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시 우장거리(牛市街 신호등 북쪽 2층집에 <놀부왕족발집>이 한눈에 안겨온다. 우리에게 익숙한 ‘놀부’ 그 이름을 중국글로 번역해 더 흥미롭다. 한가할 ‘한闲’에 남성 ‘부夫’자 말이다. 즉 놀부다. 그런데 족발은 한국거다.
"한국식 맞습니다. 한국에서 배워 와 창업한 겁니다"
놀부왕족발집 김성호(45세, 위 사진) 사장은 말한다. 김 사장은 1999년 한국에 가려고 브로커를 통해 ' 무역회사 간부'로 서류를 꾸미고 집체교육까지 받았다. 청도에서 합숙교육 받다가 누군가의 신고로 몽땅 잡혀왔다. 할수 없이 2001년 타인의 여권을 10만 위안에 사 한국에 갔다고 한다.
그는 서울 강남 족발집에서 첫 직장을 잡고 8년 동안 쭉 한 집에서 일했다. 1년이 되니 본전을 뽑았고, 월급도 초봉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두배 뛰었다. 중국에서도 주방장으로 일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그는 요리를 빨리 배웠다. 그 이듬해 아내(한홍화, 41세)도 한국에 나와 서울의 한식당에서 홀서빙으로 시작해 5년간 한 직장에서 일하였다. 악착같은 부부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8년 경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하여 김씨 부부는 연길 고향에 들어와 북대 집에서 족발을 순수 만들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범으로 두 달 해본 건데 홍보도 부족했지만 아는 사람도 적어 결국 실패, 그렇다고 포기할 그들이 아니었다. 2009년 11월, 90평방미터 규모의 가게를 얻어 <놀부왕족발집>을 정식으로 열었다. 1년 반 정도 되니 줄시도 잡히고 단골손님도 생겨 장사가 잘 될성싶더니, 개발지역이어서 부득이 이사를 하게 되었다. 이번엔 위생학교 근처 150평방미터 규모로 확장해 족발집을 차렸다. 집세는 저렴했지만 위치가 문제였다. 결국 2012년 6월 지금의 이곳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한다.
280평방미터 규모의 현재의 식당은 한 테이블에 6명씩 앉을 수 있는 룸이 10개나 되고 직원도 주방 3명, 서빙 2명, 사장 부부까지 7명이 된다. 인테리어도 50만 위안이 들었다. 손님들이 다 맛있다 하고 특히 한국 맛과 같다 하여 한국에 갔다온 조선족들은 많이 찾는다. 배달주문도 받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김씨가 주방일에 배달까지 했다고 한다. 지금은 배달업체에 맡긴다. 배달 비용은 10위안, 이 비용을 착불로 고객이 부담하면서도 연길 먼 곳에서도 배달주문이 적지 않다고 한다.
족발 가격은 대소 구분없이 38위안을 받았는데, 요즘은 고기값 상승으로 소 70위안, 중 90위안, 대 110위안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김씨 부부는 창업초기에는 갓난 아이까지 키우며 직접 전화 주문받고 요리하고 배달까지 하며 참으로 열심히 살았다. 그 결과 지금 부부는 행복한 웃음을 지어보인다.
김씨 부부는 한국에 있으면서 부산 해운대 등 바닷가에도 놀러 다녔다는 제주도에 못 가본 것이 아쉬운가보다. 못 다녀온 제주도에 가족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말한다. 신근한 노동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김씨 부부가 하루빨리 놀부가 되어 제주도 유람을 가게 될 날이 오게 되길 기대한다.