임무도 한국이 맡아줄 것을 이번 특별총회에서 권고한다는 계획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는 모든 나라의 기상청 업무의 근간이 관측-자료교환-분석-예보의 흐름으로 이뤄지는 일련의 기상정보 흐름에서 우리나라 첨단 정보기술이 인정된 결과다”며 “우리나라가 기후예측모델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1개월이나 3개월간의 장기예보 분야에서 선진국은 물론, 아직 장기예보 능력을 갖추지 못한 나라들에게 도움을 주는 단계로 성장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울러, 이는 ‘전 세계 기상은 하나’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열린 이번 특별총회에서 1956년 68번째로 가입한 (북한은 1975년 5월 27일, 129번째로 가입) 우리나라가 그동안 ‘받는 협력’에서 예보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전수하는 ‘주는 협력’으로 전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만기 기상청장은 개막 인사말에서 “기상분야는 그 특성상 국제협력을 바탕으로 하고 이러한 협력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때, 기상분야의 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며 “세계기상기구(WMO)는 GEO의 출범단계부터 지금까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고 특히, 이번 회의에서 논의되는 WIS(WMO Information System)는 GEO가 추진하는 전 지구 관측 자료의 공유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정부도 이런 전 세계적 움직임에 적극 동참해 오고 있으며 기상청은 GEO 한국사무국을 중심으로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하고 “이번 CBS특별회의에서 논의되고 결정되는 사안들은 WIS 구축, 그리고 향후 세계 기상계와 WMO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WMO 8개 기술위원회 중 CBS는 가장 핵심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기상기술의 수준을 좁히면 좁힐수록 전 지구적으로 빈발하고 있는 기상이변에 대한 예측의 정확도는 높아진다. WMO 187개 회원국은 연중무휴로 관측자료를 교환하고 많은 인력과 돈을 들여서 개발한 예보기술과 기상위성 자료를 대가없이 주고받는다. 이러한 협력의 중심에 WMO가 있다.
WMO를 창조한 세계기상헌장은 1947년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기상기구 제12차 기상청장 회의에서 채택되었다. 비록 헌장 그 자체는 1950년에 발효되었으나, 실질적으로 WMO는 IMO의 후신으로 1951년에 업무를 개시, 이후 UN과 WMO와의 협정을 통해 UN의 전문기구로서 창설됐다.
WMO는 산하에 기본체계위원회(CBS), 측기 및 관측법위원회(CIMO), 수문위원회(CHy), 대기과학위원회(CAS), 기후위원회(CCl), 농업기상위원회(CAgM), 해양학 및 해양기상 합동기술위원회(JCOMM), 항공기상위원회(CAeM) 등 8개 기술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기본체계위원회는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이다.
WMO 기본체계위원회(Commission for Basic Systems : CBS)는 세계 기상관측, 통신, 예보, 자료분석 및 원격탐사 활동 등 기상업무 수행에 필요한 제반 문제를 연구·검토해 집행이사회에 권고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이 위원회는 전지구관측시스템(GOS), 전지구통신시스템(GTS), 자료처리 및 예보시스템(DPFS), 통합관측시스템, 운영정보서비스, 공공기상서비스 등을 관장하는 기술위원회로 현업 기상 업무에 관한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룬다. 세계 각국의 기상업무가 이 위원회의 결정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1956년에 WMO에 가입한 후에 선진국의 지원으로 기상 기술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으며, 현재의 우리나라 수치예보 기술수준은 예보의 정확도 측면에서 앞으로 지속적인 보완을 필요로 하지만 이제 한국도 전 지구 수치모델을 운영하는 11개국에 포함될 정도로 성장했다.
- 미셀 자로(Michel Jarraud) WMO 사무총장 합동기자회견 -
- 기상에 있어서 국제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그 가장 큰 이유는 기후에 국경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에 5∼7일 전의 기후를 예측한다면 전 세계 기상정보가 확보되어야만 한다. 어떤 국가도 단독으로는 기후를 예측할 수는 없다. 그래서 IMO(International Meteorological Organization)가 설립되었고 그 후신이 WMO다. 이후 전 세계 어디에서도 3시간 내에 데이터가 교환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됐다. 예를 들면 남미 칠레의 기상정보가 한국으로 접수되는데 3시간밖에 안 걸린다. 이를 위해 통신 시스템과 무엇보다도 데이터 표준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아시아의 서울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와 북유럽의 핀란드나 보스와나에서 측정되는 기상 데이터의 측정 방식은 똑같아야 한다. 또 이런 정보들이 교류되는 네트워크 시스템이 같아야 한다. 이렇게 모든 표준적 방식으로 국제적 기상 데이터가 교류되기 때문에 기상 분야에서 국제적 협력이 중요하다.
- 협력 상의 문제점이 있다면?
정확한 경보를 내리려면 국가 간 정보의 수집과 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져야만 하고 표준화된 프로토콜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일부 저개발 국가의 정보 인프라가 열악해서 전 지구적인 정보 협력에 문제점이 있다.
- 지구 온난화에 대한 WMO의 대처는?
WMO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80년대부터 전 지구적으로 기후 모니터링을 실시해왔다.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고 처음 선언한 기구도 우리 WMO다. 1988년, 우리 WMO와 유네스코가 공동으로 설립한 IPCC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보고서를 6년마다 제출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2001년에 3차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으며 2007년에 4차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WMO에서는 WCRP(World Climate Research Program)를 운영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해양, 대기에 관한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이를 통한 모델을 구축해서 기후관측이나 연구를 수행한다. 이런 결과를 IPCC에 전달해서 이런 보고서를 작성토록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온실가스와 관련된 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 현재 어떤 문제가 있으며 그 대처는?
우리 WMO 산하의 GAW(Global Atmosphere Watch)가 매년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등의 양을 측정해서 6개월마다 공시하는 작업을 해왔다. 지난주에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이산화탄소양의 측정치가 최고치에 이르렀다는 결과가 나왔다. 현재 나이로비에서 UNFCCC(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회의가 진행 중이다. 이 회의는 기후변화협약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