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너무 차가울 때 지압하면 도움되는 혈 자리들
간단한 지압과 손목 운동으로 손의 냉증을 다소나마 개선할 수 있다
날이 슬슬 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곧 찌는 듯한 여름이 다가오겠죠. 그런데 종종 더운 날에도 손이 얼음장 같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분들은 '다른 사람들은 더워서 시원한 곳을 찾지만, 나는 장갑이라도 끼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하십니다. 그리고는 해결책을 찾아 뜨거운 차를 마시고 두꺼운 양말을 신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고도 이야기하십니다.
이런 분들이 얼마나 될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수족냉증으로 1회 이상 진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림잡아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사람 50명 중에 1명은 수족냉증이 심한 것 같아서 진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겁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수족냉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런 분들을 위해 일시적으로라도 도움이 될만한 방법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손의 혈자리를 지압하거나 일정한 운동 동작을 하면 손의 냉감이 다소나마 개선될 수 있습니다.
따뜻한 것을 마셔도 손이 차다.(자료사진)ⓒ사진 = 팍사베이
지압하면 손의 냉감 줄여주는 혈자리
가장 처음 소개해드릴 혈자리는 십선혈(十宣穴)입니다. '십'은 열 십(十)자를 쓰고, '선'은 베풀 선(宣)자를 쓰는데, 이 '宣'에는 통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니 십선혈은 몸의 기혈을 소통시키는데 요긴한 혈점 10개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혈자리는 아주 찾기 쉬운 곳에 있습니다. 열 손가락 끝에 가장 튀어나온 부위가 '십선혈'입니다. 이 자리를 자극해주면 한의학적으로는 몸의 기혈 소통, 의학적으로는 혈액순환 기능이 향상되어 손까지 열감 도달이 쉬워집니다.
이 십선혈을 자극하는 쉬운 방법은 '손끝치기' 입니다. 원래 손끝치기는 치매를 예방하는 방법으로 각종 매체에 소개된 적이 있는데, 혈액순환 개선, 수족냉증 개선에도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손끝치기하는 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양손 손끝이 마주하도록 하고, 마치 박수를 치듯이 엄지는 엄지끼리 새끼는 새끼끼리 다섯 손가락이 다 만나도록 부딪쳐주는 것입니다.
다음은 손목에 위치한 혈자리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손으로 가는 혈액의 순환이 활발해지려면 손목관절이 잘 풀려있어야 합니다. 이 관절들의 정렬을 바르게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손목 혈자리를 자극해 주면 도움이 됩니다.
손목의 대표적인 혈자리들은 ‘양(陽)’자로 시작합니다. 양계, 양지, 양곡혈이 있습니다.
양계혈은 엄지손가락을 들었을 때 손목 쪽에 움푹 패이는 곳이 나타나는데, 가장 많이 함몰된 부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자리를 살짝 누르고 손목을 새끼손가락 쪽으로 왔다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 하는 동작을 10회 가량 반복하면 지압이 됩니다.
양지혈은 새끼 손가락쪽 손목 부위에 튀어나온 뼈가 있는데, 그 뼈가 가장 튀어나온 부위 바로 옆쪽 손목의 가운데쯤 되는 부위에 있습니다. 이 혈자리를 지그시 누르고 손목을 손바닥 쪽으로 왔다갔다 하는 동작을 10회 가량 반복하면 도움이 됩니다.
양곡혈은 새끼 손가락쪽 손목 부위 튀어나온 뼈의 끝 부분입니다. 이 자리는 누르고 손목을 열쇠 돌리듯 회전시키면 자극이 됩니다. 이 역시 천천히 10회 가량 반복하면 좋습니다.
치료받는 손 (자료사진)ⓒ사진 = PIXABAY
손의 냉감 줄여주는 운동법
또 '손목펌프 운동'을 하시면 손을 따뜻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1단계는 양 손가락들끼리 깍지를 낀 후 주먹을 쥐듯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동작입니다. 천천히 하고 반복 횟수는 5회 정도면 충분합니다.
2단계는 기도를 하는 듯한 손모양으로 네 손가락이 반대편 엄지와 검지 사이 공간에 들어가도록 하는 자세를 취하고 역시 5회 가량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모양새를 반복하면 됩니다.
마지막 3단계는 1단계 손모양을 취하고 약 5초 가량 오므렸다가 펴면 됩니다. 손목펌프운동을 제대로 하게 되면 전신에 땀이 나는 듯한 느낌이 나면서, 바로 손이 일정 시간 따뜻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수족냉증을 일순간 개선할 수는 있지만, 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래도 물리적으로 따뜻하게 해주고, 따뜻한 음식들을 먹고, 혈자리를 자극하고, 간단한 운동을 하는 등 관리를 한다면 개선될 것입니다. 적어도 '얼음장 같다'는 표현은 쓰지 않게 되실 수 있습니다. 하루 10분, 손의 냉감 개선을 위해 자신의 몸에 투자해보시길 바랍니다.
안준 전주 미소로한의원 원장
출처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