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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남장소설ㄲt페boy 원문보기 글쓴이: 신경쓰지마#
닉네임 - 지조쪼아 메일 - hahe_v@hanmail.net 출처 - http://cafe.daum.net/humornara
세상에 비길것이 없을 만큼 빼어난 *미남.
[001]
“나 안하면 안돼요?”-비윤
흰머리의 위엄있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에게 애원하고 있다.
“안돼.”
“비윤이는 여잔데, 왜 남자가 되야 해요?”-비윤
“비윤아, 이건 니가 애비의 재산을 물려 받기 위한 전통이야. 니가 여자라 남장을 하는 거지.
나도 물론 여장을 해왔고,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여장을 해왔어.
딱 일년이면 된다. 이 절차만 거치면 넌 내 재산을 물려받을수 있는 자격이 갖춰지는 거란다.”
“난 학교 안다녀도 된다고 했잖아요. 아빠. 근데 왜 이제와서..”-비윤
“고등학교 졸업장은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니 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하거라.”
“그래도,,, 그래도.. 난 여잔데...”-비윤
.
.
“꺄아아아. 귀엽다아~”
“깨물어 주고 싶어!!”
“눈독 들이지마. 내가 찜했으니까~”
“저런 얄쌍한 새끼 졸라 싫어.”
“기집애 같이 생긴게 뭐가 좋다고, 여자들 난리 났다.”
비윤의 등장에 조용했던 교실은 순식간에 시끌벅쩍 해졌다.
여자아이들은 벌써 기절하기 직전이였고,
남자아이들은 탐탁치 않은 눈빛으로 비윤을 바라본다.
“로민 패거리랑 같은 방을 쓴단 말이야? 좋겠다.”
“킹카들과 미소년의 조화라니.. 생각만해도 즐거워.”
“조용,조용. 비윤이는 저기 초록머리 앞에 빈자리에 앉거라.”
“(싱긋)네.”-비윤
모두의 시선은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되어 있었다,
시선을 못 느끼는 건지 비윤은 해맑게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비윤의 짝궁이 된 여자아이의 얼굴은 이미 토마토처럼 새빨게 진지 오래였다.
선생님이 교실을 나가자 순식간에 비윤의 자리로 동그랗게 모여든 반 아이들.
창문에는 전학생이란 소식을 들은 다른반 아이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있었다.
이런 상황이면 당황할 만도 하지만
비윤은 자신의 블루블랙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여전히 해맑게 웃고만 있다.
한 여자아이가 말을 걸어보려는 찰나,
“시끄러워, 병신들아.”-로민
라는 로민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눈깜짝할 사이에 비윤 주위에 있던 모든 아이들은
제자리에 돌아가 버렸고,
심지어 창문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다른반 아이들도 사라져 버렸다.
비윤은 꽤나 놀랐나 보다.
“남자새끼가 쪼개긴.”-로민
“너도 웃어. 웃으면 오래 산데.”-비윤
“피식.”-로민
로민의 짝궁이자,
비윤의 뒷자리에 앉은 초록머리가 비윤에게 말을 걸어 왔다.
“응응. 반가워.”-비윤
“너 여자같이 생겼어.”-지령
“너도 예쁘게 생겼어. 헤헤.”-비윤
샤기친 블루블랙 머리와 대조적인 새하얀 얼굴,
여자 못지 않게 무척이나 큰눈과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는 비윤을 처음 봤을땐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교복 바지를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남자란 것을 깨달았다.
이라고 칭할수 있을 정도로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었다.
로민이 교실에 없어서 인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반 아이들은 힐끔 힐끔 지령과 비윤을 훔쳐보며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지령은 반 아이들이 자신들을 훔쳐보는 것이 신경쓰인다는 표정을 짓고
비윤의 손목을 잡아 교실 밖으로 끌고 나왔다.
“학교 구경 시켜 줄게.”-지령
“수업은 안들어?”-비윤
“괜찮아. 양호실에 있었다고 하자.”-지령
“응.”-비윤
지령과 비윤은 수업종이 울리는 소리를 들으며 학교 뒤편으로 향했다.
학교 뒤편에는 또다른 건물 4개가 있었다.
“우와, 이 건물은 다 뭐야?”-비윤
“우리 학교 기숙사야. 1동부터 4동까지 있어.”-지령
“내방은 몇동이였더라...? 으앗, 까먹었어.”-비윤
“넌 2동 504호야.”-지령
“응?”-비윤
“아까 선생님이 그랬잖아. 넌 로민 패거리랑 같은방을 쓰게 될거라구. 나도 로민 패거리중 한사람 이거든.”-지령
여기 저기를 구경하다 비윤이 기숙사를 구경하고 싶다는 말에 2동으로 향하였다.
“짠. 여기가 우리방이야.”-지령
책상 네 개와 부엌, 화장실까지 딸려 있는 꽤나 넓은 방이였다.
“멋지지? 나랑 로민이랑 둘이서만 쓰고 있었으니까 이제 너까지 3명 된거야.”-지령
“흐음, 그럼 로민 패거리는 너랑 로민이라는 애랑 둘뿐이야?”-비윤
“아니아니, 옆방에 두명 더있어. 다른 반이라 기숙사 배정 받을때 따로 받거든.”-지령
“그렇구나, 왠지 재미있어.(싱긋)”-비윤
집에서 가정교사에게 수업을 받았던 비윤은 지금,
태어나서 처음 오게된 학교란 곳이 신기할 뿐이였다.
수업을 빠지면 안된다는 것도 몰랐기 때문에
무작정 지령의 말을 믿고 따라온 것이기도 했다.
비윤이 웃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침대위에 있던 곰돌이 인형을 집어 들며 말했다.
“지령아, 비윤이는 배가 고파와.”-비윤
[002]
비윤은 지령과 함께 지하 식당으로 향했다.
비윤이 학교에서 밥을 먹는 것은 처음 이였기 때문에 식당안의 풍경이 신기하기만 했다.
지령은 비윤을 이끌고 배가고픈 학생들이 길게 서있는 줄을 지나쳐 맨 앞으로 향한다.
만약 다른 아이가 그랬다면
식당안의 모든 아이들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새치기 하지 마라고 했겠지만,
지령이 로민 패거리의 한 사람이였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보고만 있을 뿐이였다.
학교에선 새치기를 해도 다른 사람들이 화내지 않는다 였다.(비윤은 꽤 단순하다.)
비윤같은 절세미남을 학교에서 본적도 없을뿐더러
로민 패거리의 지령과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로민패거리에 새로운 얼굴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비윤 본인은 자신을 향한 시선도 느끼지 못하고,
오늘 메뉴가 돈가스 정식이라는 것에 해맑게 웃고 있였다.
틈을 노리고 있었지만 로민이 지령 옆에 앉는 바람에
로민의 차가운 시선을 의식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아 버린다.
“어? 지령이 짝궁이네?”-비윤
“난 지령이 짝궁이 아니라, 유로민이다.”-로민
“아~ 니가 로민이구나. 너 잘생겼다아.”-비윤
“(피식) 넌 졸라 예뻐.”-로민
“비윤이는 남자란 말이야!”-비윤
“누가 뭐래. 과민반응인걸 보니 이상한데? 큭큭.”-로민
“씨이..”-비윤
그 모습을 몰래 쳐다보던 여학생들은 로민이 웃자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해명고등학교 최고의 미남이자 싸움꾼 이였다.
항상 차가운 표정에 차가운 말을 하기 때문에 더욱 접근하기 어렵지만
몰래 그를 사모하는 여학생들이 많다.
정확히 말하자면 로민은 자신의 친구 이외에는
모두 차갑게 대한다고 할수 있다.
로민의 친구 지령과 하오, 원 역시 범상치 않은 외모를 소유하고 있기에
언제 부터인지 모두 그들을 로민패거리로 칭하였다.
“어.”-로민
하오는 그 전학생이 자신과 같은 자리에서
밥을 먹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채 말을 계속 이어간다.
“문제아?”-로민
“응. 완전 싸움꾼이라 강제 전학은 물론이고 퇴학 위기까지 갔는데,
두둑한 빽으로 이번엔 어렵게 우리 학교로 왔다나 어쨌다나.”-하오
“난 아닌...”-비윤
비윤이 뭐라 해명하려고 했지만
조용히 밥만 먹고 있던 원이 비윤의 말을 잘랐다.
“낙원. 너 전학생 봤어? 이 새끼 아까 보러 가자고 할땐 안가고, 혼자 보고 온거야?”-하오
“내가 본게 아니라 보인거야. 지령이 옆에 앉아 있잖아.”-원
그리고 이내,
멋쩍은 듯 테이블을 탕 치며 소리 친다.
“하오는 바보래요. 바보래요~”-지령
“우지령 너!”-하오
“비윤이는 오늘 만났지만 무지무지 착한 아이란 말이야.”-지령
“그래, 하오가 심했어.”-원
자신을 나무라자 하오는 인상을 구기며 말한다.
“(싱긋)헤헤. 비윤이 잘 부탁해.”-비윤
“그래도 진짜 얄쌍하게 생긴건 맞는 말인데.”-하오
“조용히 먹자.”-로민
로민과 비윤을 제외한 패거리는 식사를 마치고
식후땡을 한다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어정쩡하게 서있다가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결국 로민의 뒤를 따라가기로 했다.
“왜 따라와?”-로민
“교실에 가는 길을 몰라서. 헤헤.”-비윤
“(피식)나 지금 교실 가는거 아닌데.”-로민
“어? 그럼 어디가는데?”-비윤
“기숙사.”-로민
“그럼 비윤이도 기숙사 갈래.”-비윤
“그러던가.”-로민
로민이 천천히 걷자 그제서야 로민과 같이 걸을수 있었다.
비윤은 또 다시 방을 구경하시 시작했다.
“너 나랑 동갑 맞아?”-로민
“응. 비윤이는 19살이야.헤헤.”-비윤
“...뭐?”-로민
“왜 슬픈 눈으로 쳐다봐?”-비윤
로민은 더욱 이해 할수 없었다.
