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수입차 업체들이 '대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를 앞다퉈 출시한다. 한국GM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3일 신차 출시행사를 나란히 연 데 이어 기아자동차·BMW코리아도 대형 SUV 새 모델을 준비했다.
한국GM은 이날 강원도 양양에서 자사 브랜드 쉐보레의 대형 SUV '트래버스'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에 돌입했다.
트래버스는 미국에서 전량 수입되는 차량으로 5.2미터에 이르는 차체 길이, 3미터가 넘는 휠베이스를 자랑한다. 7인승 모델로 출시되는데다 트렁크 적재량도 651리터에 달해 '대형'이라는 수식어에 맞게 출시됐다는 평가다.
엔진으로는 3.6리터 V6 가솔린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m의 성능을 발휘한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 대형 SUV를 만들어온 쉐보레가 만든 트래버스는 한국 고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은 트림별로 △LT 레더 4520만원 △LT 레더 프리미엄 4900만원 △RS 5098만원 △프리미어 5324만원 △레드라인 5522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벤츠는 이날 서울 성수동에서 고급형(프리미엄) SUV '더 뉴 GLE' 출시 행사를 진행했다. GLE는 1997년 출시된 뒤 전 세계적으로 20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다.
벤츠는 '더 뉴 GLE 450 4매틱(MATIC) 가솔린 모델'과 '더 뉴 GLE 300d 4매틱 디젤 모델'을 선보였다. 두 모델 모두 차체 길이가 4.9미터에 달하는 큰 SUV로, 공기역학적 디자인이 적용됐다.
GLE 450 4매틱에는 3.0리터 트윈-터보 차저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367마력과 최대 토크 51㎏·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디젤 엔진인 OM654를 적용한 GLE 300d 4매틱은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51㎏·m의 힘을 낸다.
또 "안녕, 벤츠"와 같은 음성인식이 가능한 벤츠의 새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도 국내 최초로 포함됐다. 판매가격은 △GLE 300d 4매틱 디젤 모델 9030만원 △GLE 450 4매틱 가솔린 모델 1억1050만원 등으로 정해졌다.
마크 레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품·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은 "더 뉴 GLE는 온·오프로드를 넘나드는 실용성과 주행 성능을 갖춘 다재다능한 모델"이라며 "새로운 모델이 활발히 출시된 만큼 하반기 판매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BMW도 '대형 SUV' 급의 가솔린 새 모델을 추가했다. BMW 측은 이날 '뉴 X7 xDrive40i' 7인승과 6인승의 '디자인 퓨어 엑셀런스', '뉴 X7 xDrive40i M 스포츠 패키지' 등 총 3가지 차량을 내놓는다고 밝혔다.
뉴 X7 xDrive40i는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6.1초다.
BMW가 이번에 내놓은 차량에 고급(럭셔리)이라는 단어를 붙인 만큼 같은 날 출시된 벤츠의 신차와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BMW 신차의 가격은 뉴 X7 xDrive40i △7인승 모델 1억2490만원 △디자인 퓨어 엑셀런스 6인승 모델 1억2680만원이다. 뉴 X7 xDrive40i M 스포츠 패키지 모델(6인승)은 1억2980만원이다.
기아차도 오는 5일 '모하비 더 마스터'를 출격시킨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부분변경을 한 대형 SUV다. 국산 동급 유일의 3.0 6기통 디젤 엔진을 적용한 차량으로 강력한 주행 성능에 방점이 찍힌 차량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판매가격은 △3.0 디젤 모델 플래티넘 4700만~4750만원 △3.0디젤 모델 마스터즈 5160만~5210만원 범위 내에서 책정될 예정이다. 최종 가격은 출시 후 공개된다.
한편, 이달 초 대형 SUV 러시 이후에도 자동차업계의 'SUV 바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오는 11월 브랜드 첫 SUV 'GV80'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 중에선 폭스바겐이 이달 중 중형 SUV '티구안', 오는 11월 대형 SUV '투아렉' 출시를 준비하는 등 신차 행렬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