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발가락에 수저를 끼워 밥을 먹곤 했었는데 이 손으로
하루만이라도 밥을 떠서 먹고 싶다.
셋째 날에는...
이 손으로 성경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하늘 아버지께 두 손을 모아 묵상하고 싶고
넷째 날에는...
주일날 교회에 가기 전 남편에게 직접 옷을 골라주며
손으로 넥타이를 매어주고 싶다.
다섯째 날에는...
세수대에 물을 받아 남편이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이 손으로 남편의 발을 시원하게 씻어주며 종일 수고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다.
여섯째 날에는...
주부로서 주방에서 깔끔하게 설거지를 하며
이 손으로 그릇을 하나하나 정리하며 예쁘게 가꾸고 싶다.
마지막 일곱째 날에는...
두 손 모아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7일간의
감사 영광을 돌려드리고 싶다.
은주씨는 인터뷰에서 “남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어
미안했던 어느 날 하나님께 기도하다가 은혜를 받아서 써본 글”
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나에게 유익이 되고
이익이 되는 편한 거만 고집한다.
부부 사이도 마찬가지다.
배려와 존중을 표현하고 행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승찬씨는 가끔 은주씨에게 이렇게 묻곤 합니다.
“나는 당신을 정말 사랑해서 당연하게 해주는 건데
사람들은 나 보고 대단하다고 해.
내가 당신과 함께 사는 것이 왜 대단한 거지?
난 당신이 내 아내일 뿐, 장애인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말이야.”
그러면 은주씨는 “당신이 대단한 것은 맞아.
나를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도 ‘대단하다’고 그렇게 말하는 걸 거야.
무엇보다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야”라고 대답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격려하며 살아가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우리는
얼마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웃을 위해, 하나님을 위해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은주씨는 “장애인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말고,
평범하게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봐주었으면 좋겠다”면서
“작은 변화의 시작이 평등하게 사는 사회로 발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