자신의 표정을 보면 자신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모두 차갑다며 시선을 피하곤 하는데,
“하나도 안슬퍼.”-로민
“어어? 이상해. 로민이는 아까부터 울것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비윤
“니가 병신이야.”-로민
“비윤이는 병신 아니야! 씨이. 로민이 바보!”-비윤
토라져서 기숙사를 나가는 비윤을 보며 로민은 한숨 짓는다.
“후우.... 은비윤, 니가 더 이상해.”-로민
교실로 가는 길을 몰라서
결국 무작정 학교 안을 돌아 다녀 보기로 했다.
“우와, 여긴 수영장도 있네.”-비윤
“니가 은비윤이야?”
짧은 교복치마와 꽉 쪼이는 교복 상의를 입고 있는 여학생이 비윤의 뒤에 서있었다.
바람이 휘잉 불며 비윤의 블루블랙 머리가 휘날리고
여학생의 굵게 웨이브진 긴 머리도 휘날렸다.
여학생의 긴 머리를 보던 비윤은 잠깐 슬픈표정을 짓더니 다시 해맑게 웃어 보였다.
비윤의 살인 미소에 잠시 주춤한 여학생.
“흠흠, 나 학생회장 한지연이야.”-지연
“아~ 그렇구나.”-비윤
“니가 오늘 전학 왔다고 들었어.”-지연
“오늘 전학 온건 맞는데요. 궁금한게 있어요.”-비윤
“말해봐.”-지연
지연이 예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 예쁘게 웃어보였지만
비윤의 미소와는 비교할수 조차없었다.
그런 지연에게 비윤은 천진난만하게 묻는다.
“학생회장이 뭐에요? 헤헤.”-비윤
학교에 다지니 않았던 비윤이 학생회장이 무엇인지 알리기 없었다.
비윤이 정말 모른다는 표정으로 묻자
지연은 사악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비윤의 팔에 팔장을 낀다.
“네. 헤헤.”-비윤
지금 상황도
전학 온 비윤이 미남이란 소리를 듣고 작업을 걸기 위해 접근 한 것이 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비윤은 마냥 즐거워하며 지연을 따라가려고 했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비윤을 불러 세웠다.
“어어? 로민이 친구네.”-비윤
“어디가?”-원
“지연이 누나가 어디 가자고 해서.”-비윤
“바보야. 한지연은 우리랑 동갑이야.”-원
“진짜? 난 누난줄 알았어.”-비윤
비윤의 말에 지연은 살짝 기분이 나빠진 듯 했다.
원은 공부할때만 끼는 무테 안경을 벗으며 말을 이어갔다.
“나..낙원! 너 말을 왜 그런식으로해? 나같은 부류가 뭔데?!”-지연
지연은 학교에 입학할 때 잘생긴 원을 보고 접근 하였지만
원은 그때마다 차가운 말을 내뱉으며 지연을 거부했다.
그때문인지 몰라도 지연은 원을 탐탁치 않아 하고 있다.
그러니까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지 않나?”-원
“너..너!!!!”-지연
“원아, 고마워.”-비윤
“아무 여자나 따라가면 겁탈당할지도 몰라. 특히 넌. 그러니까 조심해.”-원
“응!”-비은
수업이 벌써 끝났는지 모두들 열심히 청소를 하고 있었다.
결국 오늘 수업은 하나도 듣지 못한 비윤은 내심 걱정 하고 있었다.
아빠가 수업은 제대로 들어라고 했기 때문이다.
“야. 너 청소해.”
“나?”-비윤
비윤이 멀뚱멀뚱 자신을 쳐다보자
비윤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시선을 피해 버린다.
“아.. 그래? 근데 비윤이가 왜 청소를 해야돼??”-비윤
비윤의 머리에는 학교란 곳이 공부만 교육받는 장소라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에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는게 당연했다.
“처..청소 당번이라니까!”
“난 청소하기 싫어. 집에서도 청소 안했어.”-비윤
자리에 있는 가방과 짐을 가지고 원과 함께 교실을 나섰다.
비윤이 터프하다며 좋아하였고,
빗자루를 건네려던 남학생은 민망한 마음에 애꿋은 빗자루만 내팽겨 쳤다.
“남들은 그렇다고 하더군.”-원
“우와~ 비윤이는 공부하는게 싫어.”-비윤
“나도 공부하는걸 썩 좋아하진 않아.”-원
“그럼 안하면 되잖아.”-비윤
“장학금.. 받아야 하거든.”-원
“장학금 받으려면 공부 잘해야 되는 거야?”-비윤
“그런 셈이지.”-원
비윤과 대화를 하다보면 자연 스레 말을 하게 되었다.
“이 학교는 이상해. 여자들이 지나가면 화장품 냄새 나고, 남자들은 날 막 째려봐.”-비윤
“전에 있던 학교에서는 안그랬어?”-원
“비윤이는 오늘 학교에 처음 왔어. 헤헤.”-비윤
“처음? 그럼 전학이 아니잖아.”-원
“더이상은 말 안할래. 아빠랑 약속했거든. 비밀이에요.(싱긋)”-비윤
비윤이 웃자 항상 덤덤하던 원도 잠깐 얼굴이 붉어졌다.
“흠흠, 다 왔어. 들어가봐.”-원
비윤의 바로 옆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비윤은 원이 들어간 방문을 한참 바라보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비윤아, 어디갔다와?”-지령
짐을 들고 들어오는 비윤에게 제일 먼저 달려오는 지령.
“혼자서 학교 구경 하구, 학생회장 누나.. 아니, 지연이랑 얘기두 하구, 원이랑 얘기도 하구, 교실도 갔구...”-비윤
“시끄러워.”-로민
“미안. 헤헤.”-비윤
“로민이는 신경질 쟁이니까 미안하다고 할 필요 없어. 킥킥.”-지령
“우지령, 죽을래?”-로민
“나는 살거야, 살거야~”-지령
“너 일루와. 잡히면 울때까지 팬다.”-로민
“아악! 지령이 살려!!!!”-지령
이리저리 피해다니는 지령과
지령을 잡기위해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드는 로민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비윤은 웃음이 났다.
지령에게 헤드락을 걸고 있던 로민은
비윤이 자신들을 보며 웃고 있는 것도 모른채 지령에게 화풀이를 해댔다.
“아아악! 로민아, 항복 항복!!!!”-지령
“울때까지 안 놔줄거야. 새끼야.”-로민
“으엉엉엉. 됐지?! 로민아, 잘못했어.”-지령
“병신. 큭큭,.”-로민
지령과 함께 있는 로민은 절대적으로 달랐다.
겨우겨우 로민에게서 벗어난 지령은 후다닥 비윤의 뒤로 숨어 버린다.
로민은 침대에 벌러덩 누워 버린다.
“지령아, 나 짐좀 정리해도 될까?”-비윤
“내가 도와 줄게.히히.”-지령
“안돼!”-비윤
비윤의 짐에는 여성 용품도 들어 있었고,
여자에게 필요한 많은 것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지령이 자신의 짐을 같이 정리 해준다는건
자신이 여자임을 밝히는 것과도 같았다.
지령은 당황해 하고 있었고,
안된다고 버럭 소리친 비윤 자신도 무척이나 당황 해 했다.
“아니야. 내가 잘못했어.”-지령
지령은 의기 소침해져서 자신의 침대로 올라가 버렸다.
로민과 지령이 잠이 든 것을 확인한뒤 짐을 정리 했다.
.
.
“응. 비윤이는 아침 잠이 별로 없어.”-비윤
아침 잠이 많은 비윤이지만,
아침 이찍 일어나 로민과 지령보다 먼저 샤워를 하고
남자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해야헸기 때문이다.
“배고파... 빨리 밥 먹으러 가자.”-지령
“로민이 아직 안일어 났는데?”-비윤
“로민이는 잘 때 깨우거나 시끄럽게 하면 더 신경질내.”-지령
“우리 소윤이랑 똑같네.”-비윤
“소윤이?? 여자친구야??!”-지령
“내 동생이야. 헤헤.”-비윤
“밥!!!!!”-하오
여전히 한손에 책을 끼고 있는 원이였다.
비윤이 하오의 이름을 생각해 내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며
원은 빙긋 웃었지만 정작 하오는 기분이 나쁜지 인상을 쓰고 있었다.
“아! 미안. 하오야 안녕.(싱긋)”-비윤
“그..그래.”-하오
“흠흠, 밥 먹으러 가자!!!!”-하오
“밥만 밝히는 하이에나 버려두고 우리끼리 가자.”-원
“내가 왜 하이에나야!!!”-하오
“밥만 밝히니까.”-원
“원아, 하이에나가 아니라 돼지 아닐까?”-지령
“.... 그럼 돼지로 하지 뭐. 밥만 밝히는 돼지 버려두고 우리끼리 가자.”-원
“응!”-지령
지령과 원이 방을 빠져나가자
방에는 곤히 잠들어 있는 로민과 화가 나서 씩씩 대고 있는 하오,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비윤만이 남게 되었다.
“하오야, 우리도 가자.헤헤.”-비윤
“쳇. 나쁜 새끼들. 날 돼지취급 하다니.”-하오
“하오는 돼지가 아니야. 키도 크고, 날씬하고, 또..또..”-비윤
“됐어, 임마.”-하오
비윤의 머리를 헝클이더니 먼저 방을 나가 버린다.
“하오야, 같이가!!”-비윤
#식당.
“저기....”
로민이 없기에 망정이지 로민이 있었으면 식사 하는걸 방해 했다며
주먹이 올라갔을 지도 모른다.
여학생도 로민이 없다는 것을 알고 당당히 비윤에게 다가온 것이였다.
분명 여학생은 비윤 앞에 서있음 에도 불구하고 하오가 괜히 끼어들었다.
“아니요, 비윤 오빠요.”
