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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방송을 듣다가 너무나도 가슴 따뜻한 한 분의 이야기를 들었다
노숙자들을 위한 민들레 국수집이다
지난 6년 동안 노숙인 등 우리 사회 소외계층에게
식사를 제공하고 있는 무료 식당이 있습니다.
바로 인천 화수동의 ‘민들레 국수집’입니다.
이 국수집을 운영하는 서영남씨는
최근에는 노숙인들의 쉼터가 될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개관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집중인터뷰에서는..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씨를 초대해서
그가 지난 6년간 베풀어온 나눔과 배려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봅니다.
오늘 유애리가 주목한 이 사람은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식당 ‘민들레 국수집’ 서영남 대표입니다.
서영남씨는..
1976년 천주교 수도회에 입회해
2000년까지 수도회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출소자들을 위한 "겨자씨의 집"을 운영했고..
2003년 가난한 이들을 위한 "민들레국수집"을 열었습니다.
현재 ‘민들레 꿈 공부방’과 함께..
인천 사회복지보건연대 상임대표를 맡고 있고..
MBC 사회복지대상 본상을 수상했습니다.
저서로는 "사랑이 꽃피는 민들레 국수집"이 있습니다.
어서오십시오.
MC유애리: 늘 이렇게 웃고 계세요?
서영남: 그렇습니다. 우리 손님들과 함께 있으면 행복이 뭔지를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MC유애리: 지난 4월 1일이 민들레식당 문을 연 지 6년 되는 날이라고 들었습니다.
서영남: 네. 이제 겨우 6년 됐습니다.
MC유애리: 이제 겨우 6년입니까? 목표를 몇 년 잡으셨는데요?
서영남: 제가 할 수 있는 때까지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하고
MC유애리: 그 날 식당 생일날 잔치 있었습니까?
서영남: 네. 국수집 문 여는 날 되면 우리 손님들이 가장 귀한 대접을 받아야 되니까 육개장 끓이고 손님들이 제일 좋아하시는 계란말이 해서 맘껏 드시게 했습니다.
MC유애리: 다른 날보다 양이 많았나요?
서영남: 양은 항상 충분하게 해드리니까 모자라는 경우는 없습니다.
MC유애리: 민들레국수집 처음 문 열던 날 어떤 기억이 있으신지요?
서영남: 처음 문을 연 날은 잔치국수를 준비해 놨습니다. 달걀도 얇게 채 썰고 호박도 채쳐서 준비해 놓고 김 해놓고, 그리고 육수와 구수 해놓고 손님들 기다렸는데 아무도 안 오셨어요. 그래서 준비해 놓은 국수 먹느라 혼난 기억이 있습니다.
MC유애리: 민들레국수집이라고 간판 내걸고 문을 열었는데 소문이 안 나서...
서영남: 그렇습니다. 간판도 안 보이는 간판... 흰 바탕에 노란 글씨로 민들레 국수집이라고 했으니까 보이지도 않지요. 그 다음날은 할 수 없이 화도진공원과 동인천역을 다니면서 손님들을 좀 모셔오려고 했는데 아무도 안 오시려고 해요. 그런데 한 분이 오시겠다고 하는데 얼마나 굶으셨는지 걷지도 못하세요. 그래서 오토바이 뒤에 겨우 태우고 국수집까지 모셔왔는데 계단 두 개를 못 올라오세요. 그래서 앉혀드리고 국수 대접하면서 도대체 며칠 굶으셨냐고 하니까 아흐레 굶으셨다고. 그래서 국수 드시고 그 다음부터는 조금씩 좋아지셨습니다.
MC유애리: 그 분이 다른 분을 모셔왔습니까?
서영남: 그리고 나서 소문이 나서 몇 분씩 7,8분 오시다가 한 달쯤 지나니까 이십몇분, 한 달 또 지나니까 40분 이 정도로 늘어낫습니다.
MC유애리: 지금은 얼마나 오세요?
서영남: 지금은 숫자로 헤아릴 수 없고 한 300, 400분 넘지 않나 싶습니다. 많이 오실 때는
MC유애리: 하루에요?
