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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한국사(韓國史)적 연대기(年代期)의 꽤 유익한 기본적인 연대가 있다
삼국시대
백제 멸망 쭉쭉공 660
고구려멸망 쭉쭉팔 668
고려건국 구일팔 918
조선건국(일삼구이) 1392
콜럼버스 아메리카대륙(큐바) 발견(일사구이) 1492
임진왜란(일오구이) 1592
병자호란(일륙삼륙) 1636
갑오경장(동학혁명) 1894
대한민국 정부수립 1948
(뭐, 당연히 언급하고 싶지도 않은 그 통렬한 한일합병은 1910이고,
3.1운동은 1919, 8.15 해방 1945이지만)
이게 몇 개 안되지만 기억하고 있으면 시대적 추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1392년에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함과 동시에 도읍을 한양으로 천도하며, 정도전이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양의 사대문, 종로의 보신각까지
궁궐, 성곽, 문 이름 등은 풍수지리와 주역에 맞게 기틀을 잡아
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고 기가 막히게 정도전답게 지었는가 싶다.
그 이름들을 해석하면 할수록 정도전이란 선현에 흠뻑 빠져 들 정도이다.
이방원에게 베여 죽은 정도전이 너무도 아깝지만,
태종 또한 가타부타 못 할 독재적 업적을 남겼으니
이러타 저러타 할 두 셈의 결과가 가정법 과거완료적인 미제(未濟)적 과거 시제일 수밖에 없지만.
그런데
서울 강북의 중심도로 도로명은
세종대왕의 세종로(世宗路)
이순신장군의 충무로(忠武路)
을지문덕장군의 을지로(乙之路)
원효대사의 원효로(元曉路) 등등,
저 도로 이름은 해방 후 1900년대 중반에 붙여졌으니,
저 순서로 보면 우리나라 역대
세종대왕이 1등이고
이순신장군이 2등이고
을지문덕 장군이 3등의 순(順)으로 가장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되기 때문이리라.
(나는 초등학교적 발상을 항상 좋아한다.)
책장을 넘기다,
을지문덕(乙之文德) 장군의 중국 수(隋) 나라와의 전쟁에,
나 또한
(지금에야 거의 모든 회사의 본사가 강남으로 몰려가 있지만)
1980년대 후반에 그 불야성(不夜城) 같았던 을지로에서
을지로 골뱅이로 신입사원 설움을 달래던 그 시절이 생각 나,
학교 때도 배웠지만
근데 참
무관(武官)이면서도 문인(文人)이신 을지로 장군님의 1,400년 전의 시(詩)가 읽을수록 빼어나
그냥 짚지 않고 넘어갈 수 없을 정도이다.
與隋將于仲文(여수장우중문)
神策究天文(신책구천문)
妙算窮地理(묘산궁지리)
戰勝功旣高(전승공기고)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수나라 장수 우중문 보시게)
그대의 신기(神奇)한 책략(策略)은 하늘의 이치(理致)를 다했고
오묘(奧妙)한 계획은 땅의 이치(理致)를 다했노라.
전쟁(戰爭)에 이겨 승리한 공(功)이 이미 높으니
만족(滿足)함을 알고 이제 그만두고 돌아가기를 바라노라.
612년,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이
이제 그만 싸우고 그냥 돌아가라는, 야유(揶揄)를 담은 저 시를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보냈으나
우중문이 말을 듣지 않고 덤벼들어 결국은 살수(薩水)에서 수나라 군사 별동대 305,000명 중에
302,300명은 죽고 2,700명만 자기 나라로 살아 돌아간 <중국 기록에 의함>
그 유명한 살수대첩 때 나온 정말 통쾌(痛快)하게 잘 쓰인 시(詩)이다.
수(隋) 나라는
저 전투 이후에
수양제(隋煬帝)의 화병(火病)과 경제적 소모로 국력이 쇠하여 6년 후인, 618년에 스스로 멸망하였다.