“쳇. 밥맛 떨어져.”-하오
하오는 민망 했는지 밥알이 어제 보다 적다는둥,
김치가 너무 짜다는둥,
된장찌개에 벌레가 있다는 둥 괜히 투덜 거렸다.
이 모습에 지령과 원은 킥킥 대며 하오를 비웃는다.
“비윤이는 왜요?(싱긋)”-비윤
“오,오빠 좋아해요. 저랑 사귀어 주세요!”
비윤의 눈 앞에 작은 선물을 들이 민채로 말이다.
“비윤이 좋아해?”-비윤
“네..”
“그럼 비윤이가 뭘 좋아하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 알아?”-비윤
“아니요...”
“헤헤. 그래서 지금은 안돼. 그거 다 알게 되면, 나에대해 나보다 더 잘알게 되면
어떤 여자든 난 좋아해 줄거야.”-비윤
비윤의 말에 여학생은 알았다며 식당을 빠져 나가고,
이 대화를 몰래 듣고 있던 수많은 여학생들은 자신들에게도 기회가 있음을 깨닫고는
비윤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비윤이는 여자 안 꼬셔. 헤헤.”-비윤
비윤이 여자를 꼬신다는건 당치도 않은 일이였다. (비윤은 여자니까.)
만약 비윤이 여자를 유혹하려 했다면 그건 아마 잠깐의 호기심 이였을 것이다.
“하오 너 질투나서 그런거지?”-지령
“내가 왜 질투하냐! 나 좋다는 여자 있어!!”-하오
“누군데! 없잖아. 하오 바보!”-지령
“우지령 죽을래?!!”-하오
“바보래요! 하오 바보바보! ”-지령
“지렁이 너!”-하오
“난 지렁이 아니야!!!”-지령
“지령이니까 지렁이지. 큭큭큭.”-하오
하오와 지령은 손에 숟가락을 하나씩 들고 이리저리 쫓고 쫓기며
식당안을 운동장처럼 뛰어 다녔다.
“하오랑 지령이랑 같이 가야지.”-비윤
“괜찮아. 저게 바보 브라더스(지령, 하오) 하루 일과니까.”-하오
지령과 하오를 바보 브라더스라 칭한 원의 마음을 알겠는지
비윤은 동의 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원이 비윤의 옆반으로 쏙 들어가 버린 뒤 비윤은 혼자 교실로 들어 왔다.
자리에 앉으려 했던 비윤의 책상에는
여러 색으로 포장된 선물들이 한가득 쌓여 있었고,
지령과 로민의 책상에도 많은 선물들이 올려져 있었다.
“이게 뭐지?”-비윤
로민이 교실 문을 세게 열고 들어 왔다.
긴다리로 자리까지 휘적 휘적 걸어온 로민이
자기 책상 위에 있는 선물들을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쓰레기 통으로 던져 버린다.
“버린거야?”-비윤
“어.”-로민
“왜?”-비윤
“나한테 필요 없으니까.”-로민
“풀어보지도 않았잖아!”-비윤
“난 이딴거 달라고 한적 없어.”-로민
“널 생각하며 준 선물 이잖아.”-비윤
“니가 뭔데? 내 일에 신경 꺼.”-로민
“유로민!!!”-비윤
로민과 비윤을 발견한 지령이 그들을 막았다.
“둘다 그만해!”-지령
“로민이가 선물을 버렸어!”-비윤
로민은 더 이상 말하기 싫었는지 자리에 앉아 책상에 엎드려 버린다.
그러자 지령이 비윤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로민과의 다툼이 있고 난뒤
몇일이 지나면서 비윤과 로민은 급속도로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사교성이 좋은 비윤이였지만 로민과는 다시 친해지기란 쉽지 않았다.
그만큼 로민은 자기 일에 간섭 하는 것을 싫어했던 것이다.
한손에는 딸기맛 사탕을,
다른 한손에는 악보를 든채 비윤이 혼자 어디 론가 향했다.
오래된 문이 열리면 바람과 함께 탁 트인 옥상이 보였다.
몇일전 지령이 좋은 장소가 있다며 비윤을 데리고 온 곳이였다.
숨이 막힐 때면 혼자 이곳을 찾는 다던 지령의 말에 비윤도 오늘 혼자 이곳을 찾았다.
“시원해.”-비윤
입에 물고 있던 사탕을 빼고, 시선을 손에 들린 악보로 향한채 입을 열기 시작했다.
똑같은 모습 똑같은 옷차람의 너를 잊지 못한채 멍하니
그때는 그렇게 너에게 화만 내고 못된 짓만 했는지
너에게 잘해 줄걸 널 좀더 이해 할걸
남자랑 통화할땐 일이 있어 늦었구나 하고 생각할걸...”-비윤
악보위로 투명한 물발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
비윤은 한곳만 응시하며 노래를 부르다 결국 노래를 끝맺지 못하고 흐느꼈다.
악보를 쥔 손의 작은 떨림과 함께....
그제서야 눈물을 닦고 옥상을 빠져 나갔다.
비윤이 옥상을 나가지 구석진 곳에서 팔짱을 낀채 걸어 나오는 한사람.
.
.
.
“말해봐.”-원
제일 친해지기 어려울 것 같던 원은
비윤과 옆방, 옆반인 데다가 항상 같이 식사를 하다 보니 무척이나 친해졌다.
항상 올바른 답을 해주었고,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비윤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원에게 묻는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중간고사 때문에
몇일 전부터 정신 없이 공부하고 있는 반 아이들이 이상하게 생각 되었기 때문이다.
“시험을 잘 봐야 좋은 대학에 가거든.”-원
“시험을 못보면 좋은 대학에 못가는 거야?”-비윤
“(피식)응. 그게 우리들이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해야하나.”-원
“그런게 어디있어! 비윤이는 차라리 대학에 안갈래.”-비윤
“그래, 쩝쩝. 행복은, 쩝쩝 성적 순이 아니잖아. 쩝쩝.”-하오
“하오, 말하지마. 음식물 여기 까지 튀겨.”-비윤
“쩝쩝. 그럴수도 있는 거지. 쩝쩝.”-하오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이 나왔는지
지령은 하오랑은 정 반대로 아무말 없이 식사에 열중했고,
원은 하오에게 조용히 하라며 구박을 하였다.
미간에 주름이 잡힌채로 묵묵히 밥만 먹었다.
“정말?(싱긋) 비윤이는 오늘 외출 해야지.”-비윤
“닥치고 밥 먹어, 은비윤.”-로민
[005]
항상 진지하고 조용한 원도
이번만큼은 놀랐는지 국을 떠먹던 숟가락을 떨어 뜨렸다.
이런 말을 내뱉는 것이 당연 하다고 생각하며,
로민이 선물을 쓰레기통에 버린 모습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로민아.. 화, 많이 났어?”-비윤
“화? 내가 왜 화났는데? 난 화 낼 이유 없어. 큭큭.”-로민
“(싱긋)미안해.”-비윤
비아냥거리는 말투의 로민에게
화가날 만도 할텐데 비윤은 자신만의 예쁜 미소를 지어 보이곤 사과를 한다.
항상 비윤과 로민 패거리를 몰래 훔쳐보는 여학생들은 비윤의 매력적인 미소에 현혹 되어 갔지만
정작 로민은 표정 변화 없이 가만히 있을 뿐이였다.
원, 지령은 식사 하던 것을 멈추고 대화에 귀 기울였고,
눈치 없는 하오만이 쩝쩝 소리를 내며 새우 튀김을 먹고 있었다.
“그냥 다 미안해.”-비윤
하지만 곧이어 들려온 로민의 목소리를 듣고, 비윤은 활짝 웃어 보였다.
“피식, 넌 미워할 수가 없다.”-로민
“헤헤. 로민아!”-비윤
“앵기지마. 니가 여자냐.”-로민
차가운 로민도 비윤의 해맑은 웃음과 솔직한 모습엔 당할수 없었다.
만약 로민이 여기서 더 심한 말을 한다해도
비윤은 상처 받지 않고, 더욱 다가오며 갖은 애교를 떨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윤의 사과를 받아 들인 것이였다.
비윤은 학교에 들어 온후 처음으로 외출을 할수 있어서 좋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로민과 화해 할수 있어서 수업 내내 싱글 벙글 했다.
적응을 하고 나니 한결 편해 짐을 느꼈다.
하지만 수업 시간에 배우는 공부는 비윤이 이미 집에서 가정교사를 통해
다 마스터 한 것이 여서 수업 시간엔 창 밖만 보며 시간을 떼우는 버릇이 생겨 버렸다.
뒤에서 비윤의 옆구리를 찌르며 작게 속삭이는 지령.
“..몰라.(싱긋)”-비윤
“아까 외출 한다고 좋아했잖아.”-지령
“그냥 밖에 나가는게 좋아서. 헤헤.”-비윤
“그럼 어디 갈데없으면 나랑 놀러 가자!”-지령
“응응.”-비윤
“앗싸아!!!”-지령
비윤과 밖에 외출한다는 것이 그렇게 좋았을까?
기쁜 마음에 조용한 수업시간 임을 잊고
크게 소리 쳐버린 지령은 울쌍이 되어 복도로 쫓겨났다.
그 모습에 비윤과 몇몇 아이들은 킥킥거리며 웃었다.
비윤과 지령은 제일 먼저 기숙사로 달려갔다.
“우리 어디 갈래?”-지령
“음.. 음...”-비윤
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외출을 해도 항상 경호원들과 함께 였기 때문에
친구도 사귀기 어려울뿐더러 혼자 갈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티비에서만 봐오던 놀이 동산에 가보는 것이 비윤의 가장 큰 소원이 되어 버린 것이다.
