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뜬금없이..
무슨 화장실 타령이냐고 하실거지요?ㅎㅎ 왜 옛 어른들께서도 말씀하시지 않습니까. 아침 출근길에 상여 지나가는 것을 보면 그날 재수가 좋다고.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우야튼..
15년 전까지 청도에도 한국신문이 배달되었습니다.통상 하루가 지난 소식을 배달하는데, 그래도 그것이 어디입니까.아침에 화장실 갈 때 꼭 챙겨야 하는 물건입니다.한달 구독료가 450위엔이었습니다.
그러다,
기억으로 2001년 부터 중국에도 각 가정마다 ADSL 인터넷 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전의 ISDN보다 몇배나 빠르니 인터넷으로 그때 그때 소식을 바로 접할 수 있었지요. 이제는 굳이 그 비싼 신문을 공수할 필요가 없었습니다.신문을 끊고 나니 이제 화장실 갈 때 마땅히 들고 갈 것이 없어 항상 가벼운 책이라도 한 권 들고 갑니다.
그 기간 참 많은 양식을 얻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책 대신 스마트폰을 꼭 들고 들어갑니다.변했군요.실시간으로 뜨는 한국 정치.사회.경제 소식도 흥미롭지만, 뭐니뭐니 해도 카톡이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아침에 쌓여있는 카톡 내용을 보며 키득키득 하기도, 멋진 내용에 아랫배가 편하기도 했습니다. 한번 들어가면 거의 30분 동안이나 안 나오니 집사람이 항상 걱정스레 묻습니다. 건강에 무슨 이상이 있느냐고..
지금은 카톡보다 현지화에 맞춰 위쳇을 더 많이 봅니다. 위쳇에도 단톡이라고 하는 군(췬:群)이 있습니다.언제부터인가 하나하나 가입한 췬이 벌써 40개가 넘었습니다. 그것을 자세히 보니, 한인사회 단체 췬, 도우미마을 벗들과의 췬,취미생활 췬,회사직원 췬,교회단체 췬,하다못해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 거주민 췬까지 엄청납니다. 아침에 화장실에서 어제 저녁의 것을 다 읽으려면 1시간도 모자랍니다. 어느 췬은 밤사이에 무려 수백개나 올라와 있습니다.중구난방이라 눈알이 뱅뱅 돌 뿐 아니라 어느때는 무엇을 읽었는지 기억도 안 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까먹기 전에 얼른 제 개인 방에 복사해 놓습니다만,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보면 이것이 어느 췬의 것인지 구분도 못하여 종종 생뚱맞은 질문을 던지고는 엇뜨거라 얼른 줏어 담기도 합니다.ㅋㅋ (위쳇 대화는 2분내에는 취소할 수 있습니당~)
그 중에서 꼼꼼히 읽는 췬이 하나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만든 췬입니다. 중국어 공부도 할 겸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4개 췬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무려 2천명이나 됩니다. 그러다보니 온갖 내용이 다 나옵니다. 청도내 사건이나 단지 조경.생활불편 등 하다못해 아침에 단지 입구에서 파는 유티아오(油条:꽈배기)나 또우지앙(豆浆:콩국)의 맛과 가격까지 비교해 줍니다. 문제는, 해석하고 이해하는데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는 거. 쭉 읽고 나면 머리가 어질어질해요.
오늘 아침엔 그만 깜빡 잊고 전화기를 안 들고 들어갔어요.안절부절 못하겠데요. 할 수 없이 이번 송년회 때 이런 노래나 함 부를까하고 연습삼아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이뿐이 꽃분이 마중나와 반~겨 주~게에엣지~" 한참을 신나서 부르는데, 갑자기 문 밖에서... "이 인간이 아침부터 미쳤나!!!" ㅠㅠ
세월따라 부지불식간에 문명의 이기도 많이 바뀌었군요.사람도 바뀌고 제 습관도 바뀌고...좋은건지 나쁜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신문 대신, 책 대신, 쭈구리고 앉아 곰곰히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나 하고 있자니, 지루하기도 하고 자꾸 무엇인가를 잃어버린 기분입니다.
며칠 춥다가 어제 오늘은 좀 누그러졌네요.
그래도 요즘 겨울 감기 걸린 사람 많습니다.
이번엔 좀 독하다고 합니다.
항상 조심하시고 보람차고 멋진 하루가 되세요^^
첫댓글 스프링님 올려 놓으신 글 잘 읽었습니
다.
오랜만에 댓글을 달아보아서...
현실에 맞는 글을 보니 입가에 웃음 나오네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아이고...이기 누꼬!!
누리kim님..12/2 자녀 결혼식이 있으시지요? 멀리서나마 축하드립니다. 키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청도 오시면 소주 한 잔 대접하겠습니다^^
ㅎㅎ 참 오랜만이죠? 반갑습니다.
딸 결혼 축하소식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도 있을때가 봄날 이었어요. ㅋ
서울 오시면 지난 추억 얘기나누면서 소주한잔 하시지요 ^^
다음 출장길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이 인간이 아침부터 미쳤나!!!" 그냥 적어 놓으셨겠지요 흐흐
저는 책을 들고 가지 않으면 영 어려워요 하하하
ㅎㅎ 사실인데요^^
아이고 이기 누꽁.. 누리 킴 님... 제가 처음 산을 따라 올라갔을때 관악산에서 뵌 분이...
스마트폰 없이 단 하루도 못살 것 같은데 어쩌죠?ㅋ
근데 한겨울에 웬 코스모스죠?ㅎ
코스모스가 어딨노?%&*()(_??
고향역 가사에요.ㅋ
대부분은 차마 다른 곳에서는 내려놓치 못할 엄청난 무게감을 가지고 가시지 안을까요?..ㅎㅎㅎ
웃자고 던지니,철학으로 답하십니다요~ㅎㅎ
저희는 아직도 신문을....
그것도 신혼부터 지금까지 약 36년간 중앙일보를 보구 있네요.
활자가 눈에 안들어와서 그런다나 모라나
화장실에 신문전용 조그만 탁자 하나 놓구 그위에 신문 놓구
몽땅 읽어야 볼일 보구 나오네요.
아마 저도 한국에 있으면 스마트폰보다 아직 신문 애독자일 겁니다.^^
연말 풍족하게 보내세요^^
선생님댁 순돌이 기억이 ㅎ
똘이는 3년전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지금은 냥이를 키우고있습니다.
화장실갈때 꼭 갖고 갸야 하는것 1위
화장지.
앞 빈뇨도 꼭
흐흐,,, 당연한 말씀~
사진이 잘보이질 않아서 얼굴이 참 궁금합니다......서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