서영남: 네. 그래서 하루에 쌀을 20kg을 5포에서 7포 사이에 밥을 하게 되니까 대강 한300, 400명? 하루 온종일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오시면 그렇게 됩니다.
MC유애리: 이 식당은 완전 무료죠?
서영남: 그렇죠. 귀한 손님인데 돈 받을 수가 없죠.
MC유애리: 그럼 그 식비를 다 어떻게 대세요?
서영남: 저도 희한하다고 느껴요. 이렇게 손님들이 드시고 해도 지금까지 모자란 적도 없었고 쌀이 떨어진 적도 없습니다. 처음 국수집 시작할 때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신 게 있더라고요. 식당 운영하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찾아오시는 분을 하느님 모시듯이 모시면 된다. 하느님을 모시고 다른 걱정은 할 필요 없다고 하셨어요. 대접받으신 하느님들이 가만히 계시겠냐고. 과연 그 말씀이 맞아요. 국수집 찾아오시는 노숙하시는 분들, 소외되고 약하고 가난하고 돈 한 푼 없는 분들을 귀한 손님으로 대접해 드리면 그걸로 다 되는 것 같아요.
MC유애리: 그 보이지 않는 천사들은 누굽니까
서영남: 어떤 경우는 우리 손님들이죠. 하루 온 종일 종이 줍고 해봐야 한 몇 천원 밖에 못 버는데 그거 아낌없이 내놓는 분도 계시고. 어떤 분은 국수집에 조금 모자라다 싶으면 하루 온 종일 일했던 거 다 내놓기도 하는 분도 계시고 동네 분들도 참 많이 도와주시고. 그리고 참 많은 분들이 도와주십니다. 화수동 자유시장 가면 요즘 재래시장은 거의 장사가 안 돼서 큰 길거리에 좌판 벌이고 콩나물 파시는 분들 있거든요. 그런 분들이 내가 콩나물 내겠다고 두 상자 그냥 주시기도 하고, 부식 사러 가면 덤을 너무 많이 주셔서 이게 얼만지도 모르겠고 그렇습니다.
MC유애리: 그래서 이 분들이 따뜻한 밥상을 받으시는 건데요 문은 언제부터 여는 겁니까?
서영남: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손님들이 언제든지 자유롭게 와서 두 번이건 세 번이건 드실 수 있고요. 그리고 또 직접 손님들이 드실 만큼 퍼서 드시고 모자라면 더 갖다 드시고 하면서 자유롭게 맘껏 드시게 해드리고 있습니다.
MC유애리: 그러니까 소진되는 쌀이 5포에서 7포까지 다 쓰이는 거군요. 그런데 민들레국수집인데 밥을 하세요?
서영남: 처음에는 제가 가진 돈이 없어서 국수로 하면서 좀 나누면 좋겠다 해서 국수 6상자를 사서 시작했는데 우리 소님들이, 국수 드시겠어요? 하면 밥 없어요? 하고 물으시거든요. 그래서 그 국수 여섯 상자를 다 없애는 데에 한 1년 넘게 걸렸습니다. 하도 안 드셔서. 요즘은 국수를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MC유애리: 그럼 밥과 국, 반찬
서영남: 네. 반찬 한 7,8가지
MC유애리: 가짓수가 많네요?
서영남: 정말 노숙하시는 분들 배고픈 분들은 정말 영양이 필요한 분들이거든요. 반찬을 많이 해서 좀 골라서 드실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싶어서 하는데 아직까진 7,8개 정도밖에는 못 내놓고 있습니다.
MC유애리: 일손이 꽤 필요할 듯싶은데 대표님 혼자 하십니까?
서영남: 제가 하는데 자원봉사자들이 참 많이 도와주십니다. 그런데 국수집 자원봉사자는 자유롭게, 어떤 분이 무슨 요일에 오고 어느 날 오고 하는 게 아니고 와서 당신들이 일 찾아서 자유롭게 하시고, 하실 만큼 하고 가십니다. 일손이 모자라서 좀 바쁠 것 같으면 동네 분들이 지나가다 거들어 주시기도 하고 식사하러 오신 손님들이 팔 걷고 설거지 거들어 주시기도 하니까 일손이 없어서 고생해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MC유애리: 그냥 저절로 다 이뤄집니까?
