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같은 어둠이 얇아지고 있었다. 바람은 차가운 악기 소리를 내며 귓가를 따갑게 스쳐지나갔다. 해돋이의 모습을 눈에 담아가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발을 동동 구르고 입김을 폴폴 내뿜으면서도 얼어붙은 입에서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해돋이를 기다리는 마음과 함께 깊은 고요까지 얼어붙는 듯했다. 내 눈은 저 멀리 아득한 수평선을 향해 있었다 해돋이 직전의 아름다운 어스름이 안개와 함께 희미한 빛을 간직한 수평선. 말로 표현할수 없는 빛과 어스름에서 새어나오는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를 바다에 던지고 있었다. 붉은 불덩이가 검푸른 바다 위로 얼굴을 내밀려다가 머뭇거리고 있는 빛이 푸른 바다의 풍경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듯했다. 해를 출산할 바다, 그 수평선에서 눈을 뗄수가 없었다. 바다가 몸을 풀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다. 그 출산의 순간을 보고싶어 하는 광기어린 열기 속에서 나는 바다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떨고있었다. 갑자기 배설이 급해젔다. 오래 참은 것이 잘못이었다. 해돋이를 보겠다는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몸살 같은 흥분도 없어졌다. 나의 생리 현상이 미웠다. 나는 넘어질듯 비틀거리며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 갔다. 배설의 쾌감을 위해
푸른 바다에 스며드는 빛, 그 붉은색이 스며드는 순간을 눈에 담는 기분을 누가 알까? 찬란한 바다, 그 물결에 내려앉은 빛의 움직임이 내 가슴에 떨림으로 전해지며 많은 이야기를 하는 듯했다. 그 떨림과 그 말은 첫키스의 짜릿함 바로 그것이었다. 해는 바다라는 자궁을 떠나기가 무척 두려웠는지 머뭇거리고 있는 듯했다. 바다에 생기를 불어넣는 빛 춤을 추며 곱고 예쁘게 바다를 물드리는 빛 그 빛처럼 나는 바다에 내 생각을 적고싶었다 바다가 조금씩 술렁이기 시작했다 바다가 붉은색을 끌어안는 듯했다 붉은색이 빠르게 원을 그리며 번져나갔다. 붉은빛을 끌어안고 춤추는 바다를 눈에 담기바빴다. 수평선 주위가 은은한 빛으로 밝아지면서 황금빛이 얇게 퍼졌다 비릿한 바다향이 바다 속을 아름답게 꾸미면서 출산의 고통을 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해는 바다의 자식이라고 황금빛으로 바다를 가득 채우며 황금빛 웃음으로 바다를 위로하며 거의 완벽한 원반 모양을 그리며 솟아올라 바다를 호령하는 것처럼 보였다. 놀라운 일이었다 장엄한 광경이었다 경외심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