“놀이동산!”-비윤
“그래! 렛츠고!”-지령
“로민패거리란 호칭이 아깝다. 같이 활동 안하면 이게 무슨 소용 있겠어. 큭큭.”-하오
“헤헤. 우리 다 같이 가자.(싱긋)”-비윤
“당연히 그래야지! 로민패거리는 다 같이 행동한다! 이게 우리 신조니까.”-하오
“난, 로민 패거리가 아닌데.”-비윤
“내가 맞다면 맞는거야! 진짜 렛츠고!!!!”-하오
흐름에 이끌려 로민패거리의 한 사람이 되어버린 비윤은
처음으로 친구들이 생겨서 너무나 기뻤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자신을 남자로 속여야 하는 것에 대해 가슴이 아파왔다.
기숙사에서 빠져나온 로민 패거리가 교문을 지나치려는데,
누군가 비윤을 불러 세웠다.
“비윤아.”-노린
검은 생머리가 허리 까지 닿아 청순미를 돋보이게 하는 여자가 서있었다.
“너...”-비윤
지령이 무슨 일이냐며 물으려 했지만,
비윤은 로민패거리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한뒤 노린과 사라졌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표정좀 풀어.”-노린
“신경 꺼.”-비윤
“난 너보다 4살이나 많아. 경어 써줄래?”-노린
“그럴 가치 없는 사람에게는 쓰지 않아.”-비윤
“훗.. 성질은 여전하네. 은비윤, 니가 뭐 때문에 남자가 된지 모르겠는데,
자꾸 나한테 막대하면 확 불어 버린다?~(싱긋)”-노린
“말해. 말하고 싶으면. 근데 이거 하나만 알아 줬으면 좋겠어.
비윤이는 지금 널 죽이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자제 하고 있다는거.”-비윤
“너무 열 내지마. 예쁜 얼굴인데 인상 좀 피고. 후후후.”-노린
“니가 왜 이학교에 있는 건지 난 상관 없어. 하지만 하나만 물을게..
넌.... 소윤이에 대한 죄책감도 안들어?”-비윤
비윤의 말에 생글 생글 웃고 있던 노린의 얼굴이
금새 무표정으로 변해 버렸다.
“그래?... 비윤이는 니가 죄책감이 들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니 실망이야. (싱긋)
뭐....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야.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비윤
“뭐..뭐?”-노린
“안 사라질거야? 그럼 내가 사라질게.”-비윤
“은비윤! 난 너한테서 가장 소중한걸 빼앗으려고 여기에 온거야. 그것만 기억하라구!!!”-노린
.
.
“그 여자 죽이던데 누구냐? 진짜 여자친구냐?”-하오
“여자친구 아니야. 그냥 아는 애야. 후우, 미안해 나 때문에 외출도 못하고.”-비윤
“쳇. 아쉽긴 하지만 내가 아까 말했잖냐. 로민 패거리는 같이 행동한다고. 우리 의리 죽이지?”-하오
“응.(싱긋)”-비윤
“억지로 웃지마.”-로민
“나 억지로 웃는거 아닌데...”-비윤
“넌 너무 솔직해서 얼굴에 다 드러나. 그러니까 억지로 웃지말고, 쉬고 싶으면 쉬어.”-로민
“고마워...”-비윤
“(피식)새끼.”-로민
홀로 방에 남게된 비윤은 침대에 누워 마술에 걸린 것처럼 혼잣말을 한다.
이때 벨소리가 비윤의 귀에 들려 왔다.
“애비다.”
“아빠!!”-비윤
“학교 생활을 힘들지 않고?”
“참을만 해요.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구요.”-비윤
“다행이구나..”
“아빠, 소윤이.. 소윤이 소식 없어요?”-비윤
“나도 그 소식을 전해주려고 전화한 거란다. 소윤이가 다음달에 귀국한다는 구나.”
“정말요?! 소윤이가, 귀국한데요?”-비윤
“그래. 그러니까 소윤이가 오면 일주일정도는 집에서 학교를 통학하거라.”
“네!!!!”
아까까지만 해도 노린과 했던 대화들은 싹사라지고,
소윤의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1년전 엄마와 외국으로 건너간 소윤이,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비윤에겐 가장 큰 행복이였다.
비윤이 행복에 젖어 있는 얼굴로 핸드폰을 붙잡고 있을때,
방으로 들어온 로민.
“응? 아니야. 헤헤.”-비윤
“지금은 기분 좋아 보이네.”-로민
“아, 동생이 다음 달에 귀국한데.(싱긋)”-비윤
“그게 그렇게 좋은 건가.”-로민
“1년만에 보는 거거든.”-비윤
“아무리 봐도 이상해.”-로민
“뭐가?”-비윤
“넌 행동 하나하나가 여자 같아.”-로민
비윤이 놀라서 굳어 있는데,
라고 말하더니,
원에게 안경을 빌리러 간다며 다시 방을 나가 버렸다.
방을 나간지 얼마 안되어 다시 들어오더니
비윤의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006]
로민은 머쓱했는지 비윤에게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로민이 비윤에게 뒤 돌아서서
몰래 얼굴 붉히고 있을즘 검은 봉지를 들고
그들의 방으로 쳐들어온 바보 브라더스와 원.
“위대하신 진하오 님이 오셨다아!!!”-하오
“너보다 내가 더 위대하지롱~!”-지령
“지렁이는 꺼져~”-하오
“나 지렁이 아니라니까!!”-지령
“한번 지렁이는 영원한 지렁이야 새꺄.”-하오
“우씨... 진하오 너!”-지령
“바보브라더스 또 발광한다.”-로민
“로..로민이까지 우리보고 바보 브라더스래!”-지령
“하오랑 엮지마아!”-지령
“차라리 원이랑 하면 했지 왜 지렁이 새끼랑이냐구!”-하오
“가만히 있는 날 왜 끌어 들여.”-원
“쳇. 우린 바보 브라더스 아니야!”-하오
“(피식)너희가 바보 브라더스인 이유가 궁금한거냐?”-로민
“응!”-지령
“너희 둘은 바보니까. 큭큭큭.”-로민
“으엉엉. 로민이 너어어어!”-지령
“아악! 유로민 이 새끼!!”-하오
은근히 지령과 하오를 놀리며 즐거워 하는 로민이다.
지령과 하오가 로민을 집중 공격 하고 있을때
원은 시끄러운 와중에도 항상 끼고 다니던 두꺼운 책을 편채 공부를 하고 있었다.
비윤이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는지
원이 안경을 벗으며 비윤에게 말한다.
“심심해?”-원
“아니,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어. 헤헤.”-비윤
“싱겁긴.”-원
“근데, 저 검은 봉지는 뭐야?”-비윤
“아... 잊고 있었네. 바보 브라더스. 그만해.”-원
로민을 괴롭히다 도리어 헤드락에 걸려
로민의 양 팔 사이로 얼굴만 내밀고 있던 하오와 지령이
검은 봉지를 들고 방 가운데에 앉았다.
학교가 기숙사제라 다른 학교보다 더욱 엄격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수 없었고,
술과 담배등 안 좋은 모든 것을 구하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였다.
“우와, 이거 어디서 났어?”-비윤
“우리반에 날쌘돌이라고 있는데 그 녀석이 오늘 외출했다가 몰래 사왔어.
내가 부탁했지. 움하하하. 이래서내가 위대하다니까!”-하오
“응응. 하오는 위대해.”-비윤
“바보브라더스 흐름에 말려 들지마 너도 바보돼.”-로민
“응!”-비윤
“은비윤, 넌 도데체 내 편인거냐, 로민이 편인거냐! 쳇.”-하오
“비윤이는 로민이 편이야. 헤헤.”-비윤
로민은 피식하며 웃어버리고, 하오는 의외라는 듯이 말한다.
“그게 아니구..!”-비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은비윤 치사해. 그치, 지렁아.”-하오
“나 지렁이 아니라니까!”-지령
하오는 당황스러워 하는 비윤과
화를 내는 지렁의 머리를 흩트리고는 그 자리에서 벌러덩 누워 버린다.
“나 어떡하냐...”-하오
“갑자기 왜 진지 모드야.”-원
다시 벌떡 일어나 과자를 뜯기 시작하는 하오.
비윤은 방금 하오의 눈빛이 슬펐다는 것을 느꼈지만
이내 아니였을 거라고 부정하며 고개를 저었다.
“어,어?”-비윤
“나 안마해줘.”-로민
별안간 안마를 해달라는 소리에 비윤은 큰 눈으로 로민을 바라보았다.
“백원 줄게.”-로민
“백원?”-비윤
“로민이는 안마 받는거 무지 좋아해. 그러니까 해줘. 안해주면 삐쳐.”-지령
비윤이 로민의 뒤로 달려 가자
원이 하오와 지령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비윤이 로민의 안마를 마치자 로민은 정말로 비윤에게 백원을 내밀었다.
“자자, 이제 먹자구!!”-하오
비윤 단 한사람만 빼고 말이다.
모두들 오랜만에 먹는 알코올을 마구마구 부어 대고 있을 때 비윤이 말했다.
“한번도 안먹어 봤단 말이야?”-로민
“응. 비윤이는 안먹어 봤어.”-비윤
지금의 청소년들이 자주 접하는 모든 것들을 티비에서 보거나 상상속에서만 경험 했었다.
그런데,
눈앞에서 직접 보니 놀라울 따름 이였다.
비윤이 잔을 받아 들고 우물쭈물 거리자 답답했는지 지령이 말 했다.
처음 먹는 거라도 두렵운 마음이 들진 않았지만
비윤이 걱정하는 것은 취하면 정신을 잃을 테고
혹은 자신이 여자인 것을 들킬지도 모르기 때문이였다.
하지만 안먹는 다고 할수도 없었기에 눈 딱감고 마셔 버렸다.
얼마나 지났을까,
방바닦엔 수십병의 술병들이 굴러 다니고 술냄새가 진동을 하였다.
지령과 하오는 취해서도 말다툼을 하고,
원은 조용히 벽에 기대어 팔장을 낀채 자고 있었다.
그리고 비윤은 아까의 한잔을 끝으로 손에는 안주를 들고 쓰러져 버린지 오래였다.