서영남: 자기집 일처럼 다 해주시니까 급할 것도 바쁠 것도 없습니다.
MC유애리: 이곳을 다녀가신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반찬은 어떤 겁니까?
서영남: 고기반찬을 제일 좋아하시고 고기반찬보다 더 좋아하시는 게 달걀말이. 노숙을 하고 환경이 아주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약해지는 부분이 치아거든요. 그래서 딱딱하거나 먹기 어려운 음식은 참 힘들어 하십니다. 그래서 되도록 부드럽게 하고 드시기 좋게끔 하고 그것도 잘 못하시면 가위로 잘라서 드시는 법 가르쳐드리고 있습니다.
MC유애리: 바로 부쳐내면 정말 맛있죠. 민들레국수집은 어떻게 열게 되셨어요?
서영남: 처음엔 감옥에서 오래 살고 나와서 출소한 형제들 밥해주다가 이 형제분들 식당을 차리면 출소한 친구들도 맘껏 식사할 수 있겠고. 그리고 정말 배고프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밥 한 그릇보다 더 필요한 게 있습니다. 뭔가 하면, 사람대접 해드리는 것. 감옥에 있는 사람이라든가 노숙하시는 분들, 끼니를 못 이어가시는 분들이 가장 서러울 때가 언젠가 물어보면 다른 사람이 사람대접을 안 해주고 무시할 때 정말 살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분들에게 사람대접 해주는 게 정말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C유애리: 그래서 문을 열었는데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죠?
서영남: 정말 많은 분들이 오시고 살아나시고, 처음에는 동네 분들이 많이 오셔서 식사하셨는데 이제는 동네 분들이 거의 안 오세요. 직접 일하셔서 드시면서 살아나시는 모습 보면 참 기분 좋습니다.
MC유애리: 지방에서 오시는 분도 계십니까?
서영남: 전철이 연결된 곳. 그래서 평택, 천안, 의정부, 서울, 이런 전철 있는 곳에선 거의 다 오시는 것 같습니다.
MC유애리: 연령은 어떻습니까?
서영남: 30대에서 50대 사이,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도 없고 막노동 일도 요즘 없는 것 같아요. 올 1월부터 지금까지 며칠 일했냐고 물어보면 이틀 일했다는 사람, 한 열흘 일했다는 사람도 있고. 거의 일하고 싶은데 일거리는 없다고들 표현합니다.
MC유애리: 정말 얼마나 일자리가 부족한가 하는 것도 실감하시겠네요.
서영남: 가난한 사람들은 정말 큰 거 바라지도 않고 하루 세 끼 걱정 없이 먹고 잠 좀 잘 수 있는 정도밖에 바람이 없는데도 못 사는 것 같아요
MC유애리: 식당 이름은 어떻게 지으셨습니까?
서영남: 처음에 국수집 이름을 뭘 할까 하다가, 제 조카가 예수살이 민들레서원을 하는 데를 참석하게 됐어요. 소비사회에서 청년 천주교 신자들이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가 하는 운동을 젊은 신부님들이 시작하신 게 예수살이 운동인데요. 그 운동에 적극 투신하는 사람들을 민들레라고 표현합니다. 그 민들레가 되는 서원식 때 제가 가서 아, 민들레국수집 하면 되겠다 하고 시작했습니다.
