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잠이 든 채로 그대로 운을 맞기 위하여
잠이 들었다가도 별들을 바라보기 위하여
외롭게 떨어지는 별똥별들을 위하여
그 별똥별을 들여다 보고 싶어하는 어린 나뭇가지들을 위하여
새들은 지붕을 짓지 않는다
가끔은 외로운 낮달도 쉬어가게 하고
가끔은 민들레 홀씨도 쉬어가게 하고
가끔은 인간을 위해 우시는 하느님의 눈물도 받아둔다
누구든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새들이 집을 한번 들여다보라
간밤에 떨어진 별똥별들이 고단하게 코를 골며 자고 있다
간밤에 흘리신 하느님의 눈물이
새들의 깃털에 고요히 이슬처럼 맺혀 있다.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새가 집을 지을때 지붕을 만들지 않는 이유를 시인은 천천히 적어 놓았습니다.
평범한 언어로 얼마나 평화롭고 고요한지.
초등학교 입학전 어느날 동네 친구들과 새집 찾기 놀이를 했습니다.
보리밭에 큰 까투리가 둥지에 앉아 우리가 접근하여도 도망가지 않았습니다.
나는 까투리의 목과 몸통을 잡고 들어 올렸습니다.
알이 가득했습니다.
알은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알을 품고 있어 날 수 있었음에도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어미 까투리는 그렇게 나에게 순순히 잡혀 집으로 왔습니다.
훗날 이런 사실을 알고 얼마나 자책하며 슬퍼했는지.
새는 날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지나간 일들은 지나간 대로 놓아 두고
앞을 바라보고 갑시다.
오늘 제주공항 출장으로 늦게 시를 올립니다.
새도 날고 저도 날아 오릅니다.
송창식의 "새는"이라는 노래를 들으며.
새는
노래하는 의미도 모르면서
자꾸만 노래를 한다
새는
날아가는 곳도 모르면서
자꾸만 날아간다
먼 옛날
멀어도 아주 먼 옛날
내가 보았던
당신의 초롱한 눈망울을
닮았구나
당신의
닫혀있는 마음을 닮았구나
저기 저기
머나먼 하늘 끝까지 사라져간다
당신도 따라서 사라져 간다
멀어져 간다
당신의
덧없는 마음도 사라져간다
당신의
덧없는 마음도 사라져간다.
=적토마 올림=
https://youtu.be/3VTBg8EKIWs?si=LKatHgQCH-oRWmzshttps://youtu.be/3VTBg8EKIWs?s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