바보브라더스가 싸우다 잠이 들어 버리자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로민은 뒷정리를 할까 했지만
심하게 어질러진 방을 보고 이내 포기해 버렸다.
친구들을 침대에 옮기기로 한다.
바보브라더스를 같은 침대에 던져 놓고,
원을 옮기려 했지만 항상 조심 스럽게 행동하는 원은
로민의 손길이 닿자 눈을 번쩍 뜨고 비틀 거리며 혼자 옆방으로 가버렸다.
#다음날.
“한잔 마시고 픽 쓰러진 주제에 속 쓰리긴.”-하오
“헤헤. 근데 로민이는 어디 갔지? 아침 일찍 어디 갔나?”-비윤
“그러게. 방에 없으면 식당에 있을 텐데 여기도 없네.”-원
“내가 늘 말했는데, 이자식이 못알아 듣네. 로민패거리는 단체 행동을 해야 된다니까.”-하오
혼자 열받아 하고 있는 하오를 버려둔채
식당을 빠져나가는 로민 패거리.
“비윤아, 비윤아. 가위바위보 하자.”-지령
“그래.(싱긋)”-비윤
바보 브라더스와 원은 옆반으로 가버리고
로민도 자리에 없어서 따분했는지 지령이 비윤에게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한다.
비윤도 로민패거리 이외에는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었기에 흔쾌히 응했다.
“비윤이가 졌으니까 나 우유 사줘.”-지령
“그런게 어디있어!”-비윤
“여기 있지롱!”-지령
몇분 뒤 지령은 손에 딸기 우유를 ,
비윤은 입에 딸가맛 사탕을 물고 뒤늦게 교실에 도착했다.
“우지령, 은비윤군. 지금이 몇시인줄 알아요?!!!”
하필이면 학교에서 제일 깐깐하기로 소문난
노처녀 선생님의 시간이였다.
생글 생글 웃던 비윤과 지령은 시계를 보더니 동시에 말했다.
선생님은 이미 쓰러지기 일보 직전에 다다라 있었다.
“돼..됐어요. 빨리 자리에 앉으세요.”
노처녀 선생님이 당황하는 모습에 아이들은 킥킥대며 웃었다.
비윤과 지령도 한건 했다는 듯이 서로에게 윙크를 했다.
수업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던 로민이
자리에 있는 것을 보자 비윤은 주머니에서 딸기맛 사탕을 꺼내어 로민의 앞에 내밀었다.
“뭐야.”-로민
“먹어.(싱긋)”-비윤
“내가 애냐.”-로민
[007]
“맛있어서 먹는게 아니라 사온 정성을 생각해서 먹는거야.”-로민
“히히히. 로민이는 솔직하지 못하다니까.”-지령
“(정색)지렁이 조용히해.”-로민
“지...지렁이? 로민이 나빠!”-지령
지령은 관심 받고 싶었던 갈까?
수업중임에도 불구하고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자리를 박차고 교실을 나가버렸다.
하지만 문제는,
모두들 지령이 나가건 말건 신경 쓰지 않은채 자기일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였다.
심지어 수업중인 선생님까지 지령에게 눈길 한번 돌리지 않았다.
“어어, 지령이가..”-비윤
“냅둬. 한달에 한번꼴로 저러니까. 이따 하오가 잡아 올거야.”-로민
로민까지 지령에게 무관심 하자
비윤도 이내 마음을 놓고 로민과 대화 했다.
비록 비윤이 재잘재잘 되면 로민은 그냥 대답만 해주는 정도지만.
완전히 등을 돌리고 앉은 비윤이였다. (선생님은 비윤의 미소에 빠졌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는 듯 하다.)
비윤이 보기에도 로민은 사탕을 아주 맛있게 먹고 있었다.
정작 자존심 강한 로민은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고 있지만 말이다.
“운동.”-로민
“아. 그렇구나.(싱긋)”-비윤
“응.”-로민
“헤헤헤.”-비윤
더 이상 할말이 없어진 비윤은 싱긋 웃기만 하고,
로민도 마땅히 할말이 없는지 창밖만 응시한다.
지령에게 장난을 치고 싶어서 왔는데 지령이 안보이자 하오는 책상을 탕 치며 말했다.
“역시 위대하신 진하오님이 지렁이를 찾으러 가야 하는것인가. 큭큭큭.”-하오
“위대하신 하오님이 아니라 바보같은 하오님 이겠지.”-로민
“유로민, 너 어제부터 자꾸 태클 걸거야?!”-하오
“더 원한다면 언제든지.”-로민
“난 말이야. 유로민 니가 마음에 안들어!”-하오
“나도 니가 마음에 안들어.(피식)”-로민
아무리 농담이라지만 로민에게서 나온 말들은 다
진담으로 들린다는 것은 비윤만의 착각일까?(로민의 농담은 매우 진지했다.)
“응.”-로민
“아악! 여기서 그렇게 대답하면 안되지! 부정해야 내가 다음 대사를 할거 아니야!”-하오
“그래. 니가 나보다 잘.생.겨.서. 무척 질.투.나. (피식)”-로민
“움하하하. 진하오님의 미모는 어디까지란 말인가.”-하오
책상에 한쪽 다리를 올린채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는 하오를 보자니
비윤은 웃음이 절로 났다.
“풋..”-비윤
“어쭈! 이젠 은비윤까지 날 비웃어?!!!!”-하오
“하오야, 잠깐! 그게 아니라!”-비윤
“위대하신 진하오님 상처 받았다구!”-하오
하오는 아까의 지령과 같은 폼으로 자리를 박차고 교실을 나가 버렸다.
로민은
진짜 바보야 바보.
라고 연신 중얼 거렸고,
원은 역시나 한손에 책을 들고 있었다.
하고싶은말 아니면 하지 않는 로민만이 남았기 때문에 비윤은 어쩔줄 몰라 하고 있었다.
“심심해?”-원
“(끄덕끄덕)”-비윤
“그럼 같이 공부 할래?”-원
라는 말에 표정이 굳어버린 비윤.(원도 농담을 진지하게 하는 편이다.)
공부라면 수업시간에 듣는 것도 지루한데
수업시간도 아닌 지금 공부를 하다니, 새삼 비윤은 원이 존경 스러웠다.
아니,
사실 원은 농담을 한 것이지만 로민과 비윤 아무도 농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전교 1등이나 공부하셔. 은비윤 잠깐 따라와.”-로민
“응? 어어.”-비윤
의자에 앉아 있는 비윤을 억지로 일으켜 데리고 나가는 로민을 보며
원은 피식 하고 웃더니 다시 책을 편다.
“원이만 놓고 가면 어떡해.”-비윤
“됐어. 낙원은 혼자 있는거 좋아하니까.”-로민
“아.. 근데, 지금 어디가는 거야?”-비윤
“심심하다며.”-로민
“응.”-비윤
“위대하신 유로민님이 놀아주려고. 큭큭.”-로민
“로민아, 너 지금 하오 같았어.”-비윤
“죽을래..?”-로민
“농담이야. 헤헤.”-비윤
로민은 비윤의 머리를 헝클인다.
결국 한참동안 이나 복도만 걷고 있는데,
저 멀리서 핑크빛 정장을 입고 걸어오는 한사람이 보였다.
그녀는 신 노 린 이였다.
노린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머릿속으로 전해져 오는 고통.
그날 노린과의 대화 이후 비윤은 두통이 심해졌다.
비윤의 속도 모르고 노린은 생글생글 웃으며 비윤 앞에 발을 멈춘다.
“...후.. 나 은비윤 눈앞에서 사라지라고 했잖아.”-비윤
“그렇게 못하겠어. 말했지? 내가 여기에 온 목적을. 그거 이루기 전까지는 니 주위에 계속 있을 거야.”-노린
로민은 가만히 서서 그 둘의 바라보며 대화를 듣고 있었다.
“더이상.. 우리 가족을 아프게 하지마.”-비윤
“잘못 알고 있는거 같네. 난 너희 가족을 아프게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널.. 아프게 하고 싶은거야.(싱긋)”-노린
“좋아. 날 아프게해. 여기서 당장 날 때리던가 마음데로해.”-비윤
“내가 왜? 날 너무 쉽게 보네. 난 오랫동안 질질 끌면서 천천히 밟아 줄거거든.”-노린
노린은 흠칫 했지만 다시 페이스를 되찾아 한마디를 남기고 사라진다.
“기대해도 좋아.”-노린
항상 웃기만 하던 니가 왜 그렇게 차가운 눈빛으로 변해 버린건지
비윤에게 궁금한 것 투성이였지만
그러기 전에 비윤의 표정이 너무 슬퍼 보였기 때문에 아무것도 물을수 없었다.
비틀.
멍하게 걷던 비윤이 계단인줄 모르고 걷다 굴러떨어질 뻔한 것을
로민이 재빨리 잡아 주었다.
“은비윤! 앞을 제대로 봐야지. 계단 이잖아.”-로민
“아, 응. 미안.”-비윤
몰래 보고있던 여학생들은 꽃미남들의 포옹이니,
잘어울린다니 하며 얼굴이 붉어져선 소곤소곤 거린다.
“너..”-로민
“어?”-비윤
“남자치곤 가볍다. 아무리 키가 작다지만 너무 가벼워.”-로민
겉으로는 아닌척 하며 얼른 로민의 팔에서 빠져나와 베시시 웃어버린다.
“난 또. 니가 여.자. 인줄 알았잖아.”-로민
로민이 내뱉은 한마디에 비윤의 심장은 곤두박질 치고 있었다.
혹시 로민이 눈치 챈건 아닐까,
라고 느꼈지만 로민은 농담을 진지하게 하는 아이니까
그냥 이건 순전히 농담일거라고 생각해 버렸다.