MC유애리: 민들레국수집에서는 줄을 서지 않는다고요
서영남: 선착순 경쟁하다 다 지치고 경쟁사회에서 도태된 분들이 민들레국수집을 찾아오시는데, 그 밥 한 그릇 드시기 위해서 또 경쟁해야 된다고 하면 너무 억울하실 것 같아요. 그래서 하루는 줄을 서 계시는 거예요. 그래서 담배 한 개비 나눠드리면서 우리가 여기 와서 또 줄 서면 너무 억울하다, 순서를 바꾸자고 했어요. 줄 서면 꼴찌부터 먼저 드시고, 그게 억울하시면 가장 배고픈 사람, 제일 오래 굶은 사람부터 먼저 식사하시자고 하니까 다 그건 좋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배고픈 분부터 먼저 식사하게 하니까 정말 희한한 일이 벌어졌어요. 먼저 식사하는 분들이 배려를 받으시니까 다음 사람들 위해서 반찬도 드시기 좋게 챙겨드리고 조금 더 빨리 드시고. 그리고 또 자기보다 더 배고픈 사람이 식사하니까 기다리면서 성질내지도 않고 화내지도 않고. 이러면서, 평상시 같으면 한 시간이 넘게 줄이 없어지지 않을 텐데 한 30분 만에 그 많은 분이 전부 다 식사하시고 줄 서는 일이 없는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더라고요
MC유애리: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럼 이 식사하시는 분들이 서영남 대표님을 어떻게 부릅니까?
서영남: 수사님이라고 부르는데, 제가 수사가 아니거든요. 수도회에서 나왔는데도 그렇게 부릅니다.
MC유애리: 그런데 이 식당만의 특별한 운영원칙이 있습니까?
서영남: 오시는 손님들이 배곯지 않도록 충분히 드시게 하는 게 우선이고 그러려면 눈칫밥을 드리지 않아야 되거든요. 손님들에게 눈칫밥 안 드리고 맘껏 드시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게 자발적으로 나눠주는 것으로 대접해야 맘껏 드시고 눈칫밥 안 드실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할 수 있으면 정부의 지원 안 받는다. 프로그램 공모를 해서 돈에 목숨 걸지 않는다. 돈보다 더 귀중한 게 있다는 걸 생각해야겠고. 그리고 후원회 조직을 만들어서 예산이 확보돼야만 뭘 하겠다는 그 욕심을 버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MC유애리: 그 첫 번째 원칙.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다. 왜 이렇게 힘든 길을 택하신 겁니까?
서영남: IMF 이후에 갑자기 실직한 사람이 많아지면서 정부, 지자체에서도 돕는데 규정이 하나 있습니다. 하루 한 번만, 한 끼만 이렇게. 아흐레 굶고 3,4일 굶은 사람, 제대로 식사 못하는 사람에게 하루 한 끼만 대접해서는 살아날 길이 없거든요. 그래서 인정이 좀 있게끔 하려면 하루에 두세 끼는 드시게 해야겠다 해서 그렇게 고집하고 있습니다. 그게 나빠서가 아니고 한 끼보다는 두세 끼는 드셔야, 배가 불러야 일할 마음도 생기고 왜 사는지 생각하고 이렇게 될 것 같아서 그랬죠.
MC유애리: 그럼 하루 세 끼 드시는 분도 계세요
서영남: 가장 많이 와서 식사하신 분이 5번. 7시간 동안 5번, 정상적으로 식사하시는 분도 봤어요. 다음 끼니가 보장돼 있지 않으니까 기회가 되면 최대한 많이 드시려고 하는 욕구들이 있으신 것 같아요
MC유애리: 매일 오셔도 되는데도 그래요?
서영남: 그게 한 보름이나 한 달쯤 지나야 언제든지 맘껏 들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면 그때부터 정상적으로 변하시는 것 같아요.
MC유애리: 혹시 문 닫는 날은 없습니까?
서영남: 일주일 내내 하면 좋은데 목요일, 금요일은 쉽니다. 문 닫고 다른 출소한 형제들 돌보고 어떤 때는 교도소 찾아가보기도 하면서. 그리고 밑반찬 같은 거 모자라면 그런 날 준비하고 있습니다.
MC유애리: 이틀은 그 분들 어떻게 할까요?
