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의 노래, 목련의 순결
봄날의 노래가 봄비다
낮에 내리기 부끄러워
다들 자는 새벽에 내리니
볼하얀 새악시를 보기 위함이다.
겨울 눈의 노래는 없지만
봄비의 노래는 있어
길게도 참았다 율동있게 나리니
우울한 방구석을 떠나
사뿐사뿐 걸으라 한다.
석달 열흘의 삼동추위를 이겨내
봄날 열흘을 순백으로 피어나니
천상의 순결이 지상에 하강한 바다
과거없는 존재가 어디 있으랴
스스로 삭힌 긴 설움이 백목련으로 화하고
생채기의 날들이 있어 망울진 사리가 된다.
내일과 기대는 내가 만드는 것
전생 구생을 이은 이 생
봄비와 봄꽃 그리고 신새벽이
모두 내게 다가선 축복이다.
봄날은 지난 멍애조차 화사히 벙그는 계절
다만 보고 듣는 만법이
법신의 공덕으로 크게 자유롭다.
봄날은 푸른 산하를 맞이하고
청춘의 설레임을 다시 돋게 하는
새로움과 새하얀 행자들의 시간이다.
맘껏 자신을 찬탄하고 법계를 누릴지니
피안은 바라보고 달려가는 자의 몫이다.
불기 2568.3.26 08:08
※ 신새벽 4시의 공원은 봄비속에 생기차게 벙그는
백목련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인생사에 어찌 기쁜 일,좋은 일만 전개되기를 바라랴?
절반은 고뇌의 일이요,슬픔의 사건들이다.
긴 삼동의 삭풍을 이겨내 봄비로 해 더욱 설움의 보석
망울을 피었으니,오히려 중생을 기쁘게 하는 환희의
꽃망울이 된 것이다. 비록 지금,여기서 내가 슬프고 힘
들어도 법신의 화현인 봄비속의 꽃망울속에 내 새로운
다짐,분명한 약속이 담겨 있는 것이다.
더욱 자신을 다독이며 소망의 결실이 탐스럽게 맺는
그날까지 뚜벅뚜벅 걸어 나아가야 하리라.
첫댓글 목련꽃 필 때면
亐寶김다현
졸음에 지쳐
뒤뜰 빈자리에 쉬고 있는 날
먼 그리움 몰고 온 실바람
앞마당에 내려앉으면
흔들림이 없으면 향기가 덜하고
젖지 않으면 내 살결이 깨어 있음을
망각하게 될 텐데
눈빛도 아롱거린 햇볕을 안은 채
가슴 열고 있는 목련꽃 가지에
흐드러진 꽃망울 피는 날이면
내 가슴엔 벌써 따스한 손길 안겨져 있다
하얀 발목 걷고 시린 개울물 건너는
소녀의 가슴팍처럼 막 열린 내 가슴속에도
목련꽃 한 송이 곱게 피고 있다
스님의 글을 읽고
습작해 보았습니다
나무아미타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