“난 괜찮은데.”-비윤
“내가 안될 것 같아. 너 비틀 거리면서 걷는거 보기도 싫고.”-로민
“...미안.”-비윤
“너 사과가 취미냐?”-로민
“어? 아니, 미안.”-비윤
“사소한거에 사과 하지마. 짜증나.”-로민
“응.(싱긋)”-비윤
“아무튼 넌 저 여자만 만나면 이상해 진다니까. 후우, 모르겠다.”-로민
그리고 로민의 뒤를 쫓아가는 비윤의 모습은 그야 말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비윤은 세상의 무엇과도 비길 것 없는 미남(절.세.미.남.)인 데다,
로민 또한 비윤 못지 않는 얼굴 이였기 때문에
같이 있기만 해도 그들은 그림 같았다.
교무실을 지나치는 로민과 비윤의 귀에
화가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들이 아는 사람의 이름도 들리면서,
“우지령, 진하오군! 정신이 있는거에요 없는 거에요?!”
“당연히 있습니다.”-하오
“하오 말이 맞습니다!”-지령
“지..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건가요? 고3씩이나 되서 신입생들이랑 싸우 다니요!”
“그 자식들이 맞을짓 했다니까요!”-하오
“하오 말이 맞습니다!”-지령
“그럼 선배로써 충고를 해줬어야지, 전치 3주가 나올 정도로 때리면 어떡해욧!!”
“저희도 맞았습니다.”-하오
“하오 말이 맞습니다!”-지령
“변명 필요 없어요. 일주일 동안 운동장에 있는 잡초 전부 뽑으세요!!!”
그와 동시에 하오와 지령은 교무실 밖으로 쫓겨나고,
교무실 문은 세게 닫혀 버렸다.
“쳇. 우리가 뭘 잘못 했다고 그러냐.”-하오
“맞아, 우린 그냥 살짝 때렸을 뿐인데.”-지령
항상 있었던 일인 듯이 로민이 묻자,
하오와 지령은 동시에 답한다.
“응! 그 자식들이 우리 보고 너희들 귀엽게 생겼네, 몇반이냐?! 이랬어!!!!!”-지령,하오
“열받잖아!”-하오
“나도 열받아!”-지령
“거기다 또... 아오 열받아. 지렁아 니가 말해봐”-하오
“응! 그 녀석들이 우리한테 삥 뜯으려고 했어!”-지령
“전치 8주는 나오도록 팰걸. 아깝다. 후우.”-하오
“하오 말이 맞아!”-지령
괜히 로민에게 화풀이 하고 있는 하오와 지령의 얼굴에는
영광의 상처가 두세개씩 남아 있었다.
비윤은 빨리 상처부터 치료 해야 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아무 말이나 내뱉어 버렸다.
“그건 어려 보인다는 뜻이잖아. 그렇게 생각해.(싱긋)”-비윤
“그런가, 역시 진하오님은 동안이였단 말씀?!”-하오
“에이, 넌 3년 정도 꿇은 얼굴이야.”-지령
“뭐, 뭐!”-하오
“자자, 그만하고 우리 양호실 가자! 상처 치료 해야지.”-비윤
“지렁이 너 비윤이 때문에 산줄 알아.”-하오
“메로오옹!!!”-지령
“나까지 갈 필요 없지. 먼저 간다.”-로민
비윤과 바보브라더스도 양호실로 향했다.
“양호 쌤! 위대하신 하오가 왔어요!”-하오
안에선 아무런 대답도 들리지 않았다.
“아.. 쪽팔려.”-하오
“이리와. 내가 치료 해줄게.(싱긋)”-비윤
“어? 비윤이 너 이런것도 할줄 알아?”-지령
지령과 하오를 치료 해주기 시작했다.
비윤이 학교에 다니기 전까지 집에선 비윤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었다.
운동에서부터 응급조치, 요리까지 안배운게 없었다.
(비윤은 집에서 도데체 무엇을 했던 걸까.)
하오는 자신을 정성껏 치료해 주는 비윤을 보며 말했다.
“너 남자 주제에 여성스러운 면도 있네. 그러고 보니 손도 꽤 얇고.”-하오
“그런 소리 많이 들어.”-비윤
이젠 여자 같다는 소리에 놀라지도 않는 걸 보니 비윤도 많이 적응이 된 모양이다.
“우리 집안 유전이야.헤헤.”-비윤
“우와, 너 여장 시켜놓으면 진짜 여자 인줄 알고 사람들이 놀라겠다. 큭큭큭.”-하오
“장난치지마. 자, 됐다아.”-비윤
“우리 여기 조금만 더 있다 가자.”-지령
“그래, 그거 좋은 생각이다 지렁이 녀석 오랜만에 올바른 소리를 하는군.-하오
지령은 침대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즐거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오가 자신이 양호 선생님과 친분이 있으니 걱정 말라며 말리는 바람에
결국 비윤도 양호실에 남아 수업을 땡땡이 치는 신세가 되었다.
양호실이 제 집인 마냥 한참을 뛰놀던 지령은
침대에서 잠이 들어 비렸고, 하오는 창문에 걸터 앉아 바람을 쐬고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사로운 햇빛이
하오의 몸을 더욱 반짝 반짝 빛나게 해주었다.
한쪽팔을 무릎에 올려 놓은 하오의 손목에는
늘 차고 다니는 초록색의 심플한 손목시계가 오늘 따라 더욱 빛나 보였다.
“와, 시계 예뻐, 하오야.”-비윤
“여자같이 예쁘긴. 멋진거지. 훗.”-하오
“헤헤. 응. 시계 멋져.”-비윤
“시계가 없으면 난 못살지도 몰라.”-하오
“응?”-비윤
“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적 있냐?”-하오
“아니, 없어. 사는건 재미있잖아. 헤헤.”-비윤
“사는건 재미있다라... 그래, 넌 아무 걱정도 없어 보인다.”-하오
“그런건 갑자기 왜 물어?”-비윤
“그냥. 궁금해서.”-하오
“하오야, 난 죽음 같은건 생각해 본적이 없지만, 항상 숨을 쉬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비윤
“.... ......”-하오
“내가 숨을 쉬고 있다는 건,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잖아.(싱긋)”-비윤
“큭큭. 너 답다.”-하오
하오는 비윤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는
따뜻한 5월의 바람을 맞으며 눈을 감고 잠이 들어 버렸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건 그만큼 이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일 뿐이야...”-비윤
그 뒤로 하루는 매일 같이 똑같은 일상이였다.
책상위에 올려진 선물 때문에 비윤과 다툼이 있었던 로민은
그 일이 있고 난 후부터 책상위에 선물이 올려져 있으면
10초 안에 찾아가라며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지령에게 던져 줄뿐 쓰레기통에 버리진 않았다.
하오와 지령은 신입생들을 때린 벌로 운동장의 잡초를 뽑으러 다니며 항상 싸워서,
가끔은 책을 읽던 원이 한마디 하면 금새 조용해 지곤 했다.
비윤은 로민패거리와 더욱 친해지게 되어 하루하루가 즐거 웠다.
특히 로민과 지령은 같은 방을 쓰기 때문에
더욱 두터운 우정이 쌓여 갔다.
하지만 왠일인지 노린은 비윤의 눈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응응. 잠깐만. 이것만 하구.”-비윤
“나도 해줘! 나 오늘 잡초 뽑기 끝났단 말이야. 나도 피곤한데.
맨날 로민이만 해주고! 비윤이 실망이야. 흥!”-지령
“헤헤. 알았어. 지령이도 해줄게.”-비윤
하오에게 자랑하러 간다며 방을 나가는 지령.
“지렁이 때문에 시끄러워 못살겠네. 바보새끼.”-로민
비윤은 신경질 내는 로민의 입에 딸기맛 사탕을 물려 주었다.
사탕이 입에 들어가자 로민은 금새 조용해 지더니
팔짱을 끼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것은 그동안 비윤이 발견한 로민의 약점이였다.
로민에게 사탕을 주었던 그때 이후
로민이 화를 내거나 신경질을 낼때면 사탕을 건네 주곤 했는데
그때 마다 로민은 굳어있던 표정이 풀어지고,
사탕 먹기에 열중했다.
비윤과 로민의 모습은 그야말로
귀여운 주인이 반항하는 애완견을 길들이는 모습이였다.
비윤은 로민에게 안마를 해주고 침대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빨리 그 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윤이가 귀국하는 그 날만을.
지령이 소리치며 달려온다.
“안마다 안마!!!”-지령
“밥 먹으러 안가?”-비윤
“그럼 안마는! 나도 안마 해준다면서!”-지령
“가기 싫음 말고.”-로민
“안돼에에에에에!”-지령
절규하는 지령을 하오가 어깨에 들쳐 메더니 식당으로 달려 갔다.
그리고 비윤 옆으로 다가와 걷고 있는 원.
비윤은 늘 있는 일이지만 그 시간 시간이 항상 즐거 웠다.
이제 식사때 로민패거리 자리는 침묵의 시간이 되었다.
로민의 옆자리에 누군가가 앉았다.
누구도 차가운 눈빛의 로민을 무서워 하며
왠만하면 그의 옆자리에 앉지 않았는데,
오늘은 섹시함을 돋보이게 하려고 했는지 화장을 조금 진하게 하고
푹 파인 상의를 입은 노린이 로민의 옆자리에 앉았다.
노린의 등장만으로도 비윤은 또 다시 머리가 아파오며 두통생기기 시작하더니 표정이 굳어졌다.
비윤을 신경쓰지도 않고 노린은 작업용 미소를 보이며 로민에게 말을 붙이고 있었다.
“나 본적 있죠?”-노린
“니가 누군데.”-로민
“나 신노린이에요. 이 학교에 교생으로 왔죠. 내일부터 로민씨 반의 임시 담임이 될거구요.”-노린
비윤을 뺀 나머지 로민 패거리는
식사 하던 것을 멈추고 노린과 로민의 대화를 듣고 있었다.
