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태가 각박해지고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면서 언어 질서가 극도로
어지러워졌습니다. 선비의 기본 실천
철학인 예의(禮儀)와 염치(廉恥)가
실종되어 감에 따라 나타나는 사회적
현상이겠지요. 국내외의 최고 리더들조차
아무 말이나 내뱉어 큰 문제로 부각
되기도 합니다.
2019년 11월 6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지역의 어느 단체에서 강화도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광성보에 이르러 유적지를
둘러보던 중에 지역의 금융 기관장을
지내신 분이 안내소에 가서 문화 관광
해설사를 모셔 왔습니다.
그분은 오자마자 어디서 오셨는지 등을
간단히 묻고 나서 광성보에 얽힌 역사를
설명하기 시작했지요. 미국이 무력을
앞세워 침략한 사건인 신미양요를 설명
하면서 당시 지휘 장수였던 어재연
장군과 그의 동생 어재순 등 조선군 53
명이 전사한 가슴 아픈 역사를 소개하던
중에 누군가 외쳤습니다. 남의 조상
얘기를 뭣하러 길게 듣느냐며 그만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집안인 또 다른 사람도 맞장구를
쳤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던 해설사는
결국 중단하고 가 버렸습니다.
설명을 듣고자 와 있던 어느 관람객이
투덜거리며 듣기 싫으면 자기들이
빠지면 되지 국가를 위해 싸우다 순국
하신 분들의 영령 앞에서 뭔 짓들을 하는
거냐고 나무라는 소리를 하면서 자리를
떠났습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정작 그런 언행을 한
당사자는 마치 너희들은 이런 말을 할
용기가 없어서 못하지 라고 말하고 싶은
듯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역에서 가장 유력한 문중
이라고 자처하는 집안 출신 인사들의
무모함 덕분에 덩달아 얄궂은 수치감을
맛본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우리 수풀 림(임) 자 집안의 종인들
중에는 저런 몰지각한 사람들은 없으리라
봅니다만 반면교사로 삼고자 하여 글을
올려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