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부도? 정부 부채한도 합의 안되면 어쩌나
김신우 기자 입력 01.18.2023 05:31 PM 조회 2,014
Photo Credit: U.S. Treasury
의회가 국가부채 한도 증액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금껏 매번 의회에서 논란을 겪으면서도 부채 한도는 꾸준히 상향됐지만, 하원을 모처럼 장악해 기세가 등등한 공화당이 대폭적인 정부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어 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가뜩이나 불안한 경제는 심각한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늘 (18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최근 정부의 총부채가 19일께 국가부채 한도 31조4천억달러에 닿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조치'를 가동한다고 밝혔다.정부는 의회에 부채 한도를 증액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정부가 재정지출 삭감 요구에 응해야만 법안에 서명할 수 있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현 경제상황에서 재정 지출 삭감은 현실성이 없는 요구라는 것이 정부와 민주당의 반응이다. 지출을 줄이면 부채 한도를 높일 이유도 없다.
미국 정부의 부채에 한도를 정하는 제도는 1917년 시행됐다. 연방정부가 의회의 제어를 받지 않고 지출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재무부에 따르면 1960년 이후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는 78번이나 상향 조정됐다.
거의 매년 연방정부는 세수보다 많은 지출을 해 왔고 이 때문에 연방정부는 항상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돈을 빌려야 했다. 정부의 부채가 꾸준히 한도까지 차오르는 이유다.
이 경우 의회는 부채 한도를 올려주거나, 부채 한도 적용을 일정 기간 유예하는 두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국가부채 한도 증액과 관련한 의회의 기 싸움이 한층 정치적 문제가 된 오바마 행정부 이후 한도 증액보다는 한도 적용 유예 조치가 빈번해지고 유예기간도 늘어났다.
의회와 정부가 같은 당이라면 부채 한도 증액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의회를 야당이 장악하는 경우엔 순조롭게 진행된 적이 거의 없었다.
하원 다수당이 된 공화당은 정부의 무분별한 지출을 막기 위해 엄격한 한도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부채 한도를 무작정 막다간 정부의 채무 불이행 사태로 이어지고 그렇게 될 경우 국내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맞선다.국가부채가 한도까지 오른 상태인데 그 한도가 증액되지 않으면 정부는 국채 발행 등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지 못하면 국방비 지출부터 정부의 각종 재정사업 등도 타격을 받게 된다.
국채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반이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 통화정책의 주요 수단이기도 하다.
부채 한도가 쉽게 증액되지 못할 때마다 정부 디폴트 위기설이 거론됐다.
가까운 예로 2021년 10월 부채가 한도 턱밑까지 차올랐을 때 디폴트 우려가 고조된 바 있다.
정부가 디폴트에 빠지면 사회보장, 세금 환급, 연방 근로자·군인 급여 지급 등 정부 지출 대상 중 어느 곳부터 지출할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순위에서 밀려난 곳에는 지출이 미뤄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미국은 바로 경기침체에 빠지게 될 수밖에 없다.
2011년 오바마 행정부 때 부채 한도 증액 법안 처리 문제를 두고 의회에서 큰 논란이 빚어지자 신용평가사 S&P가 국가 신용등급을 한단계 하향해 세계경제에 충격파를 준 바 있다.
그때 이후부터 미 재무부는 부채 한도 증액이 차질을 빚게 되면 '특별조치' 카드를 꺼내게 됐다고 WP는 설명했다.
최근 재무부가 발표한 이 조치엔 각종 정부 펀드의 투자를 중단하거나 부채 탕감이 비교적 손쉬운 분야에서 정부 빚을 줄이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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