“그것도 맞는 말이네요.(생글) 로민군 앞으로 잘 부탁해요.”-노린
“그런 부탁은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반 학생들한테 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리고 난 내 옆자리에 친구들이 아닌 다른 사람이 앉는거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야.”-로민
“역시 친구는 닮아 간더더니.. 오늘은 여기 까지 할게요. 그럼.”-노린
말투,
표정,
눈빛
에도 생글 생글 웃으며 사라지는 노린.
“와 저 여자가 교생이였구나. 근데 오늘은 비윤이한테 아는 척 안하네?”-지령
“그러게. 딱 내스타일 인데.”-하오
“조용히 하고 먹자.”-원
눈치 없는 하오와 지령을 제지 했다.
별안간 울리는 벨소리.
하오는 핸드폰에 뜨는 발신자를 보더니
인상이 구겨져선 밧데리를 빼버린다.
식사를 먼저 끝낸 비윤이
지령과 원을 기다 리고 있었지만 로민이 비윤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사탕 사줘.”-로민(로민은 가끔, 아주 가끔가다 솔직해질 때도 있다.)
“어어?”-비윤
“싫으면 말고.”-로민
“알았어! 사줄게.(싱긋)”-비윤
[009]
식당에서도 조용히 책을 읽을 읽으며 식사하고 있는 원을 버려둔채
로민과 비윤은 입에 사탕을 하나씩 물고 기숙사로 돌아왔다.(요새 많이 붙어 다닌다.)
사탕의 위력 때문인지 로민은 왠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비윤은 처음 보는 로민의 모습에 신기해 하고 있었다,
비윤이 계속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자신을 이리저리 관찰 하고 있자
로민은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비윤에게 말했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라. 우린 남자야.”-로민
“헤헤. 로민이 책 읽는거 처음 봐.”-비윤
“(피식)원이가 추천해준 책은 다 재미있어서 말이야.”-로민
비윤도 숙제를 하기 위해 교과서를 펼쳤다.
로민이 책을 반쯤 읽고 있을때 노크를 하고 들어오는 원.
언제나 한쪽팔에 껴있는 두꺼운 책,
도수 없는 무테 안경을 쓰고 있는 지적인 모습 때문에
학교 안에서는 원이 차마 다가 갈수 없는 존재처럼 되어 버렸다.
거기다 원은 로민패거리의 속한 사람중
유일하게 정상적이라고들 말하곤 한다.
“응? 뭔데?”-비윤
“교무실에 갔다가 선생님이 너 무슨 동아리에 들건지 알아오라고 하셔서.”-원
“동아..리? 움.. 난 잘 모르겠어.”-비윤
원이 동아리 목록이 써진 프린트를 비윤에게 건네주자
비윤은 고민을 하며 한참동안이나 끙끙 거렸다.
“다른거 다 필요 없고, 이프에 넣어.”-로민
“이프라니?”-비윤
“동아리 이름이야. 우리는 다 이프에 속해 있어. 내가 동아리 회장이고.”-원
“긴 말 필요 없다니까. 하오 말대로 우린 단체로 행동해야 되잖아?”-로민
“헤헤. 로민이 말대로 너희들이 있으면 비윤이도 들어갈래.(싱긋)”-비윤
“나야 좋지.”-원
“근데, 무슨 동아리야?”-비윤
“생.물.동아리.”-원
원이 회장을 맞고 있는 생물 동아리 IF 는 로민패거리만이 속해 있었다.
비윤까지 이제 5명.
그전엔 4명 뿐이였던 동아리에(로민패거리가 동아리라고 우겼다.)
신입생까지 받지 않는 다며 완강히 거부 하자,
선생님들은 동아리를 없앤다고 했지만
로민이 동아리를 없애면 학교를 날려 버린다는 둥, 선생님들을 다 전치 8주가 나오도록 반 죽여 논다는 둥,
협박 아닌 협박을 해대는 바람에 어쩔수 없이
로민 패거리의 말을 들어 주어 이프를 동아리로 인정한 것이였다.
사실 회장인 원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공부에 도움이 될까 해서 만들었는데,
그때는 동아리에 가입한다는 학생들이 끊이지 않았었다.
하지만 로민이 들어오고,
차례차례 로민패거리의 한사람, 한사람이 가입하자
더 이상 가입한다는 학생들이 없어져 버렸다.
(가입하려고 했지만 로민의 차가운 눈빛이 무서웠던 것이다.)
원을 제외한 로민 패거리는 공부 하기 보다는 모일 때마다 공부 하러 간다는 핑계로 놀러 가곤 했다.
원도 이제 공부하자고 설득하는 것이 지쳤는지
스트레스가 쌓이면 먼저 나서서 어디에 놀러 갈것인지 물어 보기도 한다.
원이 알았다며 방을 나가 버리자
다시 비윤과 로민, 둘 만 남게 되었다.
“안가.”-로민
“학교에 있을거야?”-비윤
“어.”-로민
“그럼 비윤이랑 비윤이네 집 갈래?”-비윤
“내가 너네집에 왜 가냐.(피식)”-로민
“그냥, ..... 주고 싶어서.”-비윤
“뭐? 안들려. 크게 말해봐.”-로민
“.. ...... 주고 싶어서. 자랑하고 싶어서.”-비윤
“죽을래? 똑바로 말해.”-로민
“헤헤. 처음으로... 사귄 친구들 아빠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자랑하고 싶어서.(싱긋)”-비윤
“그런거 였냐. 그럼 유로민님이 기꺼이 가주마.”-로민
“에엣? 나도 데리구가!”-지령
“아니지, 로민 패거리 다 데리고 가야지. 암, 그렇고 말고.”-하오
나머지 로민패거리도 비윤의 집에 가고 싶었는지
방에 들어오며 비윤을 주시한다.
“아싸. 오랜만에 외출이다!”-하오
“진하오 남의 방에 와서 자꾸 소리 칠거면 니 방가. 아니면 지령이처럼 조용히라도 있던가.”-로민
“쳇. 유로민 이자식은 나만 미워 한다니까.”-하오
“OK.”-로민
“지렁아, 유로민에게 매운 맛을 보여 주자!!!”-하오
하오가 눈에 불을 붙이며 로민을 바라보고 지령이 자신의 옆에 오기를 기다리고 있았지만
지령은 어느새 비윤의 옆에 철썩 달라 붙어 있었다.
“난 비윤이가 더 좋지롱!”-지령
“헤헤. 나도 지령이 좋아.”-비윤
“이것들이 나만 왕따 시키는 거냐! 진하오님 화나 셨다!!!”-하오
믿었던 비윤 마저 저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자
하오는
사실 비윤은 내일 집에갈 생각에 들떠 있었다.
아빠에게 처음으로 사귄 친구들도 보여 주고 싶었고,
자신도 친구를 사귈수 있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핸드폰을 집어 들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소심한 비윤은 전화하는 소리가 밖에 들릴까봐
차마 전화는 하지 못하고 대신 문자를 보낸다.
**
비윤은 수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집에 간다는 생각에 꾸욱 참고 수업을 들었다.
1분에 한번씩 시계를 볼정도로 시간은 느리게 느리게 흘러간다고 새삼 느꼈다.
드디어 수업이 끝나고
로민, 지령과 교실을 나오니 먼저 끝났는지 하오와 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윤이네 홈으로 렛츠고!!!”-지령
지령의 말을 끝으로 로민패거리는 학교를 나섰다.
삐까뻔쩍한 차가 교문 앞에 서서 길을 막고 있었다.
모두들 멋진 차에 눈을 뺏기고 있어서 그런지
차가 길을 막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 서있을 뿐이였다.
차문이 열리자,
깔끔한 검은 양복에 차와 비슷한 느낌을 가진 20대 후반의 남자가
로민 패거리 앞으로 다가 왔다.
정확히 말하면 비윤의 앞으로 다가 왔다.
“비윤 아...도련님.”
“헤헤. 오랜만이에요.(싱긋)”-비윤
“타시죠.”
입이 떡 벌어져선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다.
이런 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신들 주위에 있지도 않았을뿐더러
비윤이 귀티나 보이긴 하지만 정말 이런 부류의 사람이였다는 것을 알고 더욱 놀란 듯 했다.
하오가 작은 목소리로 비윤에게만 들리게 말했다.
하오의 말에 비윤은 웃기만 하며 차에 타라고 재촉 한다.
삐까뻔쩍한 차는 20여분을 달려
보기에도 상당히 큰 집 앞에 멈췄다.
로민패거리는 집도 위엄 있어 보일수 있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놀라움의 연속이였다.
집이 크기도 하지만 정원에 수영장까지 있었다.(과장된 모습.)
수십평은 되어 보이는 거실엔 사치스럽지 않은 물건들로 적절히 배치되어 있었고,
두명의 여자와 세명의 남자가 양쪽에 일렬로 서서 웃으며 그들을 맞이 했다.
“아빠는요?”-비윤
“급한 일이 생기셔서 아침에 미국으로 출장 가셨습니다. 비윤 도련님께는 미안 하다고 전하라는 말씀이..”
비윤은 실망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아, 네. 할수 없죠. 방으로 올라 갈게요.”-비윤
아빠에게 소개 시켜 주고 싶은 친구들이였는데
아빠가 안계시는 바람에 비윤은 맥이 풀렸지만
이내 원래의 표정을 되찾고 로민패거리를 방으로 안내 했다.
비윤의 방은
화이트 & 블루로 심플하게 꾸며진 예쁜 방이였다.
모두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신기하다는 듯이 여기저기를 둘러 보고 있었다.
“이 방이 우리 기숙사 방 3개는 합쳐 놓은 것 같다.”-하오
“아니야, 그것보다 더 넓어. 바보야!”-지령
“지렁이 새끼 내 말은 하늘이야.”-하오
“니 말이 왜 하늘이야? 내 말이 하늘이지!”-지령
“위대하신 진하오님의 말을 무시하지마. 지렁이는 낚시 바늘에 묶여서 미끼나 되라. 움하하하하!”-하오
“우씨!!!”-지령
장소를 불문하고 언제 어디서나 티격태격 하는 하오와 지령.
