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초상*윤은경
땅에 발붙이고 사는 인간의 사랑엔
늘 흙이 묻어 있다지
흙에서 와서 흙으로 가는
단단히 뭉쳐진 흙덩어리들
머뭇거리며 서로, 손을 찾아 더듬는
어여쁜 몸짓에도 흙냄새가 난다
흙 묻은 사랑으로 사람들은
서로의 흙에 흙을 섞으며
사랑한다 사랑한다 하고
만남은 만날수록 모자란다고
그리움은 그리울수록 그립다고
가슴 깊이, 흙 묻은 사랑을 걸어
눈물 젖은 손으로 서로를 쓰다듬지만
아무리 애써도 닿지 않는 뿌리
도리없는 슬픔
지상은 왜 이리 깊은 것이냐
그대,
몸을 더듬을 때마다 더욱 깊어지는
흙의 향기.
첫댓글 아무리 애써도 닿지 않는 뿌리, 도리없는 슬픔... 몸을 더듬을 때마다 더욱 깊어지는...
생파리님, 파리풀에 잡혔나요? 어째 표정이...?^^
햐, 마지막 연의 내용이 정말 멋있습니다. 윤은경 시인의 시는 읽을수록 정이 드는 것 같아요. 세상을 아는 사람 같기도 하고요. 시집을 또 읽어 봐야겠어요.^^
흙냄새가 나는 어여쁜 사랑....오늘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