서영남: 그런데 우리 손님들이 언제 제일 어렵냐고 물어보면 공휴일, 황금연휴 되는 날, 명절 때가 제일 힘드시다고 해요. 그래서 민들레국수집은 토요일 일요일도 열고, 다른 곳은 열지 않는 곳이 많거든요. 토요일 일요일은. 그래서 평일에 문을 닫으면 우리 손님들이 급박할 경우 경로식당을 가시든가 아니면 다른 무료급식을 하는 데 가서 해결할 수 있는데 저도 같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쉬어버리면 정말 드실 곳이 없어지게 되죠.
MC유애리: 이렇게 민들레국수집을 연 지 6년 밖에 안 되셨다고 하셨는데 가장 큰 보람은 어떤 겁니까?
서영남: 별로 도와준 적도 없는데도 살아나는 모습들. 그리고 새롭게 되는 모습들 보면 정말 기적 같은 일이다 싶습니다. 도저히 희망도 없을 것 같은데 그 분들이 희망을 다시 갖게 되고 정상적인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고 스스로 일자리 찾아서 살고 하면 믿을 수 없을 정도에요. 그 멋진 모습들이. 전에 돈 빌려갔던 거 갚으러 오는 분도 있고, 쌀 같은 거 사서 내놓는 분도 있고 참 멋있습니다.
MC유애리: 돈도 빌려주세요?
서영남: 뭐 5천원, 만원, 찜질방에서 좀 잘 수 있게끔 해달라고 하면 그냥 드리죠. 원하는 대로 다 못 드려서 그게 좀 안타깝죠.
MC유애리: 그런데 잊지 않고 그 돈을 갚으러 오세요?
서영남: 준 사람은 잊어버려도 받은 사람은 못 잊으시는 것 같아요
MC유애리: 지금 식당 옆에는 나눔의 방이라는 것도 있다고요?
서영남: 네. 식당을 조금 넓히면서 기존 식당 자리를.... 우리 손님들이 옷이 한 벌 밖에 없으시거든요. 입고 있는 것. 그래서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거나 더워지거나 계절이 바뀌면 정말 난감합니다. 그런 분들 계시면 헌옷이나마 갈아입으실 수 있도록 해드리고 신발 다 떨어지면 헌 운동화지만 갈아 신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MC유애리: 그럼 옷이며 신발이며....
서영남: 많은 분들이 헌 옷이지만 빨아서 다려서 보내주십니다.
MC유애리: 그리고 식당 인근에는 아이들 놀이방도 있다고요? 민들레 꿈 공부방이요.
서영남: 민들레국수집 5주년 때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5주년 기념으로 감옥에 있는 형제들, 그리고 노숙하는 분들도 보면 어릴 때부터 참 어렵게 살아온 분들이 많아요. 가난하고 사랑받지 못하고 배려 받지 못하고 살아와서 아이들부터 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 해서, 동네에 공부방에도 갈 수 없는, 그냥 방치된 몇몇 아이들이 있어요. 작은 민들레 꿈 공부방 만들어서 가정이 돼 주고 맘껏 먹이고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MC유애리: 그 방은 누가 운영합니까?
서영남: 딸에게 좀 맡아달라고 하니까 기꺼이 해줬습니다.
MC유애리: 기특한 따님이에요
서영남: 대학 나오고 회사에 다니면서 있었는데 작년에 25살 꽃다운 나이에 월급 몇 푼 받고 청춘을 보내면 너무 억울하다. 좀 보람있는 일을 하자 해서 공부방 맡으라고 하니까 기꺼이 맡아줬습니다.
MC유애리: 부전여전이시네요
서영남: 그리고 아는 것 같아요. 귀한 걸 아이들에게 나눠주면 그 덕분에 행복해진다는 것. 그래서 얼마나 행복해하고. 스스로 사회복지 공부도 하겠다고 학교 다니고 있습니다.
MC유애리: 올해 6주년을 기념해서는 곧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노숙인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생긴다고요?
서영남: 네. 정말 꿈같은 일이었거든요. 사람이 배가 고플 때는 밥 먹는 것만 신경쓰게 돼서 어떻게든 먹고 살아야 된다 이러는데, 식사를 충분히 하고 나면 그 다음부턴 좀 문화적인 배려를 받아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낮잠도 좀 자고 하면서 문화적인 배려로 편안해져야 사는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 손님들이 어떻게 하면 살아날 수 있게 할까 하다가 그런 공간을 만들면 좋겠다 했는데, 정말 꿈처럼 이뤄졌습니다.