원은 가지고 있던 책을 내려놓은뒤
책장에 꽃혀 있는 수십권의 책들만 유심히 보고 있었다.
“야.. 화장실.”-로민
“어?”-비윤
“화장실 어디냐.”-로민
“방에서 나가면 오른쪽 두 번째 문이 화장실이야.”-비윤
“로민아, 듣고 있어?”-비윤
“아, 어. 땡큐.”-로민
엘로우 & 화이트 로 이루어진 예쁜 방.
로민은 이 방이 화장실이 아닌 것을 알고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나가려는데, 벽에걸려 있는 액자가 눈에 들어 왔다.
싯 노란색의 긴 머리를 가지고 있는 여자는 바로
로민은 자신이 잘 못 봤다고 생각하며
눈을 깜빡였지만 남자가 아닌 여자 모습의 비윤이 있었다.
쌍둥이라고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
옆의 남자는 비윤과 전혀 다르게 생겨서 마냥 부정 할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방 안 곳곳에 여자 모습인 비윤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책상 위엔 비윤의 글씨체로 써진 노트도 있었다.
“은비윤이... 여자?”-로민
분명 남자 교복을 입고 자신과 같은 방을 쓰고 있는 비윤이
여자라는 사실이 무척이나 당황 스러웠다.
자기 나이 또래 보다 키가 작고,
몸도 지나치게 얇았지만 비윤이 여자 일거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윤이 여자인 것을 확신한 순간
그 자리에서 굳어 버렸던 로민은 잠깐 당황스러웠을 뿐 이내 페이스를 되찾았다.
설령 비윤이 직접 자기가 여자라고 말 한데도
로민은 비윤과의 관계가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마음, 차가운 눈빛을 가진 로민은
비윤의 성별을 떠나
만약 로민패거리중 한사람이라도
비윤이 여자냐고 물어 본다면 로민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묻지 않는 다면
절대 입밖으로 내지 않는 성격을 소유한 로민이였다.
(귀찮은 걸 싫어하기 때문에 거의 묻는 말에만 대답한다.)
방문을 열고 나온 로민의 눈 앞에는
검은 양복의 남자가 서있었다.
아까의 남자가 부드러운 이미지 였다면 이 남자는 아주 험악한 인상이였다.
“뭐야.”-로민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방에서 나온 비윤이 쓰러져 있는 로민과 남자를 발견한다.
“아가씨 방심 하셨습니다.”
“네?”-비윤
“이녀석 아가씨 방에서 나오 더군요.”
“그..그래서 로민이한테 무슨 짓 한거에요?”-비윤
“일종의 최면 술입니다. 방금 까지 있었던 일을 기억 못하게 했죠.”
“몸에는 이상 없는 거죠???”-비윤
“물론입니다.”
“다행이다..휴..”-비윤
최면술사인 저희 집안이 항상 이렇게 도와 왔습니다.
회장님도 회장님의 아버님도 모두 이렇게 실수를 하신 적이 있다고 하니까 마음 쓰시지 마십시오.
전 아가씨의 흑기사나 마찬가지 입니다.”
어안이 벙벙 하여 남자를 바라보기만 했다.
“..잊으신건 아닐거라 믿습니다. 일년이 되기 전에 여자인 것을 들킨다면
회장님의 재산을 물려 받지 못한 다는 것을.”
“아...네. 알아요.”-비윤
“만약 또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면 절 부르시면 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을땐 저도 어쩔수 없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고마워요. 아저씨.”-비윤
“그리고 어떤 특수한 상황에 처하게 되면 최면이 깨져 다시 기억하게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십시오.”
“네.(싱긋)”-비윤
“조금 있으면 깨어 날테니 전 이만..”
비윤은 아저씨가 없었다면 로민이
자신의 정체를 알았을 거란 생각에 조마조마 했다.
여자 인 것을 친구들에게 들켜 재산을 물려 빋지 못하는건 상관이 없었지만
아빠를 실망 시키지 않기 위해서 남장을 하는 것이였다.
“...내가 왜 이러고 있지.”-로민
“깨어 났네.(싱긋)”-비윤
“어떻게 된거야.”-로민
“너 요새 피곤 했나봐, 화장실에서 나오다 쓰러졌어.”-비윤
“그랬냐. 아, 몸이 찌푸둥해.”-로민
로민은 벌떡 일어나 친구들이 있는 비윤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최면의 위력인지 로민은 정말 기억을 못하는 듯 했다.
앞으로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방으로 들어갔는데,
하오가 로민에게 시비를 걸고 있었다.
“유로민. 아직도 변비 탈출 못했냐?”-하오
“내가 너냐.”-로민
“화장실에 간지 30분이나 넘었잖아. 큭큭.”-하오
“병신.”-로민
“로민이가 넌줄 알아? 로민이는 변비 아니야. 풋.”-지령
“지렁이는 덩 도 못싸는 주제에.”-하오
“니가 봤어?! 못봤으면서!”-지령
“하오님은 안봐도 다 안단 말이야. 큭큭큭.”-하오
“거짓말쟁이 진하오.”-지령
“아니야, 진짜래두. 내 등엔 제 3의 눈이 있어서 니가 뭘하는지 다 볼수 있다구.”-하오
“여기서 그 얘기가 왜 나와!”-지령
로민은 머리가 아픈지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꼭 무언가가 머릿속에서 빠져 나간 느낌을 받고 있는 로민이였다.
하지만 이내 바보브라더스의 말다툼을 구경하며 피식하고 웃는다.
비윤의 집에서 저녁까지 배부르게 먹고 돌아오니 시간은 벌써 12시가 다 되어 갔다.
1시간을 교무실 앞에서 혼나고 난뒤에야
기숙사로 돌아와도 비윤은 오랜만에 편하게 잠이 들었다.
로민 패거리에게 자신의 일부분을 보여 줌으로 인해 그들과 더욱 친해 졌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의외로 눈치가 빠른 로민도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
*
비윤과 지령은 고개를 푹 숙이고 교실을 들어 가는데
로민은 당당하게 주머니에 손을 꼽고 고개를 45도 각도로 유지한채 걸어 들어 갔다.
“은비윤, 우지령, 유로민군! 자리에 앉지 말고 뒤에 서있으세욧!”
선생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비몽사몽 하던 비윤은 잠이 깨어 버렸다.
“들어 오세요.”
남학생들은 눈이 반쯤 풀려서 노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비윤은 노린의 등장에 미간을 찌푸리며 노린을 차갑게 노려 본다.
남학생들은 노린에게 휘파람 불어 대고
여학생들이 남자 교생이 아니여서 뾰루퉁 해진채 노린을 응시 했다.
제가 가르칠 과목은 미술이에요. 잘부탁해요.(싱긋)”-노린
분명 다른 남자들이 보면 한눈에 반할 만한 미소 였지만
로민은 자기도 모르게 노린을 향해 말을 내뱉었다.
“역겨워.”-로민
혼자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컸던 목소리.
모두의 시선은 로민에게로 향하였다.
노린은 여전히 생글 생글 웃으며 로민을 주시하더니
이따 보자는 말을 남긴채 당황해 하고 있는 선생님을 이끌고 교실을 나가 버린다.
“왜 그런말 했어??”-비윤
“역겨우니까.”-로민
탁.
“뭐야.”-로민
“담배는 몸에 안좋아.(싱긋)”-비윤
자신의 얼굴을 비윤의 얼굴 가까이에 대고 말했다.
두근두근.
로민의 심장이 펌프질을 하고 있었다.
먼저 다가간건 자신인데 이상하게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경직되어 있는 로민에게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는 비윤.
“씨발.”-로민
로민은 짧게 욕설을 내뱉더니 교실을 나가 버렸다.(반항아적인 모습)
비윤은 자신이 또 로민을 화나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무척 순수한 비윤.)
지령은 연신 괜찮다는 말을 하며 비윤을 달래 주었지만
비윤의 기분은 나아질 기미가 안보였다.
학교 건물 안에서 방황 하고 있던 로민은
교무실 문에 붙은 종이를 보고 살짝 미소 짓고는 학교를 빠져 나갔다.
오늘부터 매일 외출이 가능합니다. (9시까지 들어오지 않으면 정학.)
오늘부터 그 규칙이 사라진 다는 것을 보고, 로민은 학교를 바로 나간것이였다.
그 두근 거림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았다.
로민은 괜히 비윤만 생각하면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잘생긴 얼굴에 교복을 입고 학교에 있을 시간인데도
거리를 활보하는 로민을 보며 모두들 넋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로민이 차가운 눈빛으로 쏘아보자 시선을 피한다.
화풀이 하기 딱 좋은 모습으로,
한눈에 봐도 양아치를 연상케 하는 무리였다.
가출이라도 한 듯 빨주노초파남보 할 것 없이 모두 탈색에
얼굴 곳곳에는 피어싱까지 해서 자랑스러운 듯 서있었다.
그중 무리의 대장 격으로 보이는 붉은 머리의 남자가
껌을 질겅 질겅 씹으며 로민의 어깨를 잡았다.
“형씨, 돈좀 있어?(질겅 질겅)”
로민에게 손을 댄 것이 잘 못이였다.
당연히 주먹이 먼저 나가 버렸다.
로민의 주먹에 코를 맞아 멀리 날아가버린 붉은 머리는 쌍코피를 흘리며 외쳤다.
붉은 머리의 외침에 모두 로민에게 달려 들었다.
로민은 피식 하고 차가운 미소를 보이더니 이내 웃음기 없는 얼굴로 변하였다.
“짜증나는데 더 짜증나.”-로민
열명과 한명의 싸움을 보고 모두들 로민이 불쌍하다고 말하며
동정의 눈길을 보냈지만 순식간에 상황은 종료 되었다.
여기저기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빨주노초파남보 색의 무리들.
마지막으로 붉은 머리의 배를 가볍게 발로 걷어 찬 로민.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돌아와 피식 하고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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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재미 있네요~
진짜 잼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