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진주, 바이칼 호수
이름조차 낯선 이르쿠츠크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이어지는 9,288km 거리의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중간 기착지이다. 이 도시는 동서양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광활한 대지에서 느껴지는 포근함을, 무엇보다 천혜의 자연 바이칼 호수와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이르쿠츠크에서 1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바이칼 호수를 만날 수 있다. 여름이면 호숫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으로 붐빈다.
세계에서 가장 느리다고 알려진 환바이칼 열차를 타고 약 5시간 동안 잔잔한 바이칼 호수를 벗 삼아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다. 철도의 전 구간은 위대한 건축 기술로도 명성이 높다.
바이칼호는 우리 역사와 문화의 뿌리와 밀접한 곳이다. 특히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성지(聖地)라 일컬어지는 바이칼 알혼섬은 역사적으로 코리(Khori)부리야트족의 고향이고 이 코리족이라는 바이칼 원주민은 고구려의 조상인 북부여족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러시아 문학에는 바이칼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작품들이 많다. 시베리아 유배문학의 효시라 일컬어지는 17세기 정교 사제 아바쿰의 ‘아바쿰 자서전’은 시베리아 유배 9년의 세월을 그린 것이다.
19세기 도스토예프스끼와 똘스또이 등 러시아 문호들의 작품 속 주인공들도 시베리아와 관련이 깊다. 춘원 이광수의 말년작품 ‘유정’도 시베리아와 바이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베리아 횡단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