MC유애리: 돈이 많으세요?
서영남: 아니오 없습니다. 제가 오랫동안 수도원에 살면서 돈이 주머니에 2,3만원만 있어도 부자 되는 기분이어서
MC유애리: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공간을 마련하셨어요?
서영남: 천주교 인천교구 사회복지회에서 그런 일을 한 번 해보라도 집하고 리모델링할 것 챙겨주셨습니다. 그래서 덕분에 꿈처럼 하게 됐는데, 노숙하시는 분들 공원에서 헤매시는 분들이 가장 어려운 것이, 씻는 게 제일 어렵거든요. 그래서 좀 들어오시라고 해도 발냄새 날까봐 머뭇거리고 못 들어오시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민들레 희망지원센터는 현관문 열고 처음 들어오면 가장 먼저 세족장이라고 해서 따뜻한 물로 발 씻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그래서 설계하시는 분이 저보고 손님들 발 씻겨드리면 제일 좋다. 그래서 발 씻겨드리고 깨끗한 수건으로 발 닦아드리고 새 양말 신겨서 슬리퍼 신고 집안으로 들어와서 필요한 것들 이용하게 하면 다 된 거다. 이렇게 표현을 하셨어요.
MC유애리: 그래서 너무 좋으시죠? 어떻게 보면 서대표님 사시는 게, 기쁨이 가득하고 충만하시고 남을 돕는 보람 느끼시지만 모르는 분들이 보면 왜 당신을 위해서 안 사시고 남을 위해서 사시는가. 이런 질문도 하실 듯싶어요.
서영남: 정말 나를 위해서 사는 가장 쉬운 길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거거든요. 그렇게 하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은 정말 선물이거든요 저에게. 선물인 다른 사람 잘 대접하고 그 분들이 행복해지면 덤으로 제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MC유애리: 가까운 이들에겐 잘 하고, 이해관계가 있는 분들에게는 열심히 좋은 관계 유지하려고 하지만 사실 어려운 분들... 도와드려야지 하는 마음은 있지만 선뜻 다가가기 힘든 분들도 많습니다.
서영남: 그런데 가장 약한 사람이 사실 가장 귀한 존재거든요. 노숙하는 분들, 감옥에 갇힌 분들... 보잘것없고 소외돼도 당연한 것이 아니라 그 분들이 우리 사회의 보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가정으로 생각하면 가장 어린 아기가 제일 귀하듯이... 가장 어린 아이들을 잘 돌보는 가정이 화목한 가정이듯이 우리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되려면 가장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이 배려 받는 사회가 돼야 되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MC유애리: 혹시 민들레국수집이나 희망지원센터를 돕고 싶은 분들 계시면 받아주시나요?
서영남: 자발적인 나눔은 언제든지 대환영입니다. 사람이 자발적으로 나눌 수 있을 때 스스로 자기가 원해서 귀한 것을 나눌 수 있을 때 큰 열매를 맺을 수 있거든요. 과일나무가 열매를 크게 맺으려면 가지치기를 아프지만 좀 해야 되는 것과 같이, 우리도 인생의 열매를 좀 맺으려면 자발적으로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마저도 나눌 수 있을 때 열매를 크게 맺을 수 있죠. 그래서 민들레국수집 홈페이지에 보면 계좌번호 하나 올려져 있는데 민들레국수집은 후원을 해도 연말정산할 때 세금 공제받는 영수증도 발급받지 못하거든요. 그걸 잘 생각하시면서 도와주시면 좋습니다.
MC유애리: 네. 또 10년 20년 됐을 땐 어떤 일을 하고 계실까 기대됩니다.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서영남: 고맙습니다.
집중인터뷰, 오늘은 사회소외계층을 위한 무료식당 ‘민들레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영남 대표를 초대해서
그가 지난 6년간 베풀어온 진정한 배려와 나눔의 의미에 대해서 말씀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