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팽소선(若烹小鮮)
若: 같을 약
烹: 삶을 팽小: 작을 소
鮮: 생선 선
약팽이라 함은
굽는 것과 같다라는 뜻이고,
소선이라 함은 작은 생선을 말한다.
따라서 약팽소선이라 함은
작은 생선을 굽듯이 한다.라는 의미이다.
팽(烹)이라는 말은
삶는다 또는 굽는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팽 자를 파자해 보면
형(亨)자 밑에 점이
네 개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점 네 개(灬)는
불화(火)가 발에 쓰일 때
쓰이는 글자이다.
따라서 팽은 불(火)과
관련된 글자임을 알 수 있다.
흔히 팽 당했다고 하기도 하고,
토사구팽(免死狗烹)
이라고도 하는데 쓰인다.
토사구팽이라 함은
토끼를 잡으니 용도가 끝난
사냥개을 삶아먹는다는 뜻이다.
공적을 세웠음에도 나중에
버림을 받는 형국을 가리킨다.
약팽소선(若烹小鮮)은
노자에 나오는 말이다.
큰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는
작은 생선을 굽는 것처럼
조직을 이끌어 나가야한다.
치대국 약팽소선
(治大國 若烹小鮮)
무릇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서는
작은 생선을 굽듯이 해야 한다.
작은 생선을 불에 구울 때에
자주 뒤집으면 않되듯이,
나라를 경영함에도
리더가 시시콜콜히
간섭이나 강요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한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무위(無爲)의 리더십에
대하여 강조하고 있다.
무위는 억지로 강요하거나
억압하지 않는 리더십을 말한다.
태상유지(太上有之)와
같은 리더십을 말한다.
위대한 지도자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 사람에게 편안함을 준다.
결코 떠들썩하게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군림하려 들지 않는다.
그런 리더가 도덕경에서 말하는
태상유지(太上有之)인 것이다.
이는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유능한 리더는 직원들의 업무를
시시콜콜 간섭하거나 그들의 무능을
탓하는 사람이 아니다.
모든 직원들이 최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의
분위기를 만드는 사람이다.
소리지르며 강하게 군림하기보다는
그들의 열정을 끌어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한다.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는
조그만 생선을 굽듯이
이끌어 나가야 한다.
조그만 생선은 스스로 익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을 때
가장 완벽하게 익는다.
무위(無爲)가 오히려 생선을
제대로 익게 만드는 것이다.
작은 실수 하나하나에 반응하여
사사건건 지적하거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 성질을 내면
기대했던 성과를 이끌어 내기는 커녕
직원들 스스로 주저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만히 둔다고 해서
돌보거나 간섭하지 않고 제멋대로
내버려 두는 방임의 의미는 아니다.
리더는 조직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업무 성격과 진행 상황을 정리해서
이를 체계화하고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국가경영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통령이 수재현장이나 재난현장에
나가 둘러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것은 국민을 안심시키고
피해자 가족의 아픔을 위로한다는
점에서도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에 나간 대통령이
사태수습은 어떻게 하고
피해복구대책은 어떻게 하라고
시시콜콜히 지시한다면
관계장관과 관계공무원의
업무를 침탈하는 것이 된다.
그들을 무능한 사람으로
만들 공산도 크다.
대통령은 큰 줄기만을 지시하고
나머지 세부사항은 관계장관등이
책임지고 알아서 할 일이다.
대통령의 세부적인 행정관여는 이른바
소잡는 칼을 닭잡는 데 쓰는 것과 같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옮긴 글-
"서편제 - 천년학"
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