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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상가 분양률이 저조하다 보니 분양 전에 세입자를 미리 찾아주거나 임대수익률을 보장하는 형태의 상가 분양이 늘고 있고, 소유권을 이전하는 기존 방식의 분양 대신 세입자를 모집해 운영하는 임대상가도 많다.
◆ '대박'보다 '임대수익'이 우선
= 인천 연수구 송도지구에서 포스코건설이 분양하는 상업시설 '커낼워크'는 임대료 보장제를 실시하고 있다. 분양가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2년간 시행사가 확정 지급해 주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 구로5동에 위치한 '나인스애비뉴' 상가는 선임대 후분양 방식으로 2년간 분양가의 15% 임대료를 보장한다.
임대해 장사할 사람을 먼저 구한 후 상가를 분양하는 '선임대 후분양' 상가도 늘고 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서 분양하는 동천 래미안 단지 내 상가 역시 슈퍼마켓과 유명 브랜드 식음료점을 임대한 후 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분양을 진행한다.
일단 임차인이 있으면 영업은 잘 되는지,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얼마 정도 될지 따져볼 수 있어 투자 위험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신도시나 택지지구는 상권 형성이 더뎌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분양가보다 매매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도 많아 최근에는 상권이 확실거나 세입자가 확정되지 않은 곳에는 투자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상가는 주택과 달리 시세 차익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상가 투자자들을 보수적으로 만드는 요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기대하는 수준의 임대수익을 낼 만한 상가가 많지 않아 매매나 임대가 활발하지는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 자금 부담 작은 임대형 인기
= 과거 사업자가 건물을 짓고 상업공간을 쪼개 입점자들에게 분양하던 것과는 달리 최근 문을 여는 대형 쇼핑몰은 100% 임대 방식을 선택하는 곳이 많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지난 9월 문을 연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가 대표적이다. 주말 기준 하루 평균 26만여 명 방문, 하루 평균 매출 20억여 원을 기록하며 서남부 지역 랜드마크로 확실히 자리 잡은 타임스퀘어는 100% 임대 방식으로 운영된다. 임대기간은 입점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3~5년이다.
신림역 포도몰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 중이고 동탄 메타폴리스, 신도림 디큐브시티 등도 임대 방식으로 입점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임대 방식이 인기를 얻는 배경은 '경기의 불확실성'이다. 경기가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입주자가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하는 분양 자금을 내기가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임대의 경우 자금 부담이 작을 뿐더러 장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철수도 용이해 입주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반면 분양 방식을 취하고 있는 대형 상가는 입주자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는 입주물량을 채우지 못해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 개점을 미뤘다. 가든파이브는 현재 42%까지 계약을 마쳤는데 이중 입점률은 10%도 안 된다.
◆ 단지 내 상가도 실속 투자 뚜렷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다른 민간 상가보다 배후단지가 확실해 수익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단지 내 상가 내에서도 '될 만한 쪽'으로만 돈이 몰리는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 19~24일 LH가 실시한 수도권 단지 내 상가 입찰에서는 총 58개 점포 중 45개 점포가 낙찰됐는데 지역에 따라 선호도가 확실히 나뉘었다.
광명역세권 2개 블록에서 공급한 25개 점포와 동두천 생연지구에서 공급한 4개 점포는 모두 낙찰됐지만 포천 신읍지구에서 공급한 점포는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단지 규모가 700~1300가구로 커 수요가 꾸준한 광명역세권과 대로변에 위치한 동두천 생연지구는 포천 등보다 임대수익이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단지 규모가 작고, 주변에 경쟁 상권이 있거나 도로에서 먼쪽으로는 투자자들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 이명진 기자 /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