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109 주님 세례 축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3-17
1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려고 갈릴래아에서 요르단으로 그를 찾아가셨다.
14 그러나 요한은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하면서 그분을 말렸다.
15 예수님께서는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요한이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였다.
16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17 그리고 하늘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신부님 ! 늘 고마음을 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옵시고 행복하셔야 하옵니다. 저는 무료식사 수급인 김xx이옵니다. 곧 yy으로 이전하고자 합니다.
yy의 무료급식소 연락처를 부탁드리옵니다."
며칠전 우리 밥집 식구가 보낸 문자 메시지다. 그는 감사가 몸에 배인 우리 식구다. 매일 아침 도시락 나눔 때마다 꼭 서너번씩 고마움을 표현하며 식구들을 편하고 기쁘게 한다. 그는 작년 칠월에 갑자기 나타났다. 연유는 잘 모르나 그는 도시의 자유인으로 살고 있다. 이번 문자 메시지로 미루어보건데 그는 한국의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사는 것같다. 안타깝게도 그가 이전하고자 하는 도시 yy에는 그를 받아줄 밥집이 없다. 그래도 그는 "고맙습니다"하고 답신을 보내왔다.
그는 해파랑길 속초구간을 걸으며 내가 만난 고마운 마음을 지닌 착한 사람이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을 통해 세례를 받으실 때,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예수님 위에 내려오시고, 곧바로 예수님은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로서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그리고 이제부터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 이사야 예언자가 예언한 구세주 메시아(오늘 제1독서 이사 42,1-7 참조)로서의 예수님의 공생활, 곧 하느님 나라의 복음선포가 펼쳐진다.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 예수님의 구마기적들과 치유기적들을 통한 하느님 나라의 복음선포는 비록 사람이 나약하고 부족하고 불완전한 죄인이지만, 하느님의 사랑받는 소중한 자녀임을 보여준다. 이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하느님의 사랑받는 거룩하고 존엄하고 아름다운 자녀임을 보여준다. 예수님께서는 가난과 질병과 환난으로 하느님의 소중한 자녀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너무나 마음 아파 하시며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동반하신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신다.
예수님의 복음선포 활동은 예수님께서 자란 갈릴래아 지방에서 시작하여 사마리아를 거쳐 유다지방에 이르는 여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하느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구원 역사의 중심인 예루살렘에서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통해 완성된다.
우리 생태복지마을 식구들은 한국의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camminare),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의 복음선포의 길을 함께 걷는다.
공감과 연대와 나눔으로
가난하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과
동반하며(accompagnare),
이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찬미한다(adorare).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새 계명을 실천하며,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을 만난다.
지금 우리는 서해랑길 신안 구간 24-34코스를 걷는다. 이 길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들으며, 기도하고 봉사하며 걷는 신앙의 길이다.
이 구간에는 광주대교구 도초성당과 신안석문성당과 신안인덕성당과 신의성당과 압해도성당과 자은성당과 흑산성당이 있다.
다촌공소와 대리공소와 사리공소와 신장공소와 오리공소와 웅곡공소와 임자공소와 장도공소와 장산공소와 지도공소와 홍도1구공소와 홍도2구공소가 있다.
흑산문화관광호텔 피정의집이 있다.
신안지역자활센터가 있다.
이 길을 걸으며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들으며,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새 계명을 실천하며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을 만난다.
우리 밥집 김씨도 해파랑길 속초구간을 걸으며 내가 만난 '좋은 이웃 고마운 마음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