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김치의 배신?… 효율적으로 먹는 습관은?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된장국은 몸에 좋은 음식이지만 너무 짜지 않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메디닷컴
우리 식생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으로 김치와 된장을 빼놓을 수 없다. 하루라도 먹지 않는 날이 없을 것이다. 둘 다 건강에 좋아 항암 식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염분을 조절하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유방암–난소암–대장암 예방 vs 위암–고혈압 위험
된장은 대두(노란콩)에 소금을 넣어 발효시킨 것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콩에는 이소플라본 성분이 많아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대장암, 자궁내막암에 대한 예방 효과가 있다. 또한 제니스테인 성분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국장 역시 이소플라본, 제니스테인이 많아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암 예방 효과가 콩보다 더 커진다.
그러나 된장에는 소금 역시 많아 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고혈압, 신장병, 심근경색, 뇌졸중(뇌경색-뇌출혈)도 조심해야 한다. 짠 성분(나트륨)이 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된장, 된장국, 청국장은 짜지 않게 먹는 것이 좋다. 너무 짜면 밥을 더 먹게 되어 탄수화물 섭취가 늘어 살도 찌고 당뇨병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김치 어떻게 먹을까?… 꼭 라면에 곁들여야 할까?
김치에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식이섬유, 유산균, 여러 영양소가 많다. 반면에 소금, 젓갈 등 위암을 유발할 수도 있는 염분도 함께 들어있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김치를 먹는 것이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실제로 김치 섭취와 위암, 유방암, 대장암과의 연관성을 살펴본 연구에 의하면 김치 섭취가 암 위험을 낮춘다, 오히려 높인다 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등 상반된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김치를 먹되 배추를 절이거나 양념하는 과정에서 짜지 않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 김치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염분을 과다 섭취할 수 있다. 라면에 김치를 곁들이면 짠 성분이 크게 늘어나 혈압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번거롭더라도 칼륨이 많은 생채소와 같이 먹는 게 좋다. 칼륨은 소금 배출을 도와 혈압 관리, 신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몸에 좋은 음식이 ‘조심할 식품’으로… 왜?
된장-김치는 건강식품이지만 짠 성분이 문제다. 건강을 위해 소금도 먹어야 한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섭취 권장량(5g)의 2~3배 이상을 먹고 있다. 국물 음식도 많아 식사 때마다 들이키면 혈압, 위 점막에 좋지 않다. 짜게 먹는 식습관을 오래 지속하면 투석, 이식 위험도 있는 만성콩팥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주일에 3번 정도 병원에 가서 5시간 동안 혈액 투석을 받는 것을 상상해보자. 삶의 질이 망가질 수 있다.
신장병 전문 의사는 항상 “싱겁게 먹으라”고 말한다. 본인도 이를 실천하고 있다. 투석 때문에 일상이 힘든 환자들을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건강이 먼저다. 소금을 줄이면 차츰 그 맛에 익숙해진다. 자녀들의 식습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아빠, 엄마가 짜게 먹으면 아이들도 그 맛에 익숙해 성인이 돼도 고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