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청에 전두환 방문 기념비가 웬 말!
해운대구청 연못 앞에 1987년 4월 전두환 전 대통령 내외가 방문하여 기념식수를 했다는 기념비가 있다. 1987년은 대통령이 구청장을 임명하던 시기이니 당시 구청장은 자신을 해운대구청장 자리에 뽑아준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여 해운대구청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서 세웠을 것이다.
전두환은 대법원에서 ‘반란수괴, 반란 모의 참여, 반란 중요임무 종사, 불법진퇴, 지휘관 계엄지역 수소 이탈, 상관 살해, 상관 살해 미수, 초병 살해, 내란수괴, 내란 모의 참여, 내란 중요임무 종사, 내란 목적 살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과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판결이 확정했다.
영화 ‘1987’에서 1월 박종철 고문치사와 6월 이한열의 최루탄 죽음으로 6월 항쟁이 시작되었지만, 고문경찰들과 그를 사주한 전두환 씨는 1979년 12.12쿠데타와 1980년 광주학살, 삼청교육대 등 인권유린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하지 않고 죽었다.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많은 국민들은 그를 용서할 수가 없다.
아무리 역사적인 사실이 중요하더라도 국민을 살육한 대통령을 그렇게 존중할 필요는 없다. 2023년 12월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2020년 5월 제주도청 민원실 앞 공원에 있다 철거된 ‘전두환 기념식수 표지석’은 현재 제주도청 행정박물보존실에 보관돼 있다. 1980년 11월 4일 제주도청을 방문한 것을 기념해 설치한 것이지만 주민의 제보로 결국 철거된 것이다.
해운대구청을 방문하는 수많은 국민들 중 광주학살의 참상을 겪은 분들과 외국인들에게 전두환 기념비를 무엇이라 설명할 것인가? 6년 전 부산시의회 청사에서 이은상이 쓴 ‘고지가 바로 저긴데’라는 시 액자가 옮겨졌다. 이은상이 1954년 1월 1일 당시 이승만 대통령의 북진통일에 적극 지지한다는 의미로 고지를 차용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해운대구도 언제까지 국민을 폭정으로 억압한 전두환을 칭송할 것인가? 그 기념비를 당장 철거해야 할 것이다.
/ 신병륜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