오언고시(五言古詩)중 네 번째 절(節)이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
만족(滿足)함을 알고 이제 그만두고 돌아가기를 바라노라.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도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현실적인 감각을 뒤로하거나, 그 지역의 투표권자들의 문제이거나 이든
별, 그리 좋은 모양새가 아닌 사람들이 또 자기들이 아니면 안 되는 양, 의기양양 준비하고 있는 태세다.
70세가 된 정 ㅇㅇ, 70이 가까워지는 천 ㅇㅇ, 이미 80세가 넘은 박지원,,,
이 사람들
자기네가 아니면 뭐가 안되는 줄 알아 나가야 된다고 우기고 하는 모양인데,,,
과연 그런가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어떤 감각이든 퇴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하물며
정무(政務) 감각에 있어서야 뭐라고 더 할 말이 있을까.
과욕(過慾)이고, 노욕(老慾)이 아닐까 싶다.
세상은
의자를 비워 주고, 기다려 주고, 넘겨주면 다 잘, 더 잘 돌아가게 되어 있다.
어제저녁 뉴스에 옛날 정주영 회장님 밑에서 현대건설 사장을 한 이명박이
뭔 뜻인지는 모르겠으나 정례적인 행사도 아닌,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과 간담회 하는 와이티엔상의 뉴스에 나타난 그의 얼굴 모습을 보며,
그의 나이를 뛰어넘은 그런 얼굴을 보니 안타까웠고,
을지로 장군님이 말씀하신 세상의 이치(理致)가 당연히 존재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되새긴다.
그나저나
우리나라도 그러하지만
이와 관련하여서는
아메리카도 문제다.
82의 나이에 또다시 대통령이 되는 바이든(Biden)이 되어서도 문제이고,
낼모레 80인 광포(狂暴)한 트럼프(Trump)가 또 되어서도 더 문제일 수 있고,
아직도 간접적으로 정치 경제의 종속인 우리나라에 끼치는 영향도 복잡한 문제이다.
미국식 민주주의 합리적 아메리카는 갑자기 왜 이렇게 젊은 인물들이 실종됐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오늘 아침
미국 뉴욕 타임즈에
'김건희 디올백' 기사가 1면에 대문짝으로 실렸다.
벌써 몇 일 전에
영국의 BBC, 가디언, 프랑스, 일본, 남미의 언론은 물론이고,
뉴욕타임즈가 참고 있다가 이제야 내놓은 모양새인데,
이게 참 갈수록
국격(國格)을 떨어뜨리고
그 동안 쌓아 왔던 가치를 훼손시키고
북쪽에 있는 놈은 계속 전쟁을 하자고 하는데,
이제야 60대 중반인 우리의 주인공
이 20퍼센트 수준의
모자란 사람 둘이 계속 쏟아 내는 목불인견(目不忍見)의 행태는 언제까지 보아야 할 것인지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지경이다.
과거
남의 나라 대통령이었지만
내가 그렇게나 좋아했던 오바마(Obama)가 대단히 그립고,
그런 정도의 스캔들을 감수하고라도 나라를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해 운영했던,
젊은 클린턴(Clinton)이 그리워지는 시절 아닌가!?
다시 한번,
을지문덕(乙之文德)장군의
知足願云止(지족원운지)는 항상 새겨둠이 삶을 편안케 할 이치(理致)라는 생각이다.
첫댓글 거북이 신문~
유투논평위원님의
멋진 논설한편 잘 읽었습니다.
어이쿠~ ㅎ
한 인간에 불과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시민이 겪으며 살아가는 영역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복지, 안보 등등 그 밖의 영역이 더 많겠지만
그 중에 정치(政治)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먹고 사는 문제로써, 경제가 중요하다고 해도
한반도와 같이 북한의 이질적인 정권이 버티고 있는 한
경제보다 목숨이 걸린 안보(安保)가 더 우선시되어야하겠지만,
정치(政治)가
뒤에 딸린 부속영역을 모두 총괄, 변화, 결정할 수 있으니까요.
그냥
심심풀이, 화풀이가 아니라 정말 걱정이 되어서리요~~~
오늘도 까페를 잘 지키시느라 수고가 많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