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목사 / 현 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예장합동총회 파송 독일주재선교사, KOSTE와 올바살 운동 설립 및 국제대표, 세계선교사회(WKMF) 공동회장 역임
인간이 쓴 유명한 양대 지혜 문학 가운데 이솝우화와 아라비안나이트가 있습니다. 이솝 우화(Aesop's Fables)는 고대 그리스에 살았던 아이소포스(이솝, Aisopos)가 지은 우화 모음집을 말합니다. 역사학자 헤로도토스에 의하면 이솝은 BC 6세기경 사람으로 그리스 사모스 왕인 ‘이아도몬’의 노예로 팔렸다가 델포이에서 살해되었습니다. 이솝우화는 친숙한 동물들이 등장하고, 그 이야기마다 교훈과 메시지가 들어있어서 전 세계 어린이의 인성과 덕성교육에 매우 유익한 것으로 전해오고 있습니다.
아라비안나이트(The Arabian Nights' Entertainment.)는 일명 천일야화(千一夜話 ; The Thousand and One Nights)라고도 하는데 아랍어로 써졌습니다. 이야기의 등장지역은 아라비아-페르시아, 인도, 이란, 이집트 등지-에서 그동안 구전으로 내려온 약 360편 이상의 민화들과 설화들까지 포함한 이야기들로 에로티시즘(eroticism ; 선정적)에 바탕을 둔 사라센 문학과 문화를 대표하는 환상적인 설화 모음집입니다. 여기에는 희극과 비극, 시(詩)와 수수께끼, 연설과 과학소설, 외계 여행과 원시 공산주의 사회, 마술반지와 하늘을 나는 말, ‘원조’ 로봇과 사악한 마법사, 신(神)의 섭리, 일확천금, 쫄딱 망했다 다시 일어서서 큰 부자가 되는 이야기, 신데렐라와 구조가 같은 이야기 등등 없는 게 없이 다양한 이야기책입니다.
천일야화가 성문화되어 등장하게 된 배경은 이렇습니다. 당시 아라비아 왕은 아내가 흑인노예와 부정한 관계를 맺음에 분노하여 둘 다 죽여 버립니다. 그리고 여자를 증오하게 되고 아내에 대한 복수심으로 매일 저녁 처녀와 하룻밤을 지낸 후, 그 처녀를 살해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아라비아의 미색이 뛰어난 처녀들은 왕에게 불려갈까 봐 전전긍긍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비지르의 딸 ‘셰헤라자데’가 왕의 아내를 자청하고 나섭니다. 그 처녀는 왕에게 매일 저녁 이야기 한 토막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녀는 그동안 풍월로 전해들은 민속이야기와 설화들을 입담 있게 엮어나갔습니다. 왕은 ‘셰헤라자데’의 이야기에 정신을 잃고 경청하면서 너무 재미있으니 계속하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남은 이야기를 내일 저녁에 들려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왕과 잠자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왕은 한번 잠자리를 한 처녀는 절대로 살려주는 법이 없었지만, ‘셰헤라자데’는 예외였습니다. 이유는 계속되는 이야기를 내일 저녁에 또 듣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가 무려 천일동안 지속되었다 하여 천일야화라고 명명한 것입니다. 결국 왕은 부정한 아내에 대한 복수심으로 수없는 처녀들을 죽였지만 ‘셰헤라자데’를 죽이지 않음으로 왕의 처녀사냥은 끝이 났습니다.
지금은 이솝우화나 아라비안나이트의 차원을 넘어 우주시대를 방불케 하는 K. 롤링이 쓴 판타지 소설인 ‘헤리 포터’와 마리아 월햄과 더크 매디슨이 공동으로 쓴 ‘아바타’, C.S. 루이스가 쓴 ‘나니아 연대기’ 같은 이야기가 수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지금으로부터 2600여 년 전에 무려 잠언 삼천과 노랫말 일천 다섯을 지었습니다. “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심히 많이 주시고 또 넓은 마음을 주시되 바닷가의 모래같이 하시니 … , 저가 잠언 삼천을 말하였고 그 노래는 일천 다섯이며 저가 또 초목을 논하되 레바논 백향목으로부터 담에 나는 우슬초까지 하고 저가 또 짐승과 새와 기어 다니는 것과 물고기를 논한지라 모든 민족 중에서 솔로몬의 지혜의 소문을 들은 천하 모든 왕 중에서 그 지혜를 들으러 왔더라”(왕상 4:29~34) 그러니 이솝우화나 아라비안나이트는 저리 가라 할 정도입니다.
필자가 전주서문교회에 부임하여 매주 에세이를 쓰기 시작한지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글을 읽으신 어떤 분이 “목사님, 한 두 편도 아니고 매 주일 에세이를 써야 할 텐데 감당이 되시겠습니까?”라는 염려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벌써 360여 편의 글을 썼습니다. 이 글들이 비록 졸필일지라도 50년, 100년이 흐르는 과정에서 하나님이 역사하시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