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는 정치의 누룽지인가?
-정치가들은 작가들을 정치이념에 개입시키지 마라-
민선1기,2기 출중한 통영출신 문인가운데 혹독한 친일검증이 있었다. 이는 시장의 의도라고는 볼 수 없지만 시장이 임명하는 관변단체 실무책임자 선에서 시작되었다. 전후, 10년 정도의 세월을 통영사람은 통영작가의 친일행각을 파훼치려 안달이 났었다. 갓 태동한 지방언론도 등달아 합세를 하여 장장 10년이 넘도록 시간을 끌었다. 그 휴유증으로 외가집을 출생지로 발표하고 통영이 출생지가 아님을 법원에 제소하여 재판까지 받은 작가집안도 있었다. 윤이상선생 역시 이 시절 그토록 그리던 고향에 오지 못하고 먼 타국에서 영면하셨다.[군사정권부터 문민정부시절까지]
민선2기,3기 친일문제를 일삼던 이는 야인이 되어 초야에 묻히고 누구 한 사람 친일이네, 아니네 하는 일이 부질없는 노름으로 인식되어졌다. 친일 쪽에 힘을 실어준 사람들도 어느새 내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늠늠하게 잘 지냈다. 마침 중앙정부에서도 역사상 정권교체가 이루어지고 국민정부가 들어섰다. 윤이상선생 기념사업이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국민정부, 참여정부 10년 동안 통영은 윤이상선생 기념사업의 성과를 상당히 이루어냈다.
이는 특히 문화에 조예가 깊은 시장의 발상이었으며, 통영작가를 폄훼하고 평가절하하려는 무리는 감히 운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문화에 대한 바람이 거세었다. 지역문화인들과 시민들이 골고루 그 혜택을 받아 보지는 못했지만 그야말로 통영은 문화의 바다 그 자체였다.
민선5기에 들어 서자 마자 곧 바로 통영예술고등학교 설립계획이 무산된다. 이유는 경제성이다. 교육에 경제를 갔다 붙이는 것은 누구의 발상일까? 학교부지, 건물건축비용 등등, 지금 통영에 1년에 몇 번 사용안 하고 비워있는 공연장, 예술관[미술관포함], 문학관이 적지 않다. 예고의 강의실이나 실습실은 이것으로 10분 만족시킬 수 있다. 도남동 관광호텔자리에 짓고 있는 음악당, 과연 무엇으로 1년을 채울 것인가, 그리고 남망산 시민문화회관과 그 일대 자연 실습환경은 얼마나 좋은 실습장인가?
경제논리로 본다면 예술제도 사실상 엄청난 비경제성 행사다. 10년간 들어 부은 돈이 얼마인가? 경제를 하드웨워 구축으로 인식하는 것 같다. 소프트웨워를 구축하지 못해 경제성이 없는 경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민선5기에 들자 그동안 검증을 거쳐 유치한 예술제가 갑자기 간첩한테 투자한다는 말이 나오고, 통영이 간첩을 추앙하는 동내로 착각을 할 정도로 시끄럽다.
만일 윤이상선생을 간첩으로 몬다면 10년전, 윤이상기념사업을 시작할 때, 윤이상평화재단이 만들어 질 때, 왜 가만히 있었는지 궁금하며, 요덕수용소에 갇힌 모녀구출운동도 왜 이제 시작했는지도 아주 궁금하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들고 나오는 친일문제, 친북문제, 그리고 거기 연류 된 우리의 일그러진 영웅들의 동상, 약간의 세월 10년 안에 변해도 너무 변한다는 생각이 든다.
민선5기 통영경제 그렇게 쉽게 구해질 것 같지는 않다. 하물며 문화는 어느 어두운 골목길로 내팽겨 쳐 질지 정말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